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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덩SJ Apr 01. 2016

2%부족한 유럽여행 추억팔이

1st country 영국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비행기로 1회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티켓을 끊었다. 직항으로 가는 아시아나 또는 대한항공보다 20-30만원정도 싸게 샀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환율이 내려갔을때 환전했다명 충분히 나올수 있은 돈이였다. 분명 이 아낀 돈은 생각없이 어딘가에 썼을거다.

돈은 언제나 돌고 도니까. 아끼면 어딘가에서 쓰게되고, 쓰면어딘가에서 들어오더라. 써야할땐 써야해

그래도 경유를 통해 쭈구리처럼 있던 내 몸을 편히 움직이게 해줬고, 나만의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비행기가 연착되어 출발했고 대기시간이 1시간밖에 안되는 나는 조금 걱정한 상태로 비행을 시작했다. 자고, 먹고, 자고, 먹고... 사육당하며 따분하다 못해 몸이 굳어져가는 중 늦게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순간 심장이 쿵쾅쿵쾅 뛰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물어보고 싶었으나 하필 외국인 승무원만 돌아다니고 있어서 말도 못하고 발만 동동돌 굴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나도 한국 승무원이 안보여서 결국 찾아나섰다. 내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연착으로 인해 놓치는 비행기가 있으면 방송을 해주는데, 지금 내 비행기는 놓칠 일이 없을거 같다며 걱정하지말라는 승무원. 천사같았다.

웃겼던건, 도착하고 환승하러 가는길에 늦을까봐 걱정되서 뛰었는데 시간이 엄청 남아있었다는거다. 시간차때문인가? 덕분에 찌뿌둥했던 내 몸에 혈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영국

처음 여행하는 나라지만 이 나라만큼은 선배랑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시작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힘이 났다.

하지만 그게 큰 실수였다.

비행기가 달라 공항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밤에 도착해서 열차 끊길시간은 다되어가고, 선배는 보이지 않고, 인터넷은 안되서 연락이 안되고... 먼저 숙소에 갔을거 같아서 숙소를 가려했으나 이게 웬걸? 나는 달랑 숙소주소만 적어놓고 가는법을 찾아놓지 않았다. 안되는 영어로 묻고 묻고 엉겹결에 열차를 타고 가는데 흑형한명이 내게 와서 말을 건다. 불안하긴 했지만 내 상황이 상황인지라 여행 첫날인데 숙소가는법을 잘 몰라서 핸드폰이 필요한데 잠깐만 빌릴수 없냐고 했더니 치사하게 안빌려준다. 그냥 가는법만 알려주고...

답답해 하는 중에 저 멀리 한국인 무리가 보였다. 흑형에게서 떨어져 나와 그 무리로 가서 핸드폰을 빌렸고, 그 계기로 한국인들과 함께 열차를 내렸다. 역에서 나와 어디로 가야하나 찾으려는데 선배가 나타났다. 오후 11시에 드디어 상봉.

별거 아닌일인데 왜 나는 그때 울컥하던지
울진 않았지만 안도의 한숨과 함께 벌벌 떨었던 그 느낌은 잊을 수 없다. 첫날부터 심장이 쫄깃해지는 일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비행기에서 그렇게 먹고자고 했으면서도 시차적응이란게 없는지 또다시 잠들었다. 앞으로 얼마나 재밌는 일들이 일어날지는 어느 누구도 모른다

20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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