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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nes Feb 25. 2022

연극 <레드>를 통해 찾는 우리만의 '레드'

마스 로스코와 켄의, 예술에 대한 치열한 논쟁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로비에서 찍었던 포토월 사진

볼 때 마다 새로운 결을 발견하는 연극이 있다면 바로 <레드>다. 매번 마음에 새겨지는 명대사가 다른 공연이다. 로스코가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이가 깊게 사유하길 바랐던 것 처럼, <레드>는 관객이 쉽게 생각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레드>의 마지막 커튼콜이 올라갈 때 관객은 비로소 자신만의 '레드'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때로는 벅차고 때로는 슬프기도 하다.


마크 로스코와 켄이 나누는 예술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인간의 존재이유로 뻗어가 삶을 논한다. 100분 동안 이어지는 대화는 시종 긴장감이 가득하다. 입체파를 밀어낸 추상 표현주의, 그리고 떠오르는 팝아트. 마크 로스코는 앤디워홀과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갤러리에 걸려있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너 정말 앤디워홀이 백년 뒤에도 미술관에 걸릴 거라고 생각해?”

“지금 걸려있는데요?”


미술사조에 대한 논쟁은 어느덧 ‘블랙’과 ‘레드’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인간에 경험에 기반한 색채의 인식. 초반에 그저 붉은색을 레드라고 말했던 켄은 결국 수십가지로 존재하는 ‘레드’를 인식해낸다. 그리고 ‘레드’는 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순수하고 날 것 그대로의 열망이 된다.


켄은 수많은 질문끝에 결국 로스코의 이야기가 모순이라며 화를 내고야 만다. 감히 로스코 앞에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모두 드러낸 그에게 로스코는 “너는 처음으로 존재했다.”라고 답한다.


로스코는 켄에게 다시 묻는다.

“뭐가 보이지?”

“레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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