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서 '프롬프트 디자인'으로
신제품 UX 디자인 기획 회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디자이너 A는 AI에게 "모바일 뱅킹 앱 UX 개선 아이디어 알려줘"라고 물었습니다. 나온 답변은 예상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직관적 네비게이션, 원터치 송금, 생체인증 강화...
같은 시간, 디자이너 B는 다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AI에게 먼저 타깃 고객의 행동 패턴부터 분석하게 했습니다. "50대 은행 고객이 모바일 앱 사용 시 어떤 불안감을 느끼는지, 어떤 순간에 포기하는지"부터 시작한 거죠. 결과는? 기존에 없던 고령층 전용 안심 모드라는 혁신적 컨셉과 구체적 디자인 가이드까지 나왔습니다.
같은 AI, 다른 결과. 그 차이는 '질문'과 '프롬프트 디자인'에 있었습니다.
접근법 1: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 영역
디자인 법률 상담, 웹 접근성 기준 확인, UI 가이드라인 검토 같은 작업입니다. 이런 경우는 기존 방식으로도 충분합니다. 정해진 규칙과 표준이 있으니까요.
예시: "모바일 앱 접근성 인증 기준은?" → WCAG 가이드라인과 구체적 체크리스트 제시 ✓
접근법 2: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해석이 필요한 영역
새로운 사용자 경험 설계, 혁신적 인터페이스 기획,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처럼 정답이 고정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여기서 단순 질문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왜 그럴까요? AI의 기본 작동 원리는 과거 디자인 사례에서 가장 빈도 높은 패턴을 찾는 것입니다. 이는 안전하지만 평범합니다. 혁신적 디자인은 사용자의 숨겨진 니즈와 행동 패턴을 이해한 후, 기존 패턴의 의도적 변형과 재구성에서 나오거든요.
디자인의 핵심은 사용자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표면적 요구사항이 아니라, 사용자의 진짜 행동 패턴, 감정 상태, 사용 맥락을 파악해야 혁신적 솔루션이 나옵니다.
전통적 페르소나 정의는 대개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머물렀습니다. "30대 직장인 여성, 연봉 4천만원, 스마트폰 중급 사용자" 같은 식으로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행동과 감정입니다.
AI의 추론 능력을 활용하면, 단순한 인구통계를 넘어 "이 사용자가 언제, 왜, 어떻게 제품을 사용하며, 어떤 순간에 좌절하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CoT(Chain of Thought) 기반의 사용자 분석입니다.
최신 AI의 발전은 더 많은 디자인 사례를 암기하는 게 아닙니다. 추론(Reasoning) 능력의 향상입니다.
디자인에서의 추론이란? 사용자의 명시된 요구사항 뒤에 숨은 진짜 니즈를 파악하고, 사용 맥락과 감정 상태를 연결해 새로운 디자인 솔루션을 도출하는 능력입니다.
여기에 RAG(검색 결합 생성)을 더하면, AI가 최신 UX 리서치 데이터, 사용성 테스트 결과, 트렌드 분석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즉,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는 AI + 최신 디자인 인사이트"의 조합이 가능해집니다.
프롬프트 디자인은 AI에게 "디자인 아이디어를 달라"가 아니라 "사용자를 이렇게 분석하고, 이런 과정으로 사고해서 디자인하라"**고 요청하는 과정입니다.
5단계 디자인 전략 프롬프트 프레임워크
1단계: 나(사용자)에 대한 정의 : 디자인 맥락과 목표 설정
프로젝트 배경, 브랜드 정체성, 비즈니스 목표를 명확히 설명합니다.
예시: "저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UX 디자이너입니다. 50-60대 타깃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기획 중이며, 기존 복잡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이 연령대가 앱 사용을 포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2단계: 배경·조건·제약 제공 + RAG 데이터 : 사용자 행동 패턴과 페르소나 심화 분석
단순 인구통계를 넘어 행동, 감정, 사용 맥락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도록 요청합니다.
예시: "50-60대가 모바일 뱅킹 사용 시 어떤 순간에 불안감을 느끼는지, 어떤 UI 요소에서 혼란스러워하는지, 실패했을 때 어떤 감정 반응을 보이는지 행동 패턴을 분석해 주세요. 아래는 최근 사용성 테스트 결과입니다. [데이터 첨부]"
3단계: 출력 형식과 품질 기준 지정 : 디자인 솔루션 방향성과 제약조건 설정
기술적 제약, 개발 일정, 예산 등을 고려한 현실적 솔루션 범위를 정의합니다.
예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3가지 핵심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해 주세요. 개발 기간 3개월, 기존 시스템 활용, 접근성 인증 필수 조건 하에서 실행 가능한 방안으로요."
4단계: 검증 및 피드백 요청 : 사용자 중심 검증과 개선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 제안된 솔루션을 검토하고 보완하도록 요청합니다.
예시: "UX 리서처 관점에서 위 솔루션들이 실제 50-60대 사용자에게 효과적일지 평가하고, 놓친 사용성 이슈나 개선점을 찾아 수정해 주세요."
