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손을 잡은 순간부터
하루하루 서러움이 차올랐다.
조금씩 조금씩 차오르던 서러움은
목까지 차오르더니
점점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어느새 콧구멍 높이에서 찰랑거렸다.
더 견디었다가는 서러움에 빠져 곧 익사할 것 같았다.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어지자 결국 그의 손을 놓아버렸다.
그의 손을 놓는 순간 서러움은 차츰 빠져 내려가
드디어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서러움으로 가득 찼던 그 자리는 허전함으로 메워졌다.
허전함으로 가득 찬 마음은 여름이 되어도
따뜻하게 데워지지 못해 찬기로 시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