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줄이 잘린 마리오네트는 누워서 하늘만 보아
어느 날에는 무지개도 보았어 눈물이 나려 했어
햇살의 방향이 바뀌는 것쯤 예견했다며
자위한 채 누워서 하늘만 보아 그날에는 위태로운 새를 보았어
새는 알고 있었어
새
날지 못하는 탓
끝 아래 혹은 위에
새
기억을 팔고 죽음을 마셔야 해
새는 병들어 떨어지지 않아
양지의 끝에서 차라리 택한 낡은 깃털이 말라 가는 비릿한 종말
늙은 영혼이 분해되는 혼돈
바람은 앉아있는 새를 띄우지 못해
마리오네트의 팔꿈치와 옆구리 사이에서 들꽃이 자라났어
햇살이 또 바뀐 걸 뭐라 하지 않았어 누워서 하늘만 보아
그 날은.. 바람에 띄워져 오르는 마른 새를 보았어
누워서 하늘만 보다가 많이 울어 버렸어
같이 날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