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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음 Feb 19. 2019

시. 애. 랑

오후 네시




햇살이 계단을 오른다 무음의 건반 위에 걸터앉아

허약한 해바라기에게 연민의 추파를 던져보다가

생각이 피보나치수열에 갇히고 만다


깃털이 날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천상의 고요


   지나치게 고요하다는 것은 수에 열을 맞추고 있는 생각보다 먹먹하다


아까와는 다른 빛의 그룹이 계단을 오른다

피아노 소리가 나는 듯도 하다

   지나치게 고요하다는 것은 아니 듣는 이 보다 못한 이명의 혼돈이다


바람이 뱀처럼 기어 나와 목을 조른다

땅이 일어나 깃털을 받아 그늘로 굴리는 소리

그늘은 지금과 기억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분명히 피아노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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