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게 손에 하나씩 쥐어지는 기분이 든다.
정말 뭣도 아닌 내가 지금 아주 파격적으로 원고청탁을 받았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새로 산 자전거로 야밤라이딩을 나왔다. 전조등을 아직 안 달아서 멀리는 못 달리겠고, (적응을 못해서 엉덩이도 아프다) 가성비가 정말 좋다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서 저 야경을 앞에 두고 글을 작성중이다.
이쪽 업계를 아는 사람은 놀라고, 나도 놀라고, 나를 지도해주시는 교수님도 놀랐다. 정식청탁서-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 메일을 누르기가 갑자기 조금 무섭다고 생각했다.
내 글이 돈을 받고 팔린다. 어딘가에 실린다. 내가 돈을 받고 판 글을 누군가 읽는다. 내 이름을 읽는다. 내가 소개한 작품을 읽는다. 어쩌면 문장이 괜찮다고 생각해서 내 이름을 검색해볼지도 모를 일이다. 내 글이 내가 모르는 3자에 의해 읽힌다. 두근거린다.
그래, 이게 꿈이 이루어지는 감각이구나. 손에 자전거 핸들을 쥐고 달리면서 풍경을 눈에 담는 것처럼, 이제 드디어 나도, 내 꿈을 손으로 쥘 수 있구나.
너무 두근거려서 말이 안 되는 밤, 꿈같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