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lywed@UK
"아.. 저희는 영국에 살아요."
"우와~! 좋으시겠다~! 멋진데요?!"
"아..하하..네 (마냥 그렇지는 않아요...)"
영국에서 신혼 생활중이라고 하면 자주 듣는 반응이다.
팍팍한 한국의 삶에, 특히 시작부터 힘든 젊은 커플들은 막연히 한 번쯤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여기를 떠나, 외국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최소한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겠지?'
'우리나라만큼 살기 힘든 곳이 또 있을까... 누구누구는 이민 가서 그렇게 잘 산다던데..'
'이렇게 일만 하고 여유라고는 없이 살아야 하나... 다른 나라는 안 그렇겠지?'
애초에 처음 가정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신혼'이라는 그 자체가 어렵고 힘든 것이다 -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 새로운 공동체를 시작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처음 시작해서 마주하게 되는 난관들은, 어느 곳에서 살던지 겪게 되고, 힘들고 어렵다.
오히려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는 점에서, 외국에서의 신혼 생활은 더 힘들고.. 때로는 괴롭기까지 하다.
당연하게도, 여기 살아서 좋은 점도 많고 나쁜 점도 많이 있다.
서로밖에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이 행복할 때도 불행할 때도 있다.
뭔가 '어른스럽게' 사는 지인들의 소식에 괜한 열등감과 초라함을 느끼다가도,
철없는 대학생처럼 서로 낄낄대면서 사는 것에 즐겁고 유쾌하기도 하다.
한 번쯤 꿈꿔보는 해외에서의 신혼 생활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우리도 다른 신혼부부들과 비슷한 행복과 고민을 같이 안고서, 말 그대로 지지고 볶고 살고 있다고.
여기서도 동료들과 다른 사람 뒷담화화면서 킬킬대고,
택배가 언제 오는지 추적해보고,
공과금 청구서에 뭐가 이렇게 비싸냐고 짜증내고,
오늘 저녁은 뭐 먹을지 고민하면서 퇴근 시간만 기다리린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다만, 결혼 생활이라는 인생의 여행 중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긴 신혼여행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우리의 여행기가 같은 신혼부부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 해외에서 사는 사람들의 공감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철없는 나와 그 선택에 함께해주는 사랑하는 나의 아내,
미끼씨에게 항상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