5단계: 최종안 작성 : 실행 가능한 디자인 전략 완성
최종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구현 방안을 구체화합니다.
예시: "개선 내용을 반영해 개발팀 전달용 디자인 스펙과 단계별 구현 계획을 작성해 주세요."
기존 페르소나 방식
김영희 (55세, 주부)
스마트폰 사용 경력 5년, 온라인 쇼핑 월 2-3회, 보수적 성향
AI 기반 행동 중심 페르소나
"디지털 신중파" 김영희
행동 패턴: 새 기능 시도 전 최소 3번 재확인, 실수 두려움으로 천천히 진행
감정 상태: 송금 시 불안감 최고조, "취소" 버튼 위치 항상 확인
사용 맥락: 오전 10-11시 집에서 주로 사용, 급한 업무는 은행 방문 선호
좌절 포인트: 팝업 창 다중 등장 시 패닉, 작은 글씨로 된 안내문 무시
성공 요인: 큰 버튼, 단계별 안내, 실행 전 확인 과정
결과: 이런 깊이 있는 페르소나 분석을 통해 "안심 모드" 같은 혁신적 디자인 컨셉이 나올 수 있습니다.
사용자 이해도 측면
단순 질문: "고령층용 UI 디자인해줘" → 일반적인 큰 글씨, 단순 레이아웃
프롬프트 디자인: 행동 패턴 분석 후 설계 → 불안감 해소에 특화된 인터페이스
디자인 혁신성 측면
단순 질문: 기존 사례의 평균적 조합 → 예측 가능한 디자인
프롬프트 디자인: 사용자 심리와 행동 분석 기반 → 차별화된 UX 솔루션
실행 가능성 측면
단순 질문: 개념적 아이디어 → 구현 방법 불명확
프롬프트 디자인: 제약조건과 사용자 테스트 반영 → 바로 개발 가능한 스펙
실제 성과: 한 은행이 이 방식으로 고령층 전용 모바일 서비스를 기획한 결과, 기존 UI 대비 태스크 완료율 85% 향상, 사용자 만족도 40% 개선 효과를 얻었습니다.
단순 질문 방식
질문: "E-커머스 앱 결제 과정 개선 아이디어 알려줘"
결과: 원클릭 결제, 간편 결제 연동, 배송 옵션 단순화 등 일반적 제안
프롬프트 디자인 방식
과정:
사용자 행동 분석: "결제 중단 고객들의 포기 시점과 심리상태 분석"
페르소나 세분화: "충동구매형 vs 신중검토형 사용자 구분"
맥락별 솔루션: "시간대별, 상황별 다른 결제 경험 설계"
감정 여정 고려: "불안감 해소와 신뢰감 증대 요소 반영"
결과:
혁신 컨셉: 사용자 성향별 적응형 결제 인터페이스
구체적 기능: 신중형에게는 상세 정보 제공, 충동형에게는 빠른 플로우
감정 디자인: 각 단계별 안심 메시지와 취소 용이성 확보
핵심 차이: 기능 중심 개선 vs 사용자 행동과 감정 중심 경험 설계
UX/UI 디자인
1단계: 사용자 여정과 터치포인트 명시
핵심: 행동 패턴과 감정 상태 분석을 우선순위로 설정
브랜드 디자인
1단계: 브랜드 정체성과 타깃의 가치관 설명
핵심: 라이프스타일과 브랜드 인식 데이터 포함
제품 디자인
1단계: 사용 환경과 물리적 제약사항 설명
핵심: 사용자의 신체적/인지적 특성 구체적 분석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 질문 사용:
디자인 가이드라인이나 표준 확인
기술적 구현 방법 문의
툴 사용법이나 단순 정보 검색
트렌드나 레퍼런스 수집
사용자 이해가 핵심이 아닌 작업에는 복잡한 프롬프트 디자인이 오히려 비효율적입니다.
2025년, AI는 디자인 전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업 파트너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전략 기획에서 AI 활용의 핵심은 여전히 사용자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 질문은 기존 디자인 패턴의 반복을 가져옵니다. 안전하지만 혁신은 어렵죠. 프롬프트 디자인은 AI가 사용자의 행동과 감정을 분석하게 해서, 진짜 니즈에 기반한 창의적 솔루션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페르소나를 행동과 감정 중심으로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혁신적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AI에게 디자인 아이디어만 요청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AI가 사용자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디자인 솔루션에 도달할지까지 설계하는 시대입니다. 프롬프트 디자인은 단순한 AI 활용 기술이 아닙니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 사고를 AI로 확장하는 새로운 방법론입니다.
디자인의 본질인 '사용자 이해'가 AI와 만났을 때, 비로소 진정한 혁신이 시작됩니다.
본 내용은 (주)아이디이노랩의 페르소나모델링 기반의 비즈니스 전략 AI (www.iknowyou.kr) 개발과 밀접한 이론적 연관성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