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누우리 Nov 19. 2020

사진은 마음을 표현하기 가장 쉬운 수단이다


지난 세바시 대학 1기 온라인 과정을 들으면서 사진의 대가 조세현 교수님에게 내가 찍은 ‘인물 사진’에 대한 평가를 받는 기회가 있었다.


조세현 교수님의 평은 다음과 같다.


‘사진을 보니 저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아버님의 열린 표정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가 있네요. 천 마디 말보다 이 사진 한 장에 가족/며느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다 담긴 듯합니다. 감히 기적의 사진이라 할만합니다. 아니 기적을 담은 사진이지요.’


이 사진의 평을 들으니 나만 느낀 감정이 아니라는 생각에 용기가 났다. 아버님에게 보내지 못했던 사진과 함께 문자를 보내드렸다.



모든 게 기적이다.
5년 전에는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 못할 정도로 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셨다. 드라마 같으면 가족이 힘든 위기를 함께 겪어서 대통합을 이룰만한데 아직도 아버님과 나는 어색하다.

그래도 안다.
아버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거.
우리는 이 거리가 평화롭다.
어색하시지만, 며느리에게 약간은 서운하시지만,
며느리가 ‘김치~’라고 외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소로 잘 맞춰주신다.
아버님 무장해제된 본심이다.
아버님의 이 미소가 참 좋다.


이 날의 단상을 적은 글도 함께 보내드렸다. 시간이 걸렸지만 이날 이후로 아버님도 마음을 조금씩 표현해 주시기 시작했다. 며느리만 보시면 훈계하시기 바쁘셨는데,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마음을 전해주시는 기적이 일어났다.

며느리를 위해 전복 삼계탕을 포장해서 보내주신 아버님


아버님의 미소를 내가 사진에서 보지 못했다면 나는 아버님이 나를 나쁘게 생각하신다고 계속 오해할 뻔했다. 조세현 교수님 말씀처럼 사진은 마음을 가장 표현하기 쉬운 수단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