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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Apr 18. 2024

난 이제 다 이해가 돼

죽은 영혼에게 나의 길을 알려달라 했다. 이전엔 이루고 싶었던 것들 억지로 하려고 해도 잘 안 됐는데

이젠 물 흐르듯 잘 된다 그러고 나서도 별 집착도 없고 붙잡고 싶지도 않다.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데 나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가끔은 이전의 내가 나이기

이전에 기억도 나는 것 같다.


참 신비로움이 너무 많은데 그걸 담기가 너무 어렵다. 삶을 초월해서 사는 거라는 건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자 이 삶을 고스란히 느끼고 고스란히 사는 것이다. 모든 세상은 직접 겪어봐야 하기에 고통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안에 숨은 뜻이 있다.


의미라는 건 삶에서 기어코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쳐가면 저절로 떠오르는 것이다. 진실이라는 것은 특정한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일 수가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찾으려 하지 않아도 진실은 자명하여 고스란히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러므로 그 당시의 그 사람의 의도가 제일 중요하다.


영인오빠랑 사귀고 있을 때 내가 새벽에 너무 아파서 혼자 끙끙거리다가 미안한 마음에 말 못하고 있다가 오빠한테 너무 아프다고 하니 잠시 기다리라면서 그 새벽에 수원에서 신논현까지 차 타고 나 보러 왔을 때 너무 고마워서 녹색광선이라는 작업을 했었다. 그리고 그걸로 에스더와 작업을 했고, 그걸로 베니스에서 상을 타서 전시를 보러 곧 베니스에 들를 수도 있다. 인생은 참 기이하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기에 난 그걸 언제나 믿는다.

이젠 오빠가 너무나 많이 이해가 된다. 그렇게나 단호했는데 나는 이제 그게 너무나 이해가 된다.

엄마도, 아빠도 이해가 너무 되고 그 상실과 분노와 슬픔 또한 다 이해가 된다.

이모도 이해가 되고, 할아버지도 이해가 된다.


나는 이제 너무나 많은 것들이 이해가 되고 그 사이에서 내 중심을 다 잡으며 의지함 없이 다시 걸어가고 있다. 그런데 언제나 우리 할머니의 진한 사랑에 취해서 감사하게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의도나 차가운 나의 뇌를 믿는 게 아니라

삶이 나에게 줄 더 소중하고 값진 상황과 인연들을 기쁜 마음으로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 상실과 슬픔은 그저 이름뿐이며 그것은 새로운 무엇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기에 언제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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