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살아 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보자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사는 건 늘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죽고 싶다는 얘기도 아니다. 사람들은 사는게 재미없다고 하면, 살기 싫다는 이야기로 착각하지만 삶이 재미없다고 죽고싶은 건 아니다. 그냥 일상이 반복되고 무덤덤하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그런게 정상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죽고 싶을만큼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살아가는 의욕이 넘치거나 삶이 흥분되게 좋지는 않은게 오히려 일상적인 삶이니까.
그런 이야기들을 나눠보고 싶었다.
어쩔 때는 삶이 설레게 살아보고 싶기도 하더라는 이야기.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 혼자살다보면, 하루 종일 아무말도 하지 않고 살았던 날도 생기고, 하루 종일 외로워서 죽을 것 같은 날도 생기고, 어떨 때는 혼자서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일상이 평안해서 너무 행복해서 좋은 날도 생긴다.
혼자사는 사람이 많아진 세상.
우울한데 죽고 싶은 건 아니고, 일상은 그냥 일상일 뿐 무기력인지 무덤덤이 꽉 차버린 일상.
혼자 살지만 어떨 때는 가끔 살고도 싶어지는 이야기들을 함께 써보고 싶었다.
나는 그냥 태어났다보니 살지만 가끔은 진짜 살고도 싶다.
오늘의 글은 그 이야기 첫번째다.
내가 이 매거진을 생각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오고 날씨고 조금 쌀쌀했다. 비가 오면 나는 우울해지는 편이다. 거기다 날씨가 추우면 온몸이 움츠러 들어서 컨디션이 더더욱이나 좋지 않다.
날씨 때문인지, 어제는 혼자있는게 힘들었다. 가끔은 살다가 외로움이 심하게 아프도록 찾아올 때가 있는데, 어제는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아무나 붙잡고 얘기라고 하고 싶은 날이었는데,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그럴 수록 정작 가까운 사람은 더 연락하기 힘들다.
그래서 최근에 가입한 데이트앱에 잘 모르는 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ㅎㅎ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얘기겠지만,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고 사실은 앞으로 만날 일도 없을 것 같은 사람과 대화가 더 편할 때가 있다.
그냥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들, 내가 알지 못하는 랜덤한 사람들은 지금 외롭지 않고 행복할까?! 그런게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가끔 모르는 사람과 온라인으로 얘기하는 것이 의외로 새로운 것들을 알게되거나 사람들의 속내를 배우게 될 때도 있는데 이게 가끔은 흥미롭기도 하다.
나와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다시는 만날 일 없을 타인에게 모든 걸 숨길 필요는 없으니 편하게 대화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데이트 앱이라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다. 쾌락만을 위한 사람들이 많은 곳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 사는 곳이 그렇듯 늘 좋은 사람과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은 늘 공존한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런 사람들은 거르기 어렵지 않다(온라인에서 채팅까지만). 원래 의도가 있는 이들, 그런 이들은 의도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편이기 때문에 잘 피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아니다 싶으면 온라인상에서 거르면 된다.
가끔 데이트 앱에서 의외로 괜찮은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될 때가 있는데, 만날 생각은 딱히 없기 때문에 대화상에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오픈 마인드를 가지면 대화가 편하기도 하다. 그런 경우 기분이 좋아진다. 솔직하고 착한 사람들을 만나면 드는 그런 기분인데 데이트 앱에서는 의외성이 있다고 느껴서 인지 더더욱이나 그렇다.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외로울 때야 비로소 주변의 사람을 떠올려보듯이, 이렇게 의외의 장소에서 만난 낯선이와도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이 달래지기도 한다.
가끔 살고 싶어지는 때는 그런 때인 것 같다. 의외의 곳에서 살아서 느끼는 좋은 감정들이 들때.
꼭 내 주변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로만 외로움의 감정을 덜수 있는 건 아니다.
가끔 살고 싶을 때는, 그냥 그 순간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대화, 나를 감동시켜주는 노래 한곡, 내가 좋아하는 음식 하나면 적당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