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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음 Feb 19. 2019

시. 애. 랑

풍경




줄이 잘린 마리오네트는 누워서 하늘만 보아

어느 날에는 무지개도 보았어 눈물이 나려 했어

햇살의 방향이 바뀌는 것쯤 예견했다며

자위한 채 누워서 하늘만 보아 그날에는 위태로운 새를 보았어  

새는 알고 있었어


   새 

   날지 못하는 탓


   끝 아래 혹은 위에


   새  

   기억을 팔고 죽음을 마셔야 해  

   새는 병들어 떨어지지 않아  


   양지의 끝에서 차라리 택한 낡은 깃털이 말라 가는 비릿한 종말 

   늙은 영혼이 분해되는 혼돈  

   바람은 앉아있는 새를 띄우지 못해 


마리오네트의 팔꿈치와 옆구리 사이에서 들꽃이 자라났어 

햇살이 또 바뀐 걸 뭐라 하지 않았어 누워서 하늘만 보아 

그 날은..  바람에 띄워져 오르는 마른 새를 보았어

누워서 하늘만 보다가 많이 울어 버렸어 


같이 날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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