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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몽상가 Sep 15. 2023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의 아버지는 스코트랜드 출신의 철학자이자 역사학자로 매우 엄격하게 아들을 훈육했다. 당시 영국의 유명한 공리주의 철학자인 제레미 벤담으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았고, 이는 밀의 정치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천재성을 보인 밀은 아버지로부터 가혹할 정도의 교육을 받으며 지식인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밀은 옥스퍼드나 캠브리지와 같은 명문대학 진학을 거절하고, 아버지를 따라 영국 동인도 회사에서 1858년까지 35년 동안 근무하면서 연구와 저술에 전념하였다.


 1859년에 출간한 자유론(On Liberty)은 밀의 대표적인 저서로 자유민주주의의 사상적 기초를 제공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자유론은 총 5장으로 되어 있는데, 각 장별 핵심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1장 ‘서론’은 자유론의 집필 목적과 자유의 본질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밀은 이 책의 집필 목적이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한계를 살펴보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이 주인이지만, 다수결의 횡포가 생겨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밀은 이러한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인간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라는 자유의 본질을 제시한다. 그리고 생각과 감정의 자유,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원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 자유롭게 모임을 결성할 수 있는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에서는 진리의 발견을 위해 생각과 토론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데, 무엇보다 토론의 자유에 대해 강조를 하고 있다. 자기 생각을 말하고 이를 토론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면 그 사회는 소수 의견이 억압되는 사회가 되어 버린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밀은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는 명제를 제시하면서, 자유로운 토론이 없으면 우리가 믿고 있는 진리는 살아있는 진리가 아니라 죽은 독단이라고 지적한다. 


 밀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권력을 동원하여 억누르려는 의견이 사실은 옳은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현재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고 있는 생각 중 상당수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틀릴 수 있다고 보았다. 둘째, 소수의 의견이 틀리고 기존의 다수 의견이 옳을 경우, 무시되는 소수의 의견으로 인해 기존 의견이 진리임이 명확해지는 기회를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셋째, 실제로는 대립하는 두 주장이 어느 정도씩 진리를 담고 있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대립 되는 두 주장을 편견 없이 들어야 하고, 모든 주장에 대해 변론을 펼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 밀의 생각이다. 


 제3장 ‘인류의 복리를 위해 필수적인 개성(individuality)’에서 밀은 개인의 자유가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개인의 개성이 존중받고 발전되어야 인간은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모든 위험과 불확실성을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한, 다른 사람에게서 일체의 물리적·도덕적 방해를 받지 않고 각자 생각대로 행동하는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각자의 생각대로 자유롭게 행동하는 자유가 보장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고 밀은 주장한다. 첫째, 사회의 발전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관습을 따르지 않고, 남이 하지 않는 새로운 관례를 만드는 사람들을 통해 사회가 한층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소수의 사람이 대중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개별성을 장려해야 한다. 둘째, 개인의 행복과 발전이다. 각자의 개별성이 존중받게 되면 개인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더욱 충만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는 곧 개인의 행복과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하나의 틀에 맞춰 획일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밀은 말하고 있다. 


 제4장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가지는 권한의 한계’ 에서는 사회적 권한의 범위에 대한 2가지 행동 규칙을 논하고 있다. 첫째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며, 두 번째는 각자가 다른 사회 구성원이 공격당하지 않도록 하는데 필요한 노동과 희생에서 자기 몫을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의무의 이행이다. 이런 의무를 거부하는 개인에 대해서만 정부나 사회는 개입하고 간섭하고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5장 ‘응용’은 위에서 제시한 자유의 기본적인 원리를 현실에 적용하는 데 있어 정부의 간섭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지를 펼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하지만, 우리는 진정한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 본질에 관한 고민은 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약 160여 년 전에 그 본질에 대해 천착했던 위대한 사상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주변에 널리 존재한다는 사실은 큰 축복이다.  

 고전을 통해 역사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일은 이 시대의 지식인들의 책무이다. 육군을 학습 조직화하는 산파 역할을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가 담당하고 있는데 뛰어난 지성을 겸비한 연구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고전을 통해 보는 육군의 미래’ 라는 지식의 향연에 많은 센터원의 동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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