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심리적 CPR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도서 102page
어느 모임에서 생글생글 잘 웃는 30대 초반의 여성과 마주 앉게 되었다. 유난히 잘 웃으며 세련되고 재미나게 이야기를 이끌어서 함께 있는 사람들도 금방 호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나도 그랬다. 웃음이 약간 관성적이란 느낌도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담소가 한창이던 중간에 틈이 생겨 그녀에게 "요즘 마음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녀는 내 직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화사한 모습이기만 했던 그녀가 자세를 고쳐 앉더니 "사실은요"하며 뜻밖에도 사흘 전에 자살 시도를 했다는 얘기를 불쑥 꺼냈다. 설마 사실일까 의심할 수 있지만 사실이다.
그때부터 나는 그녀에게 눈을 떼지 않고 들었다.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그랬구나, 아이고" 나는 신음 같은 소리를 내며 자살 시도 즈음에 그녀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 일들이 그녀에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묻고 듣고 또 묻고 들었다. 그녀에게 집중하는 내 시선과 신음 같은 맞장구에 쿠션에 기대듯 그녀가 몸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함께 있던 다른 사람들도 당황하고 긴장했지만 빨려들듯 그녀의 얘기에 집중했다.
특별한 위로나 조언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날 이후 그녀를 두어번 더 만났다. 개인적인 시련이 모두 끝난 생태는 아니지만 그녀는 몸숨을 버려야겠다는 마음은 버렸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혹독한 한 시절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뚜벅뚜벅 통과하는 중이다.
글을 읽고 난 후 난 내 직장동료가 생각이 났다.
최근에 입사한 친구인데 흔히 테스트해보는 성격유형이나 수지에너지어그램등의 조건이 나와 너무나 똑같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과 상황에 대처하는 나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큰 실수는 한 그 친구는 계속 웃고 있었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웃고 있었다.
'뭐지? 미친거 아닌가? 상사에게 실수를 했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하고 말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 뒤에도 여러 상황들이 발생되었다.
표정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들을 의식한다는 느낌보다 내 감정에 집중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나에게 사람들은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니 좀 감추면서 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내 감정을 말하기 보다 듣고 큰 문제가 없다면 넘어가곤 한다.
근데 이 친구는 "제가 어떤가요? 문제가 있나요? 어떤 문제가 있나요?"하면서 이야기를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결론적으로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표출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렇지만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그 친구에게서도 보인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가슴속에 불안과 우울함을 가지고 살것이다.
위의 글에 나오는 여성을 보고 감정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게 생활해 나간다고 하지만 속마음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먼저 그 친구가 나에게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제어하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난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너 답게 살아. 세상이 너에게 바라는 기준을 충족시키려 하지 말고, 너의 본 모습을 바꾸려 애쓰지말고, 니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살아"
나에게 누가 해줬으면 하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