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브런치라는 앱을 처음 알게 되고 설치한 지는 꽤나 오래되었다.
브런치?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가정주부라는 직업을 가진 와이프들이 애들 맡기고 몇 시간이고 수다 떨면서 밥 먹는 그 시간? 과 같이 시니컬하게만 받아들이고 사실 촌스럽고도 촌스러워 속으론 브런치가 뭘까 나도 그런 폼나는 식사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만 하던 나는, 브런치 앱을 로그인하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브런치라는 용어의 의미는 우리나라로 오면서 나 같은 촌스러운 이에 의해 변질되기도 했지만, 사실상 바빠서 아침도 점심도 잘 못 챙겨 먹는 직장인 또는 상기에 등장하는 가정주부 어머니들이 겨우 짬 내서 식사하는 시간이라 보인다. 마찬가지로, 브런치 앱은 꿈 많은 남녀노소가 자기 시간을 글쓰기에만 매진할 수 없고, 생활을 동시에 하면서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기어코 식사와 같이 달콤한 꿈을 이룰 수 있게 해 주는, 마치 ‘브. 런. 치’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본다.
달콤한 꿈들이 가득한 브런치 세계의 다양한 글에서는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도서관 섹션과 같이 분야별로 나열해 준 덕분에 내 직업과 동일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 애로함 등을 엿볼 수도 있고, 결혼과 동시에 늘어나게 된 자산증식에 대한 미련과 무지함을 공감해 주고 같이 이겨내 보자는 따뜻한 의지들을 글을 통해 전달받고 배울 수 있었다. 책을 보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고, 심지어는 무거웠던 책도 들지 않기 위해 전자책이 발달되는 요즘(그래도 책은 점점 멀어지더라..) 브런치 앱(이상 브런치)은 스마트폰만 있다면 너무 길지도 그렇다고 너무 짧지도 않은 잘 요약되고 정리된 상대방의 글을 읽어내고 공감할 수 있는, 각박하게 사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참으로 필요하다 싶었다. 또한 우리가 세상사는 법을 배우고, 남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나는 글을 쓴다는 것에 너무 어려워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사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받아쓰기, 독후감, 글짓기 등 다양한 글쓰기 습관을 길러 왔던 것 같다. 물론 그 시절엔 이런 걸 왜 할까,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했겠지만은 30대인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직장에서나 생활에서나 글로써 나의 의지와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고 느끼던 중, 어릴 때 자주 읽은 책과 그런 글쓰기 습관을 열심히 해 왔던 게 이럴 때 쓰이는 거구나 싶었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더욱 글 쓰는 것을 어렵다고 멀리하기가 싫었다. 마치 날 싫어하는 이성이 있을 때 더욱 갖고 싶은 느낌이랄까? 비유가 적절치 않다.
여하튼, 이러저러한 나만의 다양한 핑계를 대서라도 온라인상에서 나의 글을 남기고 또 내가 다른 이들의 글에서 도움을 받은 것과 같이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작게나마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대단하신 김진명 님, 박경리 님, 조정래 님처럼 손꼽히는 작가들의 반열에는 들지 못하더라도, 시대가 변한 만큼 가상세계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고 이웃사촌이 된다면 그야말로 바랄 게 없겠다. 양질의 글을 적어보고, 퇴고하고, 공감받고 다시 적어보는 선순환구조가 진행된다면 언젠가 내 글을 통해 세상을 변화할 수 있는 그럴 날도 오지 않을까?
이런 좋은 플랫폼을 마련해 준 카카오에게 많은 감사를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