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9 서울시향
생상스가 그린 이집트는 작열하는 태양이 아니라 눈부신 햇살이었다. 그가 파리의 겨울을 피해 머물렀던 이집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2악장은 한 낮에 햇빛이 부서지는 호수가 떠오를만큼 평화로운 분위기가 가득했는데, 생상스가 이 협주곡을 작곡할 당시 나일강 근처에 머물렀다고...! 매끄러운 티보데의 피아노 협연도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걸작으로 손꼽힌다는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 파이프 오르간의 실황 연주를 처음 들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오르간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의 진동이 마음을 벅차게 했는데, 서울시향이 오늘 역대급 연주력을 보여주어 감동이 몇 배가 되었다. 이 곡은 오케스트라 편성 규모도 커서 웅장함이 상당하다.
2019년 들어 내내 불안하던 시향 관악기군은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고, 현악기군도 평소보다 월등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공연장에는 청소년 클래식 공연의 인기 레퍼토리인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가 연주된다. 그래서인지 생상스의 다른 작품을 접할 기회는 적었는데, 서울시향을 통해 생상스의 희귀 레퍼토리를 들어보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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