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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현장의 함정

by 블랙홀

미래의 바른 인간을 키우려면 교육에 투자를 하라 했는데 현실은 삼천포로 빠지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옛 성현들은 훌륭한 스승아래 훌륭한 인재가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을 보면 그것과는 정 반대라서 씁쓸하다.


가르치는 이에 대한 투자는커녕 어떻게든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한 데만 골몰하는 것 같으니.

이유는 예산절감 때문이란다. 그래서 실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헌장에서 돌아가는 걸 보니 예산절감이라는 말과는 달리 기이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예산절감으로 편의점과 같은 기본 시급제 강사를 쓰며 학생들에게는 과잉이라 싶을 정도로 돈을 쓰고 있었다.

한주에 한ㆍ두 번은 체험을 하느라 진도는 엉망이고 내실 있는 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예체능 과목은 교과서는 일 년 열두 달 펼쳐본 적 없이 체육은 1.2.3학년 몰아서, 4.5.6학년 몰아서 구기종류로 전체수업으로, 도덕은 아예 한 달에 한번 정도 주제중심 수업으로 아이들이 읽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미술이나 실과는 책으로 수업하지 않고 만들기. 꾸미기. 그리기 등 수업과는 관련없는 진행으로 아예 새 책인 곳이 수두룩했다. 모든 학교가 그렇진 않지만 소규모 학교로 갈수록 눈에 띄게 도드라졌다.


그래도 정규수업 중의 체험학습은 줄어들지 않았다. 위에서 돈을 받았으니 계획서에 맞춰 실행하고,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니 어쩔 수 없나 보다.


비정상적인 학사운영으로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고학년이 돼도 국어받침은 엉망이고, 수학은 수준미달에 기본상식조차 모르고 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학년은 올라가고 졸업도 한다.


왜 엄마들이 사교육에 목을 매는지 이해가 갔다. 경쟁은 고교. 대학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니 수준미달이 되지 않기 위해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게 현실이다.


학급수가 많은 도심지 학교는 덜 하지만 면 단위 수준의 소규모 학교는 더 문제가 많았다.


학생수에 비해 교사와 학교근무자가 더 많고, 농촌 어울림 학교는 학교의 학생 수를 늘리려 단기 유학생을 받으며 보호자의 거주시설까지 제공해주고 있었다.


학생 한 명에 교사가 한 명이라니 참~~~ 모둠학습도 할 수없고 사회성을 기르기는커녕 인성교육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선의의 경쟁도 못 하고 양보의 미덕도배 우지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전학이라도 갈까 교사는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저ㆍ고학년을 막론하고 마음대로 안되면 울음보를 터트리니 달래주느라 정신없고, 고집부리느라 급식을 안 먹으면 교사는 교실로 배달까지 해 준단다.


그렇게 초등교육을 마치면 인근중학교로 혼자 진학한다니 적령기 학교에서 배워야 할 어울림이고 사회성이고 양보할 줄도 모르는 인간으로 자랄 것이다.

미래가 심히 암울하기만 하다.


최근 내가 갔던 학교는 1학년ㆍ2학년ㆍ6학년이 각 한 명씩이었고 담임도 한 명씩 있는 전교생이 11명뿐이었다. 그래도 스쿨버스는 운행해야 했고 영양사. 조리사. 행정실엔 시설관리까지 5명의 주문관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교무실무사ㆍ돌봄ㆍ방과 후 담당 등 20여 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었다.... 세금낭비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오히려 무식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폐교를 해야 하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니 눈치만 보고 있단다. 개관적인 입장에서 변해버린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편치 않은 건 왜일까.


일주일에 외부로 두세 번씩 나가는 체험학습ㅡ 승마ㆍ골프ㆍ생존수영 등수업 중 정규수업시간에 외부강사 초빙으로 전통놀이ㆍ독서ㆍ보드게임 ㆍ등 ㅡ방과 후ㆍ늘봄과정 등 모두 무료제공에 매일 간식도 챙겨준다.


아이들 옆에 가면 과자냄새가 진동하고 책상 위엔 음료수와 간식이 나뒹굴고 있어도 관심도 없다. 방과 후나 돌봄시간에 또 받을 테니 기호에 맞는 걸 골라먹어도 탓하는 이도 없다.

학교에서 모두 제공해 주니 몸만 오면 된다.

교과서, 공책, 연필, 연필깎이, 수업 관련 만들기나 꾸미기부터 사인펜이나 연필, 공책까지 급식, 간식도 무료니 이게 참 교육의 현장인지 의문이 든다.


교실 붙박이 장엔 갖가지 과자와 초콜릿, 사탕을 박스로 쟁여두고 있다. 돌봄교실은 매일 간식으로 강화를 주고 있었다.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줄 것들이란다. 어린이 집인지 학교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하지만 교사 결원대체로 투입되는 강사들의 처우는 강사 명칭에 따라 8시간 * 10.030원(법적 기본시급),


초단기 대타 강사는 시내와 외곽, 농어촌 학교에 따라 60분 기준 30.000원~36.000으로 그것도 주당 최고 14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몸이 아파 조퇴를 하면 근무시간만 계산해서 빼버린다. 자격증을 갖고 담임교사와 같은 똑같은 수업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예산절감, 교육의 질을 논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학생은 남아돌아갈 만큼 과하게 지원해면서, 가르치는 쪽은 법적기본시급으로 하루 8만 원 정도인데 사정이 있어 결근하면 일당이 줄어든다.


또는 주당 14시간으로 제한해서 하루 12만~14만 정도 받는 초단기 강사는 학교에서 수업요청이 없거나 결근을 하면 시간도 채우기 어렵다.


거기에 급식비, 소득세, 고용보험, 4대 보험, 교통비를 제외하면 손에 쥐는 건 정말 쥐꼬리만 하다.


정교사는 어떤지 몰라도 대체강사는 고달프기만 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도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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