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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i Oct 03. 2024

나의 손금

나는 사주나 손금 같은 걸 맹신하진 않지만, 가끔 보긴 한다.

   그냥 내가 감으로 아는 것들이 몇 개 있어서 내 감을 믿는 편인 것 같다.

   작년에 거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 나의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았는데 그 이후로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덤덤해 진 것 같다. 그래서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하고 너무 슬퍼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한다.

   옛날엔 어떻게든 엄청 잘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 보다는,

   그냥 잘 될 것 같다. 그런데 그것에 따른 책임감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하고 있다.

   내가 잘 되든 못 되든 상관없이 나는 그냥 이대로 살 것 같다. 지금과 똑같이 작업하고 공부하고 친구들 만나고 사랑하고, 이게 전부일 것 같고 유흥에 빠지거나 허세부릴 것 같진 않은데, 내가 더 크게 성공하면 그에 따른 책임에 대해서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책임감에 대해서 스스로 너무 크게 움켜쥐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요즘에 그릇을 넓히고 내 성공에 대비하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2년 전 쯤에 손금을 봤는데, 그 때에 내 손금은 지금껏 뼈빠지게 노력했지만 제대로 성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렇긴 했다. 그런데 빠르면 2024년 중반, 늦어도 2024년 11월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나 무언가들이 잘 된다고, 미술 선생님이라는 직업과 예술, 미술작가 등으로 잘 풀리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 시기가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 내가 애쓰거나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고마운 기회가 너무 많다. 사실 그 성과에 관계 없이, 혹은 내가 잘났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그것에 따른 나의 마음을 더욱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어떻게 그것들을 관리할까, 어떻게 내가 책임을 질까, 어떻게 내가 이로운 방식으로 발현시킬까, 어떻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밀도감있게 해낼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과 소통할까, 어떻게 하면 내가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선하고 정직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마운 마음을 당연시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할 것들이 너무 많다. 이제는 그 기회나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에게 잘 해주려는 그 인연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삶에 대한 감사, 내가 부정적인 것들도 인내할 수 있는 나의 마음 상태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 결국에 나는 언제나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것을 제대로 발현시키려면 지금 한 순간 내가 가진 것들에 집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에 집중하고 가장 사소한 것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내가 대성하더라도 나는 편의점에서나 파는 흑당라떼를 제일 좋아할 사람이고,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3000원 짜리 커피를 마시고 행복해할 사람이니까. 그리고 그냥 똑같이 친구들 사랑하고 작업을 사랑하고 똑같이 작업하고 공연보고 전시 보러 다닐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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