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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세 Jul 07. 2021

자아라는 거대한 공리

자아가 무너지면 우리는 동물처럼 살까?

 자아의 존재는 인간 세상에서 가장 근본적인 공리이다. 자아, 즉 독립적인 개인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인간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도 없고, 개인의 책임이라는 개념도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도덕도, 자유주의도, 자본주의도, 그 어떤 가치도 성립할 수 없다. 아마도 동물과 인간을 구별 짓는 가장 큰 특징이 자아의 존재 유무일 것이다.(인간이 자아를 믿는다는 것이지 자아가 실제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다.)


 AI의 발전은 인간이 지금까지 의심 없이 믿어왔던 자아를 파괴할지도 모른다. AI의 판단은 곧 인간의 판단을 앞지를 것이고, 인류는 점점 AI의 판단에 의존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삶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생각이 약해지고,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역시 사라질 것이다. 이런 과정은 개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서서히 일어날 것이지만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자유주의가 무너질 테니까.


 자유주의가 무너진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고 살까? 자원은 생존에 충분할 정도로 풍족할 테니 스스로를 동물처럼 여기고 매 순간에 집중하며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살게 될까? 본능적인 상승 욕구에 따라 서로를 거리낌 없이 죽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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