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기억의 음식을 만들기까지 은근한 시간이 걸렸다. 그 시작은 '이 음식, 엄마가 그때 해줬었는데.'였고, 어떻게 하면 이 이야기를 잘 담아낼 수 있을까였다.
기억 속의 음식이었기에 정확할 수 없는 레시피와 그 음식에 대한 평범하고도 부분적으로만 기억하는 이야기, 그리고 담백한 매력의 그림과 그 음식을 좋아하는 맛 포인트를 담고 싶었다.
그 과정은 머리로는 재미있게 나아갔다. 하지만 담고 싶은 게 많았던지 시간이 지나도 풀어내는 방법이 정리가 되지 않아 킵해두기로 했다.
그 사이에 일도 하고 회사도 다닌 후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의 나는 성장하긴 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고 계획을 재정비하여 진행했다.
이 작업은 작은 그림책이자 컬러링 북이며, 요리책이면서도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A5의 작은 사이즈, 쉽게 읽히고, 읽는 과정 속에서 여러 방향으로 소통하며, 읽은 뒤엔 소소한 여운이 느껴졌으면 했다.
나의 기억의 음식처럼 누군가도 자신만의 기억의 음식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도 보고, 그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기억 속의 그 사람과 만들어먹는 모습들을 머릿속에 그렸다.
그리고 독자가 일러스트에 각자의 방식대로 재미있게 컬러링하는 것을 상상했다. 나름의 작가와 독자의 소통 방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여러 방향으로 다양하게 소통하며 긍정의 순환이 이루어지길 바랐다.
마지막으로 출판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애초의 계획에서는 출판물이었지만 계획 재정비의 단계에서 브런치에 시즌 연재하는 걸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연재 후에 포트폴리오로 남겨놓으면 좋을 것 같아 다시 작업을 했다.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보고 나니 그 다음을 떠올리게 된다.
덧,
오랜만에 연재한 글을 읽어주신 한 분 한 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또 준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