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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A Apr 05. 2016

만든다, 딸기와인 -1-

수제공방 SOMA에서

    나는 술과 함께 사는 인생에 후회하지 않는다. 술은 단연코 아름답다.


    그 동안 딸기로 담금소주나 만들며 살았는데, SOMA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보고 다음 카페에 가입해 바로 입금했다. 처음 만드는 사람은 2시간 정도 걸린대서, 일꾼도 하나 데리고 갔다.


    

벽면에 진열된 술들. 아름답다. 옷걸이에 걸린 앞치마를 하나 꺼내 입었다.


    공방은 지하에 위치했는데, 내려가는 입구부터 딸기냄새가 났다. 일꾼이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먼저 딸기를 깎고 있었다. 앞치마를 매고 딸기의 꼭지를 제거할 칼을 손에 쥐었다. 손을 씻는 것보다 칼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도구가 된 것같은 낯설지 않은 느낌......



일꾼의 초상권은 보호해주기로 한다.



    12kg의 딸기는 생각보다는 적었다. 딸기 꼭지를 따면서 소소한 농담을 했다. 빠른 속도로 딸기의 꼭지를 제거했더니 "아유, 이 일 하신지 오래 되셨나봐요?" 일꾼이 묻는다.

    "필리핀에서 월 25000원 받으면서 하루에 16시간씩 꼭지만 땄어요."

   농담하며 빠른 속도로 꼭지를 땄다. 매우 빠른 속도로 딸기를 다듬었다. 공방은 1시 오픈이었는데 3시까지 알바를 하러 가야했기에 마음이 급했다.



딸기 꼭지를 앞치마에 모아서 버린다.
내 빠른 손질과 불안한 딸기와 그걸 지켜보는 너어어


딸기를 전부 손질하고 인증샷.


    먹어가면서 해도 된다는데, 정말 노동한다는 느낌으로 딸기를 손질했다.

    "누나 일당은 꼭 챙겨줘야 해...?"

    "술 500ml 줄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딸기를 전부 땄다. 공방 사장님이 물으셨다.

    


    "딸기, 손으로 으깨실 거예요, 기계로 으깨실 거예요?"



    이 때 나는 그 대답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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