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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현 Aug 29. 2022

바람이 나에게 오던 날

바람이 나에게 오던 날


풀숲에서 불어 온 바람이

나에게 오던 날

풀벌레들 일제히 울었다


마조히스트처럼 이글거리며

세상을 태우던 뜨거운 열기가

계절을 사이에 두고 사라진 밤


서늘한 향기 품 바람

나에게 오던 날

풀잎들 공손히 허리 숙였다


염원이 빚은 하늘색

너울너울 내리던 날

가을바람이 내게로 왔다


2022. 8. 29

박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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