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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숨 Jun 06. 2017

[브랜드&라이프] RAWROW 이의현 대표 Part2.

경험으로 본질을 찾고, 본질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 RAWROW

로우로우(RAWROW) 이의현 대표


+ Part1. 에서 이어집니다.


8. 디자인을 전공하진 않으셨지만 디자인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뚜렷하시고 그걸 바탕으로 작업한 결과물에서 그 가치관이 느껴져지는 것 같습니다. 로우로우 가방 디자인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간략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회사는 모든 직원들이 본인이 메고 싶은 가방을 디자인하고, 그 작업에 참여해요. 저희 직원 중 한 명의 출산을 축하하며 만든 가방이 있어요. 그 가방을 디자이너가 디자인하는 것 보다, '내 와이프가 이렇게 썼으면 좋겠고, 손잡이가 있었으면 좋겠고…' 실제로 쓸 사람들 혹은 선물할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 제품을 개발해요. 그런 애티튜드를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노래하는데, 몇 옥타브 올라가고 발음이 어떤 것보다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것처럼요.

어릴 때 과학상자 조립대회, 라디오 조립대회 나가서 상도 받고, 초등학교 때 특허 받은 것도 있어요. 미술이나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을 뿐이지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걸 좋아했고 관심있어 했던 것 같아요. 시대가 UI디자이너, 제품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 등등 이렇게 규정하고는 있지만, 이제는 전문성의 경쟁을 넘어서 창의성의 경쟁 시대가 온 것 같아요.



9. 로우로우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방으로 시작해서 신발, 안경 등으로 넓혀나가고 계시는데요, 첫 제품으로 가방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포트폴리오 확장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신발을 너무 좋아해서 원래 신발 장사가 하고 싶었어요. 스무살 무렵에는 신발이 만들고 싶어서 부산에 있는 신발 협회도 찾아가고, 관련 세미나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분이 ‘허허허 신발은 과학이라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무렇게나 덤비면 안된다는 의미겠죠. 당시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메인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이 너무 높았고, 신발 비즈니스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가방 팔아 번 돈으로 신발을 만들었어요. 당시 상황에서 다른 패션 유통을 학습하긴 어려웠고, 한창 뜨고 있던 아웃도어는 소재에 대해 많이 연구해야했어요. 그래서 패션 아이템 중 제일 기능성이 강조되는 가방과 신발을 선택한거죠.


제가 생각하기에 의류를 디자인하는 패션 디자이너들과 제품을 디자인하는 산업 디자이너들간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패션 디자이너 분들은 감성적으로 “이것이 좋다”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산업 디자이너 분들은 논리적으로 “이래서 좋다”고 많이 하세요. 전자는 예술의 영역이고 후자는 논리의 영역인 것 같았어요.


아는 분이 이탈리아에 유명한 패션 학교를 가셨는데, 가죽잠바를 만드는 게 숙제였대요. 프랑스 애들은 지퍼 디자인을 팔꿈치에서부터 시작하고, 이탈리아 애들은 징을 막 박은 옷을 예쁘다고 하는 반면, 독일 애들은 태생적으로 합리적이어서인지 왜 이런 디자인을 해야하는지, 기능적으로 어떤 디자인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하네요. 굳이 나누자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예쁜 게 좋은 것이고, 독일과 일본은 좋은 게 예쁜 것인데... 전 후자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10. 최근 R EYE 반응이 너무 좋아요. 안경도 워낙 진입장벽이 높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원래는 안경을 만들어볼 생각은 없었는데, 신규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던 차에 젠틀몬스터가 워낙 잘 되기도 했고 주변 분들이 로우로우에서도 해보라고 많이 권유해주시더라구요. 그러다가 문득 카드사 디자이너분과 인터뷰차 만났는데, 로우로우에서는 '안경 만들 생각 없어요?' 라고 물으시기에 처음에는 '가방 만들기도 힘들어요'라고 했죠. 정말 그랬구요.


