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즈베키스탄의 이모저모
지난 4월 필자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10여년 전 3년을 거주한 익숙한 나라를 여행자의 시선으로 조명하여 여행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아보고자 펜을 들었다. 함께- 보시죠!
라마단과 함께
올해 우즈벡 출장은 공교롭게도 라마단 기간(2023.3.22.~2023.4.21.)과 겹쳤다.
라마단은 일반적으로 이슬람 달력상 9번째 달, 약 30일 동안 지속된다.
이는 실제 초승달을 관측하여 시작일이 정해지기에, 매년 시기가 달라진다.
라마단 기간에는 철저히 정해진 시간에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일출과 일몰 시각을 기준으로 이른 아침 4시경에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저녁 7시를 넘겨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낮에 식품점은 한산했고, 저녁에는 7시까지 집에 돌아가 식사를 하기 위한 도로 위 차량들, 인도 위 사람들로 분주했다.
7시가 넘은 저녁에도 춤과 술은 금지된다. 그래서 우즈벡 의료인들의 초대로 식당에서 식사를 했을 때 사람들이 외부에서 술을 몰래 사서 들어오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한국 손님들을 위해 몰래 술을 가져와 테이블 아래에서 몰래 술을 따르는 이 문화가 어색하고 신기했다.
지하철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타슈켄트 지하철은 중앙아시아의 최초의 지하철이다. 워낙 땅속 깊이 위치해 있기도 하고, 군사시설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입구부터 강한 보안검색을 시행했고, 사진촬영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방문 때 정부의 방침이 완화되어, 사진촬영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시간을 내어 타보았다. 이용료는 1인당 1,400숨으로 한국 돈으로는 150원 정도 되는 금액이다.
우즈벡 물가는 10배 정도 상승했는데, 지하철 비용은 10년 전과 비슷하다. 10여년 전에는 탑승 티켓으로 동그란 플라스틱 토큰을 사용했는데 요즘에는 종이로 된 QR 코드를 준다. 필자가 탑승한 역은 KOCMOHABTAAP 역으로 우주비행사 이름을 딴 역사였다. 역사 내 전반적인 분위기가 우주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이미지와 색감을 가져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환전
우즈벡에서는 환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오래 전 필자가 거주할 때는 은행 환율과 시장 환율의 차이가 2배 정도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래 시장에 가서 환전하곤 했다. 오래 전 우리나라에서도 은행에 가지 않고 남대문에 가서 환전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하니 그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경우를 차치한다면 우즈벡에서는 환전시 ATM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특이한 점으로 꼽을 수 있다. 호텔 로비 혹은 길거리에서 환전이 가능한 현금 인출기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100 달러 지폐를 인식하지 못하는 ATM기기가 많아서 100달러 화폐를 환전하고 싶다면 무조건 은행으로 가야한다. 그렇게 은행에 가면 꼭 화폐 단위를 “매우 작게” (5천숨) 환전해주어 가방 한가득 우즈벡 숨을 담아 이동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요즘 환율을 보면 1달러=11,350숨 이니 대략 1달러에 만숨인 셈이다. 더 나아가 숨단위에서 0을 하나 빼고 한국 “원”으로 생각하면 환산하기 쉽다.
거주등록증
우즈벡에 점점 식당이 많이 생기고, 교통정체가 생겨날 만큼 차량이 많아지고, 아무리 살기 좋은 국가가 되어가고 있대도 거주등록의 자유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외국인이 호텔에서 2박 넘게 투숙하려면 무조건 지정된 호텔에만 머물러야 하며, 체크아웃 시, 거주등록증을 발급 받아 공항에서 확인을 받기도 한다. 호텔에서 주는 종이쪽지를 우습게 보았다가, 공항에서 출국하지 못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증명서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호텔에서 스탬프를 찍어주곤 했는데 이제는 전산 시스템이 구축되어 QR 코드가 부여된다.
출입국
우즈벡에 ‘거주’하는 것은 자유롭지 않아도 ‘드나드는 것’은 비교적 자유로워지고 있다. 바로, 출국 시 여권 스캔과 안면인식만으로도 출국 심사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외국인이라면 모두 방으로 불러 ‘달러가 있는지’ 확인하고,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돈을 뜯어낼까’ 궁리하던 공항 직원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항상 공항만 가면 긴장이 되던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일부 절차에서는 무섭고 까다로운 반면 허술한 지점도 많다. 입국 시 6천 달러 이상 소지자는 세관신고를 하게 되어있는데 (제대로 작성 안하면 돈을 모두 몰수 당한다고 겁주면서 비행기에서 안내방송을 한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신고를 하지 않는다. 조마조마하는 마음에 신고서를 작성해도 입국 과정에서 제출하는 곳 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너무 긴장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방심하지도 말아라.
미식
이번에도 출장 일정 중 시간을 내어 바자르(시장)를 방문했다. 꿀과 견과류가 우수한 알리야스키 바자르도 가고 근처 큰 모스크인 카스트이맘 광장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와 기념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4월에는 마땅한 제철 과일이 없기 때문에, 맛있는 디냐와 수박, 체리 등을 먹을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터키 식당을 골고루 즐길 수 있었다. “BASRI BABA” 식당에서 양고기를 먹고, “UZUMFERMER” 와이너리에서 와인 시음도 해 보았다. 물론 예전처럼 우르겐치를 가진 않았지만, 현지 의료인의 초대로 KHIVA 식당에서 현지 음식 (만두: 바락)을 맛보기도 하였다.
우즈베키스탄 속 한국 식당
현지식 음식점들을 이곳저곳 찾아다니다가도, 문득 한국 음식이 생각나 야밤에 컵라면이라도 끓여 먹는 법. 이것만큼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지만) 로마에서조차 한국인들이 포기할 수 없는 ‘국룰’이 아닐까 싶다. 음식과 전쟁하는 전우들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내 가장 대표적인 한식당 몇 곳도 소개해본다.
(이번 출장 때 본 한식당은 다행히 코로나 이전처럼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의 방문이 회복된 모습이었다.)
밥집
기차(VOGZAL)역 근처 위치한 식당으로 그랑미르 호텔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다.
무한 삼겹살이 교민들에게 인기다.
미가
주택가에 위치해서 첫 방문 시 찾아가기가 어렵지만, 한국식 중식을 맛볼 수 있다.
이곳 짬뽕 / 짜장이 맛있다는 평이 자자하다.
만나
워낙 유명한 맛집으로 알려져 있고, 이전으로 인해 거리가 있지만,
반찬이 깔끔하고 맛이 정갈하다는 느낌이었다.
가마솥
부대찌개 및 갈비살이 유명하다. 호텔 바로 옆 골목에 위치하여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편이다.
김씨네
20년 역사를 자랑한다. 최근 이전과 함께 재오픈을 준비 중이다. 새로 이전한 위치는
미라받스 키라이온 에스키 싸리꿀 61이고, 舊고려문화협회건물과 맞닿아 있는 위치하고 있다.
여기까지 우즈벡의 이모저모 여행일지를 마치겠다. 다음 편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소아심장 수술 지원 사업” 소개로 본업에 집중하는 필자의 모습을 담아보고자 한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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