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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Oct 24. 2022

짧은 글을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

사람을 끌어들이는 한 줄 카피 쓰기 : 세바시 대학 클래스 에세이

짧은 글을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이 있을까?


카피라이터 정철 작가님은 '그냥 양부터 늘려라.'라고 조언한다.

그냥 쓴다. 막 쓴다. 그러다 보면 양이 조금씩 질로 바뀐다.


하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한 줄 카피 쓰기'에는 비법이 있다.

1. 오답 : 오답을 찾자. 다르게 비틀어서 생각하자.

2. 사람 : 사람은 영원한 창작 테마이다. 사람에서 이야기를 꺼내자.

3. 구체성 : 글자로 그림을 그리자.

4. 낯설게 하기 :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자.

5. 부엌칼 : 글을 깍두기 썰듯 짧게 자르자.

6. 말장난 : 어휘를 가지고 말장난을 치자.


오답, 사람, 구체성, 낯설게 하기, 부엌칼, 말장난! 

6가지 비법을 일상 글쓰기에 적용하다 보면 글도 삶도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다음은 정철 작가님의 '사람을 끌어들이는 한 줄 카피 쓰기' 세바시 대학 클래스 강연을 듣고 요약한 글입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한 줄 카피 쓰기


1. 오답을 찾자!

정답은 검색하면 된다. 

이제 오답을 말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다.

사람들은 오답을 보면 반응하게 된다.

생활을 바꿔야 다른 생각이 난다.

고정관념을 버리는 습관! 일상에서 '아니요, 놀이'를 하는 것이다.

오답을 찾는 놀이, 찾아서 무엇인가 얻어내면 자신감이 생긴다.

10가지 오답은 10가지 틀린 답이 아니라 10가지 가능성이다.


예) 가장 많은 음식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은 가장 큰 그릇이다.

     아니요 빈 그릇이지요


2. 사람이 먼저다.

무엇을 쓸 것인가?

가장 재밌는 이야기는 사람 이야기이다. 사람 이야기가 가장 힘이 있다.

그래서 사람의 성분에서 이야깃감을 찾는 것이다.

사람의 성분은 '사랑, 긍정, 용기, 희망, 위로, 감사, 믿음, 겸손, 배려'이다.

이 중에서 소재를 찾는 것이다.


예 1)'인생'

친구가 있으세요?

그럼 됐습니다.


예 2)

술맛의 10%는 술을 빚은 사람입니다.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입니다.


3. (구체성) 글자로 그림을 그리자.

다음의 사례 중 어떤 사례가 더 끌리는가?

사례 1)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합시다

- 현관에서 류현진을 찾아주세요

- 롯데호텔 나이트클럽 웨이터 류현진


사례 2) 반 발짝만 앞으로 오세요

- 현관에서 이영표를 찾아주세요

- 롯데호텔 나이트클럽 웨이터 이영표


당연히 '사례 2'다. 간단한 문장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말해주니 더 끌린다.


1) 정태춘 가수 (작가), 정철 작가가 글쓰기에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이다.

'불후의 명곡'에서 알리가 부르기도 했다.


'92년 장마, 종로에서' (정태춘 작사)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 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워우워 워 워 누워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음

(이하 생략)


2)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문장이 신선한 이유가 구체성)

- 4밀리미터 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 양동이 세 개에 가득 담길 만큼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4.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자

제목이나 헤드라인에 '낯설게 하기' 기법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아름다운 여인, 아름다운 강산'

이런 익숙한 문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

'아름다운 고리대금 업자'는 어떤가?


사람은 낯선 것, 불편한 것을 만나면 반응하게 된다. (attention)

- 새로운 정치 김00 -> 신제품 김00

- 사람특별시 -> 사람 + 특별시 (교육 특별시는 특별하지 않음)


많은 책, 영화 제목에서 불편한 조합을 시도한다.

- 광활한 인간 정도전

- 엄마수업

- 한여름의 방정식

- 심리학콘서트

- 화요일의 두꺼비

- 오래된 미래

- 8월의 크리스마스, 살인의 추억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유명한 대사를 기억하는가?

 '너나 잘하세요'를 '너나 잘해'라고 했다면 우리는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문장력은 어휘력이다. 어휘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따로 없다.

내가 알고 있는 문장만 열심히 뗐다 붙였다 만 해도 잘 쓴다는 소리를 듣는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차원 행위가 아니라 굉장한 단순노동이다. 

붙였다 뗐다를 100번 이상 하는 작업이다.

- 나는 사이다를 마셨다

- 나는 사이다를 들었다

- 나는 사이다를 열었다

- 나는 사이다를 만났다

- 나는 사이다를 빨았다


5. 글을 깍두기 썰듯 짧게 자르자.

본문(바디카피)은 짧게 쓴다. 깍둑썰기로!

내 글이 길어진다고 생각할 때 자른다.


글을 왜 쓰는가?

읽히기 위해 쓴다. 한 문장이 길어지면 읽는 사람이 힘들다.

단문으로 가면 경쾌하다.


나는 글을 읽고 있는데 내용이 하나도 안 들어올 때가 있다.

독자에게 집중력이 없어서일까? 아니다. 작가의 문제이다.

긴 문장일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문장을 끊으면 비문이 사라진다.


글을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쪼개서 써라.

구체성은 부엌칼에서 온다.


6. 어휘를 가지고 말장난을 치자.

카피라이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말장난'이다.


글에는 '의미'와 '재미'가 있어야 한다. 두 가지를 꼭 잡고 가야 한다.

보통 의미와 재미 비율은 4:6 정도 가지고 간다.


글을 재밌게 하는 요소는 다음 6가지이다.

1) 조립

2) 분리

3) 중의

4) 발췌

5) 회전

6) 리듬


사례 1)

가, 라고 말하면

나, 혼자 남는다

다, 안고 가야지


사례 2)

헤어짐 -> 헤어 + 짐

좋을 땐 상대를 업고 다녀도 무겁지 않지만

싫어지면 상대의 머리카락 한 올도 짐으로 느껴진다.


사례 3)

아마추어 -> 아마추어는 늘 아마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진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확신이다.


사례 4) (리듬)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제대로 제주도 (선거 캠페인)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강원도


*말장난을 도와주는 교재

- 국어사전

- 우리말 역순사전

- 사람사전

예) 단국대는 00대 (기상대, 지렛대) : 사전에서 어울리는 말을 조립한다.



** 참고 영상

https://youtu.be/aNhE6BD3j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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