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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희 Jun 29. 2017

"어떤 결말이든 유미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인생웹툰 Review: 유미의 세포들

요즘 '유미의 세포들'은 정말 작품에 물이 올랐다. 주인공인 유미의 모든 행동과 습관이 머릿 속 세포들의 끙차끙차 고민해서 내놓은 해답이라는 기발한 설정에서 오는 재미를 넘어 실제 유미와 주변 사람들 간의 스토리가 몰입감을 높여준다. 이 웹툰을 즐겁게 보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결론은 하나로 이어진다. 남자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구웅 혹은 유바비랑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보다 그냥 어떤 방향이라도 괜찮으니 유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어쩌면 그건 유미가 아니라 그 웹툰을 보는 우리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밤 중에 야식을 먹는 건 출출이 세포가 갑자기 오밤중에 일어나서 난동을 부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가 배고파서 먹은 거라는 걸. 지친 하루의 끝에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괜히 눈물이 찔끔 나는 건 감성세포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 감정'이라는 걸. 그래도 무언가를 또 습관적으로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망설이고 있을 때 내 안에 존재하는 제각각의 세포들이 또 한바탕 싸우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길을 걷다가도 괜히 피식 웃음이 난다. 주변사람들도 믿어주지 않고 나 역시도 내 자신의 도전에 대한 믿음이 희미할 때 내 안의 세포들이 오로지 나만을 응원하고, 나를 위해 모든 판단을 내릴거라 생각하면, 마치 보이지 않는 열성 팬클럽을 만난 것 같아 힘이 난다. 

 

 유미의 세포들을 보며 세포들의 귀여움에 웃다가도 괜히 위로를 받는 포인트는 거기에 있다. 세포들은 각자 맡은 영역인 자신들의 고집을 내세우다가도 '유미가 좋으면 좋은 거지' 라고 금세 웃으며 머리 속 맷돌을 굴린다. 어떤 결정이든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유미'가 행복할 수 있는가? 라는 부분이며, 유미가 우울해지거나 힘들어 하는 것을 가장 걱정한다. 내 자신이지만 내가 밉고 한심할 때가 많은데, 이 웹툰은 구태여 겉으로 보이는 나와, 마음 속의 나를 분리 시켜 힘들어 하는 나를 걱정하고, 토닥거린다.

작가 또한 194화 남자주인공 편을 통해 말해주었다.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이거든.” 유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 글을 보는 우리 모두는 앞으로 또 예측할 수 없는 기회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음이 닿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며 힘들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을 만나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끔은 마음이 다치는 날도 왕왕있겠지.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에 우리가 아닌 다른 주인공은 없다. 그래서 유미도 우리 모두도 어떤 결말이든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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