그 카드사 디자이너분이 티타늄으로 카드를 만들어 보려고 독일, 일본 등을 다니면서 기술자를 찾으셨대요. 얇으면서도 튼튼하고, 컬러도 잘 구현하는게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서 다 어렵다고 답을 받으셨나봐요. 그러다 일본에서 만난 어떤 분이 '한국 대구에 가면 티타늄 박사님이 계시니 그 분한테 얘기해보라'고 하셔서 찾아가보니 안경 공장이었고, 그 분께 아이디어와 그래픽 시안을 보여드리니 두어달만에 바로 만들어주셨대요. 최대한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해서 독일이나 일본에서도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단박에 해결해주신거죠. 거기가 대한 하이텍이에요.


이 이야기를 듣고 연락처 받자마자 2시간만에 대구로 갔어요. 직접 찾아뵙고 말씀 들으면서 완전 반했죠. 사장님이 티타늄을 활용한 기술을 너무 배우고 싶었는데, 한국에는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무작정 일본으로 가셨대요. 일본어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면서 시골의 어느 공장을 찾아가서 취직 시켜달라고하니 당연히 거절 당했죠. 그래서 천만원이라는 자금을 모아 안경 구입하러온 바이어를 가장하여, 너네 물건 천만원어치 살테니 만드는 공정 좀 확인해보자며 잠입한거죠. 그 후에 비슷한 장비와 프로그램 사와서 분해 해보고 만들어보고 혼자 끊임없이 연구하시면서 여기까지 오신거에요. 이런 '진심'이 너무 좋아서 함께 안경 제품 생산을 시작하게 됐어요.



11. 이번에 런칭한 안경에 제조사인 대한 하이텍 회사명을 넣은 이유를 무엇인가요? 최근 모 신문사의 인터뷰에서는 이에 대한 기사 제목을 ‘존경 마케팅’으로 뽑았더라고요.

제품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시작한 건 아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어 그 인터뷰에서 언급된 ‘존경 마케팅’이라는게 유행했으면 좋겠어요. 영화보면 엔딩 크레딧에 만든 사람들의 이름이 당연히 올라가고, 그 분들 역시 본인 이름 한 줄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시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제작자, 기술자분들은 그런데서 보람을 찾으시는 것 같아요. 일본의 YKK, 영국의 해리스 트위드, 고어텍스 원단 등 소재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해외에서는 기술자분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넣게되었습니다.



12. 최근에 런칭한 로우로우 안경을 검색해보니 티타늄 프레임으로 유명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린드버그 안경과 디테일하게 비교해 놨더라구요. 린드버그와 견줄만큼 좋은 안경이라고 평가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희 안경이 린드버그만큼 좋은 안경이라고 생각해요. 린드버그 무게가 2.8g이고, 저희 제품 무게가 4g이거든요. 저희도 2.8g으로 만들어 보려고 했더니 너무 가벼워서 그런지 잘 부러지더라구요. 하지만 린드버그는 정말 고가인데 비해 저희 로우로우는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이죠.


우리나라에서 좋은 안경을 쓰려면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왕 쓰는 것이라면 좋은 안경을 쓰는 것이 맞겠더라구요. 안경이라는 것이 지금은 패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지만 원래는 의료 장비에서 시작되었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착용해야 하는 것인데.. 그만큼 좋은 걸 써야하는 게 당연한 것 같더라고요.



13. 브랜드를 성장하면서 좋은 점도 많겠지만 고민도 많으실 것 같아요. 오프라인 매장들이 늘어나면서 관리 요소도 많아지고, 로우로우를 따라하는 카피 제품도 나오는 등 어려움도 있으실텐데 어떠신지요?

