출판사 이야기
일에는 실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A거래처에 보낼 청구서를 B에 보내기도 하고, 지급한 돈을 또 보내서 환불받기도 하고, 시스템에 기술적인 오류가 생겨서 진작 유통되었어야 했을 책이 감감무소식이 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만 일할 때는 날카롭게 클레임을 걸 만한 일이었을 것도, 혼자 다 챙겨야 하는 1인 출판을 시작하고 나니 둥글둥글해집니다. 기계도 고장이 나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이런 걸 다 챙기는 게 1인 출판, 1인 사업이지요.
제가 실수를 했을 땐 그냥 몸이 하나라서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헤헤.
클레임이 아닌 요청 메일 몇 개를 보내고 나서는 <캐스팅 보트>의 오디오북 유통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청년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담은 <캐스팅 보트>는 정치를 넘어 사회적인 갈등과 대중문화까지도 분석한 책입니다. 아마도 넥스트 유시민 작가가 되실 @xiahdongsoo 이동수 작가님의 뛰어난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작가님의 정치 여행 에세이 <어른이 정치사> 또한 오디오북도 출간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디오북으로 읽을 때 더 잘 읽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작가님의 문장이 좋아서 그렇습니다. 이동수 작가님은 처음부터 거의 완성형이셨는데 여러 칼럼을 연재하며 성장까지 하는 무서운 작가님입니다. 특히 분야의 특성상 논문 같은 논리의 구성임에도 에세이처럼 친숙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첫 원고를 보자마자 동며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사람을 먼치킨이라고 하지요. 게다가 잘생김...
메일을 보내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송금을 예약하다 보면 오후가 됩니다. 4시쯤부터 불안해집니다. 오늘 저녁 뭐 먹지... 몇 가지 아는 메뉴를 리스트로 만들어서 사다리를 타야 하나 봅니다. 6년 차가 된 1인 출판사도 불안불안한데, 최근에 시작한 주부생활도 역시 불안불안합니다. 발주 넣고 빨래하다 메일 넣고 청소하는 게 쉽지 않네요 ㅠㅜ
사진은 베트남 호이안의 여름입니다. 이제 좀 시원해지는가 싶더니 또 더워졌네요. 시원한 풍경 보며 마음만이라도 조금 더 시원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