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다중 위기 시대에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효과적인 방법
영국 Lancashire에 위치한 Marsden Heights Community College의 학생 활동가(Organizer)들이 진행한 상호원조 활동은 다큐멘터리 영화 From Below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에는 이 외에도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Credit: UKRI Arts & Humanities Research Council
상호원조 단체(Mutual aid groups :서로 간의 도움을 주고받는 그룹)는 코로나가 창궐했던 시절,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끊임없이 계속되었던 불확실성과 피해 속에서, 이웃사람들 그리고 지역사회는 식량 공급, 정서적 지원 등과 관련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하였다.
코로나 대유행을 경험한 영국 역시, 많은 글로벌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외상을 경험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적잖은 사람들이 생활비와 관련한 어려움 가운데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적정 수준의 주택, 음식 및 주거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제는 어느 때보다도, 코로나 대유행 기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상호 원조 그룹이 계속해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From Below는 상호원조 활동에 대한 인간적이며 감동적인 스토리를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현재 전국에서 상영 중임)이다. 이 영화는 상호원조가 포스트 팬데믹 이후 시대의 변화를 위한 원동력으로 계속 사용될 수 있는 좋은 방법임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통해 위기관리 상호원조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실천하는 가운데 맞이한 어려움과 위험에 대한 실험과 관련한 보다 깊은 연구가 가능해졌다.
감정적 소진(Emotional burnout)은 많은 자원 봉사자와 조직활동가(organisers)가 직면한 주요 문제였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고갈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가운데,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며 (어떤 경우에는) 필요한 정신 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피로가 쌓이는데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설명하였다.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의 부족이 업무에 지장을 주었던 조직도 있었는데, 수백 명의 사람들을 돕기 위한 짐을 꾸리거나 식사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운영 역량의 부족도 어떤 조직에게는 영향을 미쳤다. 팀 리더와 구성원의 협동 및 팀워크 기술이 부족한 경우도 있었고, 식품을 어떻게 안전하게 제공할지 할지 거의 모르거나 재정 관련 지식이 부족했다. 종종 일을 계속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예: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은행 계좌)을 확보하기 어려웠는데, 이는 그들이 자선 단체나 협동조합 같은 ‘공식’ 기관으로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호원조 단체의 주요 작업을 돕는다는 것은,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형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가정을 거부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진행한 연구에서도 상호원조 그룹의 유연성이나 비제도적인 형태가 강점임을 알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은 자원을 더 잘 동원하기 위하여 지역 상황에 대한 친밀하고 '내재된' 지식을 활용하여 지역 사회의 요구 사항을 신속하게 파악했다.
학교 교사와 봉사활동 종사자들은 취약 가정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에게 직접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상호원조 기관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서류가 미비한 망명 신청자들과 관계를 유지했다. 종교 단체 리더들은 신도들의 필요 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주민들은 어떤 지역 커뮤니티 공간이 유통 센터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알았다.
이 조직자들은 모두 협력적으로 운영되었으며, 응집력을 가지고 지역화된 연대(solidatiry)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만약 상호원조 단체들이 제도화된 기관으로 활동하도록 강요되었다면, 오히려 그들의 신속하고 민첩한 행동 능력에 방해를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더 중요하게 감안해야 할 부분은, 많은 상호원조 단체가 정치적 실체로도 활동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눈 모든 상호원조 단체들의 공통점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수록, 처음부터 사람들을 취약하게 만드는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더 많이 알게 된다는 점이다. 어떤 이들은 복리후생 제도의 부당함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고, 예전이었다면 판단(judge)하며 접근했을 누군가에 대해 이제는 공감(sympathise)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계층 간 차이를 넘어서서 사람들을 모아 학습, 공감,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급진적 연대의 기회를 만들었다. 일부 조직은 식량 및 사회 서비스 공급을 종종 학술 문헌에서 '예시적 정치(역자주 :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지금 여기서 미리 출현시키는 정치적 행동)'라고 언급하는 정치적 행동과 결합하였다. 그렇기에 이들을 단지 특정계층을 위한 자선 단체(hierarchical charities)로 인식한다면, 그들이 가진 정치적 특성과 완전히 상반되는 접근이다.
상호원조 단체가 중요한 일을 계속하도록 돕기 위하여 기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존재한다. 프로세스를 강조하거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시도하는 대신, '공식' 기관은 금전적 보상 제공을 통해 그들과 상호원조 단체 간의 신뢰와 내재화를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상호원조 그룹을 위한 공간(커뮤니티 센터, 사교 클럽, 주방 등)을 제공하고 보조금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여 위기 시 긴급자금을 지원할수 있다. 주 4일 근무 및 보편적 기본 소득과 같은 국가 차원 정책의 구현은 사람들(주최자)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유 시간 그리고 활력 있는 정서적 에너지를 제공함으로써 상호원조와 관련된 노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그들이 할 수 잇는 일들을 많다. 우리의 상호원조 관련 선언문에서 전체 권장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다.
팬데믹, 경제적 불평등, 증가하는 기후 재앙에 관심을 돌릴 때 우리가 다중 위기의 시대라는 현실 속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상호원조는 위태로운 시기에 많은 지역 사회를 지원하는 가장 효과적인 형태임이 계속해서 입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는 지금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필요를 해결해 주는 상호원조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넘어, 이처럼 중요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저자 소개
Oli Mould
Oli Mold는 런던 Royal Holloway의 인문지리학 강사입니다. 그의 활동은 도시 행동주의, 사회 이론 및 창조적 저항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Urban Subversion과 Creative City의 저자이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