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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쿵펀 Mar 27. 2016

신입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

나는 좀 그랬던 것 같다.

이 글은 2012년 10월 32세의 나이에 첫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적은 글입니다. 현재 퇴직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결과적으로 그만두었지만 퇴직이 정답인지 아닌지에 대한 글은 아니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입사 만 4년을 넘기고 5년 차에 접어들었다. 동기 5명 입사에 지금은 3명만 남아있다. 공채로 입사한 사람들 중 거의 절반 넘게 회사를 떠났다. 입사할 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뼈를 묻을 것처럼 열정적으로 입사를 하고 왜 사람들은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 아래 3가지 큰 이유로 분류하였다. 


1. 회사에 대한 기대 VS. 현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대외 이미지 관리를 하게 되고, 그 이미지가 신입사원들에게 당연히 기대 수준이 되곤 한다. 그러나 신입사원들이 생각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의 이미지와 실제 회사원으로서의 삶은 괴리가 큰 경우가 많다. 특히나 완벽한 제품 혹은 결과를 위해서는 내부 직원들의 감정적, 체력적 희생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을뿐더러, 때로는 특별한 이미지를 가진 회사라고 해서 실제로 내부 조직이나 문화까지도 특별한 경우는 드물다. 결국 입사 전의 기대와 입사 후 실제 생활에서 오는 괴리감, 그리고 그것이 주는 실망감은 회사생활에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2. 부족한 배움의 기회와 선배들로부터 오는 부정적 의견

 많은 회사들이 신입사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그 프로그램만으로 실제 업무를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회사원들은 드물 것이다. 결국 일을 통해 배워야 하는데, 그 일이 잘 맞고 충분한 경험이 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실제 업무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중압감은 신입사원들에게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또한, 신입사원들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 하에서 기존 조직원들의 충고나 조언을 많이 듣게 된다. 정말 그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의 본능이라고 해야 할지 신입사원 혹은 나보다 모르는 사람의 일에 끼어들고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다시 신입사원의 몫이다.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언제부턴가 기존 사원들이 신입사원들에게 해주는 말은 대부분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내가 해봤는데 안됐어, 그건 안될 거야, 회사생활이 그렇지 뭐..' 그들의 스트레스를 아직 준비되지 않은 신입사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입사 당시 신입을 교육하게 된 선임이 어떤가에 따라 회사에 대한 태도와 앞으로의 방향성은 크게 달라지며, 그에 따른 만족도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회사가 처음인 신입사원들에게는 같은 양의 스트레스일지라도 매우 크게 다가올 수 있다.


3. 꿈을 주지 못하는 회사 - 우리가 신입사원의 미래다.

 누군들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겠는가?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잘 나가는 주인공 혹은 경쟁자 역은 대부분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에 기획실장, 팀장이다. 현실은 그때 대부분 사원 혹은 대리이다. 일단 드라마나 꿈꿔왔던 현실이랑 다르다고 바로 그만두는 일은 없겠지만 드라마의 기획실장에 버금가는 꿈이라도 심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약속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있는 선배들이 그들의 미래인 것이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행복하고 잘되어 있어야 '나도 열심히 하면 저 사람처럼 되겠지'하는 기대가 생기지. 회사에 출근하면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선배는커녕 나를 맨날 괴롭히기만 하고 스스로도 자기의 앞날을 걱정하는 아재 상사가 내가 정말 20년 넘게 인생을 받쳐서 도달할 목표라면 요즘 젊은 세대들? 잡아 둘 수 없다. 


 위 3가지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한 임원들이나 상사들은  젊은 사람들이 끈기가 없네, 버릇이 없네 등 개인의 이유로 몰아가기 일쑤다. '나 때는 출근이 기다려졌어' 나 때는 나 때는... 회사가 변화해야 산다, 역동적인 시장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회사와 나는 죽는다.'라는 말로 설마 정말로 그들을 잡아 놓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뭐 하긴 그걸 느낄 정도로 예민하면 신입사원이 위의 이유로 나가게 만들지도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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