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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보수 꽃 피우다


6년 동안 키운 녹보수에서 처음으로 꽃이 폈다.
6년이나 키웠는데 한 번도 개화한 적이 없었다.
신기해서 꽃말을 찾아보니 재물. 행운. 행복이 녹보수의 꽃말이란다.

작은 호박꽃 같은 녹보수 꽃이 한 개 한 개 늘어날수록 괜히 기분이 좋다.
6년 함께하는 동안 작고 푸르던 녹보수는 키가 많이 컸다. 대신 풍성하던 잎은 많이 줄었고 가지도 위로 자라면서 길고 앙상해졌다. 가지 끝에서 안간힘을 다해 봄을 알리는 녹보수에게 오늘 시원한 물을 듬뿍 주었다.

다컸다 싶은 갸냘픈 나무에게 불현듯 꽃이핀 것처럼
우리 인생도 그렇다. 우연히/불현듯 꽃을 피운다.
각자의 전성기가 모두 다르듯 '불현듯 찾아올 행복'을 잊지 않는다면야 이 녹보수 처럼 언젠가 개화하지 않겠는가.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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