고민은 매일매일 하지만 다행히도 저는 맷집이 좀 센 편이에요. 다만, 그런 생각은 들어요. 어릴 적부터 브랜드 전문 매거진인 ‘유니타스 브랜드’ 보면서 커서 “영속성이 있는 브랜드”, “내가 죽고 나서도 남아있는 브랜드”, “소울이 있는 브랜드”, “궁극의 브랜드”, “소비자들이 함께 만드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스톰(STORM)처럼 어릴 적 좋아하던 브랜드들이 다 사라지고, 힙합이 떴다가 다시 복고가 뜨고.. 벌꿀 아이스크림이 유행했다 시들해지고 슈니발렌이 떴다가 사라지고. 이런 것들 자체가 굉장히 피곤한 행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00년의 브랜드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찾아봤어요. 어떻게 100년이란 시간을 버텼을까. 100년의 브랜드가 되려면 원천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버켄슈탁(Birkenstock)의 코르크처럼. 저희 또래 사람들은 스톤 아일랜드(STONE ISLAND)라는 브랜드 좋아하잖아요. 이런 브랜드가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하는데 이 브랜드 스토리를 들어보니 창업자가 군용 천막이 너무 예뻐서 이걸 사람이 입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경량화 시키기 위해 스톤 왁싱 테스트를 시작했대요. 그렇게 R&D를 통해 25,000개의 워싱 레시피와 색상을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그 브랜드 색상을 보면 아주 다양해요. 옷 자체에 트렌드가 있진 않지만, 소재와 색상이 독특하고 좋아요. 일종의 그런 원천 기술, 전세계 패션 회사 중에 가장 다양한 염색 레시피를 가지고 있고, 왁싱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거죠.

우리나라는 특성상 새로운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과거 60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고 변화한 나라. 이게 그냥 우리나라의 특성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빨리 변하는 것들,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게 된 거죠. 물 들어오면 노 젓고, 물 빠지면 빠지는 행태를 많이 보이는데 이런 게 맞나하는 생각도 들어요. 처음 뜻과는 다르게 로우로우도 유행을 타게 될까? 라는 고민도 하게 되는거죠. 젠틀몬스터 같은 경우는 확실히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보니 브랜드가 가진 힘이 있어요. 남들이 안 하는 것들을 시도했고, 그래서 잘됐으면 좋겠고 응원하는 브랜드에요.

사실 답은 없는 것 같아요. 브랜드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그 이전에 로우로우는 하나의 기업이고, 저는 기업의 구성원들을 책임져야 하고. 자본에 의해 돌아가지 않으면 브랜드 가치가 아무리 좋아봤자 소용 없는 것 같아요. 운영을 못하고 월급을 못 주면 사업도, 사장도 할 자격이 없는거죠. 그런 고민들을 요즘 하고 있어요. 결론은 원천 기술을 개발하자, 입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가 최고인 필살기, 따라할 수가 없는 축적된 노하우,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4. 로우로우 제품을 보면 대표님께서 강조하시는 ‘진심’을 담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 느껴지는데 실제 시장의 반응도 많이 고민이 되실 것 같아요. 의미도 좋고 다 좋은데 얼마나 팔릴 수 있을지. 생산 물량이나 유통 방법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등 실제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난 뒤에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다른 관점에서보면 ‘진심’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에 유통이나 영업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전 회사에서 관련 일을 했었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저 스스로 이런 과정들을 즐기고 있어요.


누군가 ‘어떤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야?’ 라고 물으면 자신만의 언어(language)가 있는 디자이너라고 대답해요. 라벨을 제거하고도 우리 제품인 것을 한 번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결국은 ‘진심’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과거 럭셔리 브랜드에서 매니저를 교육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교육 매뉴얼에 고객들에게 인사 각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사소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사 각도까지도 관여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가치판단은 차치하고, 이렇게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신경 쓴다면 수많은 요소들이 충돌하지 않고 브랜드의 일관성을 녹여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미적인 센스나 툴을 다루는 센스는 좋진 않은 것 같은데, 일관성 있게 진심을 담아 로우로우 브랜드를 전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5. 다양한 파트너들과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파트너가 있으신지요?

어떤 프로모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문제해결’(Problem Solving)에 초점을 맞춰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신발 앞에 보시면 일자로 ‘–‘ 선이 그어져 있는데 마이너스를 뜻해요. 너무 많다, 다 빼자는 걸 의미해요. 한편으로는 저울. 즉 균형을 의미하기도 하구요.

배달의 민족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배달원들을 위해 제작한 가방이에요. 배달의 민족 브랜드는 너무나 유명하지만, 이 브랜드의 실체인 배달원을 위한 가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업무 특성상 달리며 오토바이에서 국물을 흘릴 테니 방수 기능을 갖추고, 카드 단말기와 영수증을 넣기에 충분한 수납공간을 보유한 가방. 그분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분들을 위한 가방을 디자인했습니다.

