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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야채 Nov 08. 2021

일단, 팔아야겠다면

1단계 욕망을 건드려라

오늘은 [욕망 건드리기]라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매슬로우의 인간의 5단계 욕망이라는게 있다. 공교롭게도 피라미드 모양이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설(Maslow's hierarchy of needs)은 인간의 욕구가 그 중요도별로 일련의 단계를 형성한다는 동기 이론 중 하나다.


이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1단계는 생리적 욕망이다. 생리적 욕망이란, 의·식·주와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망을 뜻한다. 성욕도 포함한다. 성욕에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도 있다. 남·녀, 암·수 성별을 떠나 일단 생명체는 아름다워야 짝짓기가 유리하다. 세상의 성공한 수많은 마케팅·브랜드가 이 생리적 욕망을 건드리고 있다. 즉, 1단계 욕망을 건드릴수록 성공확률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인터넷에서 노출한 여자의 몸매의 사진을 보고 클릭한 적이 있을 것이다(성). 명품에 수많은 돈을 소비한 플랙스 영상을 무의식적으로 클릭한다(의). 먹방을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볼까?(식). 사람들이 좋아하는건 그런것이다. 당신이 사업가라면 뭘 만들든, 나는 관심 없다. 일단 팔리게만 하는게 목표라면, 잘 팔리게 만드려면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정반대다. 도덕이나 윤리 같은 과목은 특히나 내다버려야 한다. 학교에서 공부 못하던 사람들이 크게 성공을 거두는게 여기에 있다.


심지어 공부를 가장 잘하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도 성공하는 수법이 비슷하다. 사람 목숨 살리는 분야의 의사보다,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들이 가장 돈을 많이 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해결해주니까. 이제부터 이런 행위를 ‘욕망 건드리기’라 표현하겠다. 여러분이 판매자나 창작자가 아니라 소비자라 해도 알아둬야 할 내용이다. 소비자로서 어떤 욕망에 휘둘리는지, 어떤 이미지에 현혹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다소 불편한 진실이 될수도 있다. 욕망을 해부하는 것에 대해 별로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도 좋다.


여성 쇼핑몰 인플루언서들은 꼭 명품백을 들고 옷을 찍는다. 왜 그런걸까? ‘이 옷을 사 입으면 이정도 백을 들 수 있는 여자로 사람들에게 보일 것'이라는 메시지가 은연중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인플루언서들의 마케팅 방법은 일단 팔로워들이 자신을 동경하게 만들어서 자신이 쓰는 모든 아이템을 구매하게 만드는것이다. 엄청난 팔로워를 기반에 둔 그들은 온갖 분야의 물건을 판매하고, 팔로워들은 그저 믿고 산다. 그 옷들과 화장품, 효소, 과일을 산다 해서 그 사람이 될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과거엔 모델이 직업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었다.   


매슬로우의 1단계 욕구를 저격하는 방식이 적나라하면 적나라할수록,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다만 여러분이 감수해야할게 있다. 바로 ‘체면’이다. 자의식이 높거나 자존심이 센 분들은 이 체면이 깎이는걸 경험할 것이다. 심하면 수치심마저 들 수 있다. 예를 들어볼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신인여배우들이 자신을 알리는데, 파격적인 노출을 했다. 실제로 그렇게 유명해진 연예인들이 많다. ‘막장드라마’라는 것도 있다.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 재벌가의 밑도 끝도 없는 로맨스 등 막장 코드로 불릴만한 소재들이 있다. 시청률은 잘 나오지만 ‘막장 드라마’ 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작품성 측면에선 인정 받지 못할 확률이 크다.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확률이 큰 만큼, 그에 비례하는 비난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감당할 수 있는 문제냐는 것이다.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까다로워져서 ‘욕망 건드리기’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 발견한 가장 정교한 사례는 ‘노티드 도넛’ 성공사례다. 이 도넛츠 마케팅 방법이 상당히 지능적이다. 일단 노티드 도넛이 입점해있는 지역만 살펴볼까? 강남에는 청담·삼성·압구정·강남대로·서래·잠실에 있다. 강북에는 한남·성수·안국에 지점이 있다. 어떤가? 그렇다. 노티드 도넛은 인간의 1단계 욕구 중 주(住)의 욕구를 건드리고 있다. 이들이 지점을 낸 장소는 서울에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가 아니다. 서울에 유동인구 많고 사람 많은 동네는 안국이라기 보단 강서구도 있고, 노원쪽도 있다. 굳이 통계를 가져오지 않아도 충분히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그런데 왜 그런 곳에 가게를 안냈을까? 집값 때문이다. 


도넛, 즉 빵가게는 거주주민과 밀접한 영향력을 가진다. 오래된 빵집일수록 그곳 동네주민의 문화수준과 역사를 대표한다. 예를들면 서울 성북동의 나폴레옹, 서울 연희동의 피터팬,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 등이 그렇다. 그런데 노티드 도넛처럼 신생 빵집은 이런 오래된 빵집 브랜드와 경쟁해야 할 때, 어떤 강점을 갖고 돌파해야 할까? 첫째는 새로움, 즉 '트렌디'함이다. 전통 빵 브랜드와 달리 얼마나 신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고 유행을 빨리 따라잡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있다.

노티드 도넛은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이 '트렌디'함을 표방할 땐 젊은 세대들이 가장 열망하는 특정한 '욕망'을 건드려야 한다. 오늘날 젊은 세대가 가장 열망하는 욕망은 무엇일까? 바로 '집'이다. 그리고 노티드 도넛은 집값이 비싼 동네에 가게를 냈다. 서울의 부촌에 입점하면 부촌에 사는 사람들이 와서 사먹을것이다. 소비자들은 그 빵을 사먹으면서 그 동네의 일부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잠깐이지만 그 동네 주민이 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설마 정말 도넛이 특별하게 맛있어서 열풍이 불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도넛은 밀가루를 튀긴 빵이다. 동네마다 꽈배기 가게가 들어서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노티드 도넛은 이름 없는 꽈배기 가게들보다 '브랜드 전략'으로 한단계 더 나아간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었던 건, 다 마케팅이다. 


물론 위의 나열된 이야기는 모두 확인된 팩트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나름 분석한 정보들일 뿐이다. 노티드 기획자님의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주제 넘은 이야기일 수 있다. 아마 높은 확률로 주제 넘은 이야기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콘텐츠를 만들기까지 고민이 많이 됐다.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도 있는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해야 할까? 나 역시 1단계 욕망을 매우 열심히 추구하는 사람이다. 명품백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비싼 곳 가서 비싼 옷 입고 비싼거 먹는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곤 한다.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마켓팅 한다. 이런 내가 그들을 타자화하는건 너무 이중적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모른척 가볍게 명품백 언박싱 영상이나 찍어서 올리면 될걸 일을 복잡하게 만드네? 싶기도 했다.


이야기가  무거워졌을지 모르겠는데, 결국 '원하는걸 얻으려면 가벼워지라'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원하는게 '1단계 욕구를 저격하기 수준의 성공'이라면 말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1단계 욕망 건드리기의 마켓팅 기법과 비즈니스 구조에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풀지 못할 숙제가 따른다. 하지만 어쨌거나 일단 빠르게 성과를 올려야 한다면, 가장 좋은 수단과 해결책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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