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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May 09. 2019

내 마음속 아이 타이르기

직장생활 15년 차, 나는 아직도 서투르기만 하다

우종민 교수의 '심리경영' 이란 책은 우리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아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 내용에 대해 짧게 말하자면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어렸을 적 모습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몸은 커졌지만 여전히 어떤 면에서는 서투른 채로 어른 노릇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이다.


가끔 퇴근하고 나서 혹은 출근을 앞두고 왠지 울적한 마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가 뭣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드는 거지?' 라며 안 좋은 기억들을 되새겨 보곤 한다. 하나하나 안 좋았던 일들을 곱씹다 보면 어떤 것은 '엥, 그건 아무 일도 아니었는걸' 하며 넘어가는 일도 있지만 어떤 것은 '아, 이거구나' 하고 감이 올 때가 있다. 그거야 말로 나를 울적하게 만들었던 사건인 것이다. 울적했던 기분을 풀 수 있는 단서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은 십중팔구 내 마음속 한 '아이'와 관련된 것이었다.




직장생활 15년 차이지만 나는 아직도 혼나는 것이 두렵다. 누군가의 비판을 받거나 질책을 받으면 그야말로 '멘붕' 상태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보지만, 매번 이성을 잃어 흥분하거나,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면 어릴 적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해서 혼이 날 때면 그때나 지금이나 한없이 작아지는 나.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닌 일들인데 예나 지금이나 왜 이리도 변함없는 것인지 하며 쓴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어쨌든 이제 할 일은 내 마음속 그 아이가 강해지도록 하는 일뿐이다. 회복탄력성이란 책에 보면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은 실수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고 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또 이런 실수를 하다니, 난 정말 왜 이리 못난 건지'라고 생각하는 반면 긍정적인 사람은 '이번엔 실수했지만, 다음번엔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왜 나는 이렇게 실수 투성이인 거지' 생각하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나만 힘든 건 아냐. 다른 사람들도 나와 똑같이 이런 일은 힘들어할 거야. 그러니 실망하지 말자'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물론, 앞으로도 내 마음속 그 아이는 언제고 다시 나타나서 나약한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아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나는 알고 있다. 또 그 아이가 나타날 때면 위와 같이 생각하며 타일러 줄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기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그 아이도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록 그런 아이가 있다고 내 안에 있다고 해도 그 또한 나의 일부고, 나는 충분히 잘해 나가고 있다면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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