(로우로우 X 배달의민족 : http://rawrow.com/product/zoom.html?product_no=590&cate_no=80&display_group=1)

폰트 디자인 회사 산돌과의 프로젝트도 불균형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해소하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해도 한글로 하는 것과 영어로 하는 것이 달라요. 물론 보기에는 영어로 하는게 예쁘잖아요. 산돌 대표님 강의 들으면서 한글도 진짜 우수한 언어인데, 한글 역시 불균형적이구나 생각했어요. 가방 보시면 ‘ㄹ’이 어떤 비율로 들어가고 어떤 그리드를 넣고 ‘ㅇ’의 원크기를 어떻게 해야하고… 이런 많은 고민들이 숨겨져 있어요. 타이포그래피를 하면 자간, 비율 등 세부적인 많은 작업을 해야하거든요.

(로우로우 X 산돌 커뮤니케이션 : http://rawrow.com/product/zoom.html?product_no=589&cate_no=80&display_group=1 )


존경받아 마땅한 것들이 너무 저평가 되어 있는게 안타까웠어요. 광장시장도, 한글도, 배달의 민족의 배달원들도. 펫 캐리어도 최근 화제였던 동물농장 보면서 만들게 되었구요. 저는 가끔 일부 패션회사 디자이너들이 제조회사 사장님들을 대하는 태도 혹은 말투가 불편할 때가 있었어요. 우리가 제품을 만들 때 가장 많이 만나서 대화하고, 가장 중요한 작업을 해주시는 분들인데 좀 더 잘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같이 소주 한 잔 해보고 그러면 주변 어떤 디자이너, 제작자보다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어떤 제품이 좋은 제품인지에 대한 생각이 그 누구보다 명확하게 정립이 되어 있으시더라구요.

저희랑 같이 일했던 가방 제작해주시는 김원학 사장님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브랜드 작업만 거의 150여개 하셨고, 한 달에 3천개씩, 30년 동안 하셨으니 우리나라 국민의 꽤 많은 수가 사장님의 작품을 경험하신거죠. 그래서 다른 콜라보레이션 필요 없고 김원학 사장님이랑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이번에 진짜랑 콜라보레이션 한다’고 이야기 하니 다들 기대했는데 김원학 사장님이라고 하니 다들 ‘응?’ 이런 반응이긴 했죠. 물론 나중에 스토리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구요. 작업하면서 너무 재미있었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이런 일이구나 생각했어요.

(로우로우 X 장인 : http://rawrow.com/product/zoom.html?product_no=587&cate_no=80&display_group=1 )

빅이슈도 마찬가지였구요. 지하철역에서 어떤 분이 가판대에 있길래 쓱 뽑아갔는데, 판매원분이 돈 내셔야한다고 그분께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때 실제로 그냥 조끼 입고 서계시니까 아무도 잡상인인지 빅이슈 판매원인지 몰랐던거죠. 그 당시 잡지 광고를 해보자고 연락이 많이 와서, 이왕 돈 쓸거면 이렇게 좋은 의미에 써보자고 해서 그 분들을 위한 디자인 작업을 하게 된 거죠.

(로우로우 X BIG ISSUE : http://rawrow.com/product/zoom.html?product_no=585&cate_no=80&display_group=1 )


16. 마지막으로 대표님이 정의하는 브랜드란 어떤 것일까요? 로우로우처럼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브랜드는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해요. 자식도 부모가 원하는대로 자라기보다는, 주변환경, 친구 무리, 시대적 분위기 등으로 인해 다른 방향으로 자라기도 하잖아요. 브랜드라는 것이 설립자가 정의하고 규정하는대로 반드시 그렇게 되진 않는 것 같아요. 


저희는 물론 로우로우가 잘 자라는지 끊임없이 관리하고 관찰하겠지만, 있는 그대로(RAW)하게 내버려 두고 사용자들에게서 나오는 이야기를 소스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 같아요. 로우로우를 진정성있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방 장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정의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분들에게,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Interviewer. 우승우, 윤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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