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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생vs쌍둥이 (2) 연년생 산후조리

연년생산후조리 + 소소한 팁

by 윤트리

2. 연년생 vs 쌍둥이 산후조리


1) 연년생 산후조리




다디단 신혼을 보냈어요. 남편도 두 아이의 아빠가 되겠다고 동의했지요. 여러분과 저는 첫째를 낳았죠. 세상에, 첫째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그래서 짧고 굵은 육아로 두 아이를 키워보자고 마음먹게 됩니다. 다음 임신은 언제부터 가능할까요? 주치의에게 물으면, 대부분 '첫째 돌 지나고요.' = '출산 1년 후에 시도하세요.'라는 답을 들을 거예요.


임신과 출산은 우리 몸에 강제 리모델링과 호르몬 파티를 벌입니다. 의사들이 권하는 1년은 이 모든 변화가 제자리를 찾기 위한 시간이에요. 게다가 첫째가 부모를 조금씩 쉴 수 있게 해주는, '미니 인간'으로 성장하는 기간이기도 하죠. 연년생을 임신한 우리는 이 1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몰랐죠. 눈물이 앞을 가려요.


연년생을 이미 낳았거나 품으려는 분들을 응원하며, 연년생 엄마의 산후조리가 힘든 이유를 정리해 볼게요.




(1) 연년생 산후조리가 힘든 이유



ⓐ 짧은 기간에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다.

-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무릎으로 넘어지면 더 아프겠죠? 마지막 출산이라고 생각하고 산후조리를 야무지게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둘째 임신 전으로만 돌아가도 감지덕지입니다.


ⓑ 첫째를 돌보면서 산후조리를 병행하기 몹시 힘들다.

- 몸 회복과 갓난아기 케어만으로도 벅찬 시기에 천방지축 첫째의 육아까지 더해져요. 산후관리사는 주 5일 평일에 오고, 그 시간에만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죠. 남편이 자영업자이거나 다른 가족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면 관리사 출근과 동시에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해요. 만약 통학차량을 이용하고, 그 시간이 9시 전이라면 신생아를 아기띠로 안고 나가야 하는 상황도 생기죠.


ⓒ 심각한 수면부족

- 조리원에서 2~3주 지내고 나와도 둘째는 여전히 세 시간 간격으로 수유해야 해요. 두 아이의 생활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둘째는 모유나 분유를 챙겨야 하고 첫째의 이유식이나 유아식은 따로 준비해야 하죠. 조력자가 없으면 엄마는 쉴 틈 없이 갈려나갑니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가면 둘째가 낮잠을 자는 동안 쪽잠을 자고, 예약해 둔 빨래를 건조기로 옮길 수 있어요. 하지만 첫째가 기관에 다니지 않으면 첫째와 둘째의 낮잠 시간이 겹치길 기다려서 한 끼를 겨우 때웁니다. 밤엔 낮에 나온 빨래를 개고 설거지를 해야 해요. 연년생 산후조리는 단태아보다 두 배, 첫째가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고 같이 돌봐줄 사람도 없으면 세배는 힘들어집니다.


ⓓ 공동육아가 불러오는 정신적 스트레스

- 저는 두 번의 출산 모두 조리원을 선택했어요. 바다 때는 걱정 없이 쉬었지만, 쌍둥이를 낳고 조리원에 갔더니 시댁에 맡긴 첫째가 눈에 밟히더라고요.


조리원에서 회복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집에 있는 아이가 너무 보고 싶어요.


이런 이유로 조리원을 박차고 나가거나, 집에서 산후조리하는 분들도 계시죠. 신생아와 첫째까지 살뜰하게 돌보려면 보통의 노력으로는 어려워요. 그래서 조리원 선택여부와는 상관없이, 산후관리사나 친청엄마, 남편, 시어머니등 누구의 도움이라도 필요해요.


그런데 높은 확률로 육아방식 차이로 인한 공동양육자와의 마찰이 생겨요. 신생아는 물론 첫째를 돌보는 방식으로도 부딪히죠.


첫째에게 이미 '금쪽같은 내 손주, 나의 첫 번째 미니미.'라며 깊은 애착이 생긴 가족들은 첫째가 신생아를 바라보며 맴도는 모습에 연민을 느낍니다. 자연스레 심한 떼나 장난에도 너그러워지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오롯이 임신과 출산을 감당하고, 공동육아시기 이후의 연년생 육아를 짊어질 엄마는 기준을 넘어서는 상황의 반복이 불편해요.


산후관리사나 시터는 의견 조율이 어렵다면 교체할 수 있지만, 친정엄마나 시어머니, 남편과의 마찰은 고스란히 감정소모로 이어져요. 도움을 받으니 감사하면서도 스트레스는 쉽게 사라라지 않아요. '차라리 혼자 할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이들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할까 걱정되어 입을 뗄 수도 없죠. 이런 상황이 가족 간에 깊은 골을 만들 수도 있고요.




쌍둥이를 출산하고 이사했는데, 사흘이 떠서 시댁에서 지냈어요. 연년생 산후조리 : 쪼끔 큰 아기가 더 작은 아기 구경함.




(2) 연년생 출산을 앞둔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


ⓐ 첫째의 수면교육을 추천드려요. 수면 교육의 중요성은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죠.

https://brunch.co.kr/@1365724/18


ⓑ 출산 전에 첫째를 어린이집에 적응시켜 주세요.

- 최소 1년 정도 함께할 공동양육자가 없다면 꼭이요. 나중에 '동생 때문에 아직 아기인 너를 어린이집에 보냈어. 미안해.'라고 사과할지라도요. 쌍둥이를 출산한 뒤 13개월이 된 바다를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사흘 만에 적응했어요. 영혼 없는 제 리액션대신, 에너지 넘치는 선생님들께 사랑받으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오니 마음도 편했고요. 처음에는 어린 바다를 기관에 보낸다고 걱정하시던 양가 어른들도 결국 잘한 선택이었다고 하셨어요.






2. 연년생 vs 쌍둥이 (2) 연년생 산후조리 요약


(1) 정신적인 부분


가족과 공동육아하면서 신생아 케어 방법뿐만이 아니라 첫째의 양육방식에 대한 마찰도 발생할 수 있음. 각오는 했지만 예상보다 정신없는 하루를 되새기며, 앞으로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됨. 늘 우선이었으나 이제 기다림을 배우는 첫째에게 미안함.


(2) 신체적인 부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다시 임신과 출산을 겪어서 회복이 더딤. 그런데 첫째도 손이 많이 가는 시기라서 첫 번째 산후조리만큼도 쉴 수 없음. 첫째도 많이 안아줘야 해서 온몸의 관절들이 자기주장을 하는 바람에, 통증이 심각함. 첫째가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으면 둘째를 돌보다가 첫째에게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 수십 번씩 생김.




연년생과 쌍둥이 임신을 모두 겪어본 제가, 일반적인 케이스들을 기준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다음에는 '연년생 vs 쌍둥이 (3) 쌍둥이 산후조리'를 다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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