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흡수인간 May 08. 2019

‘그냥’ 관두고 싶을 때 도움되는 생각

가위눌렸을 땐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보자

어느 글이었는진 기억이 잘 나진 않으나, 피곤함을 느끼는 상태 중에 가장 위험할 때가 바로 ‘그냥 피곤해' 라고 말할 때라고 한다. 피곤함의 원인과 실체를 모르는 상태. 하지만, 한없이 무기력해지는 상태. 아마도 가위에 눌린다는 것이 이런 기분과 같지 않을까?


회사 생활을 하다가도 ‘그냥’ 관두고 싶을 때가 있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그냥’ 모든 게 다 싫어서 회사를 관두고 싶을 때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냥’ 관두고 싶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깔려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심리학자 아들러가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첫째는 타인과 잘 어울려 살도록 해야만 하는 문제, 둘째는 잘 맞는 이성을 만나는 문제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문제다.


회사 생활이란 아마도 세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선택한 길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매일 회사로 간다. 돈을 벌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쳐 일하며 안전함을 느낀다. 그런데 그 회사란 곳 또한 하나의 작은 ‘세상’이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입증해야만 한다. 그런데, 그것이 위협받을 때,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위협을 느낀다. 그 안에서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협, 누군가 나에게 해를 가할 것이라는 위협을 말이다. 그것은 동료의 말, 상사의 말 때문일 수도 있고, 인사발령 일수도, 부당한 처우를 당해서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곳을 빠져나와서도 뾰족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을 때 문제는 커진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자 안식처가 바로 회사인데, 그곳에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면? 그런데, 그곳을 나와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직감할 때 그의 기분은 어떨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 관두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태, 가기 싫지만 꾸역꾸역 그곳에 몸을 내던져야만 하는 상태. ‘그냥’ 다 접어두고 관두고 싶은데 선뜻 그럴 수 없을 때의 기분 말이다. 원시시대 인간도 아마 이러지 않았을까? 동굴 안이 비좁고 축축해서 뛰쳐나가고 싶지만, 밖은 맹수들이 득실거려서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을 그 옛날의 우리들 말이다.

 



이럴 땐 여행이든, 술 한잔이든, 쇼핑이든 그 어떤 '기분전환' 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살아남을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만약 그러기를 포기하고 그냥 주위의 흐름에 나 스스로를 맡길 때. 스스로 상황을 주도하기보단 방어적으로 대응할 때, 회사라는 공간은 우리에게 마치 ‘가위’ 눌린 잠과 같이 되어 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운명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도록 말이다.


그래서, ‘가위’에서 헤어 나오는 방법에서 힌트를 생각해 봤다. 당신이 잠이 들었는데 가위에 눌렸다고 생각을 해보자. 가위에서 풀려나오기 위해 우리가 할 것은 일단 숨을 고르는 거다. 그리고, 그저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 보려고 하는 것이다. 손가락을 하나 움직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가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회사 생활 슬럼프도 이런 식으로 대응해 보는 것이다.  


우선 ‘지금 회사생활 중에서 나를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것, 내가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것, 내가 가장 꺼려지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물음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작은 것이지만 그런 요인을 하나 찾아서 해결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감을 되찾고, 조금씩 조금씩 이 판을 내 페이스대로 이끌어 가는 것이야말로 원인모를 무기력감을 극복할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문제가 어려워 보일수록 쉽게 접근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한 법이다.  



작가의 이전글 '같은 월급쟁이 주제에' 라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