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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개 Dec 17. 2020

흙으로 만난 아이들_토요문화학교

2020년 7월부터 10월까지 토요문화학교_흙이랑 놀자 프로그램이 흙건축 야외 실습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3월부터 계획했던 프로그램은 코로나 19로 인해 무기한 연기가 되었고 7월이 되어 겨우 시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교육을 신청하고 기다렸던 아이들도 많은 시간을 기다렸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날, 설레는 마음이 보이던 얼굴이 생각납니다.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흙을 만지고 놀면서 점점 분위기가 가벼워지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흙이랑 놀자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흙으로 재밌게 노는 활동으로,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기초, 벽체, 지붕이 있는 아지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날은 흙무덤에 구덩이를 파면서 보내기도 하고 흙을 물에 섞어 반죽하기도 했습니다. 흙을 밟고 흙을 만지면서 노는 활동이 교육이자 놀이가 되었습니다.      

약 3달 동안 함께 했던 아이들과 잠시 멀어질 시간이 되니 아이들과 뭘 하고 놀았을까 궁금해서 사진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전체 사진 중에서 대부분이 흙을 밟고 만지는 사진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흙을 밟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마스크가 모두 씌어 있었습니다. 

흙을 바라보기 힘든 아이들에게 흙을 더 많이 밟게 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었는데 사진으로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은 이미 한걸음 뒤로 물러서 있는 듯했습니다. 함께 있을 때 들리던 웃음소리와 대화가 들리지 않는 사진은 웃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마스크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요.  

우리는 또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하는 활동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종이 페이퍼를 바라보고 있는 추진단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2020년 코로나 19로 모두가 움츠려 있는 상황에서 생태적인 놀이를 위해 재밌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선생님이 있습니다. 

아저씨와 여산, 아빠곰이란 별명으로 아이들이 불렀던 선생님들은 교육 내용보다 흙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이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흙으로 만났던 아이들이 흙과 함께 놀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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