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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 Kim Feb 25. 2018

북해도, 동쪽으로

#3 비에이 버스투어


 

지난밤, 마신 술을 뒤로하고 일찍 기상했다.  
비에이 뷰 버스 첫 타임 예약에 맞춰 비에이로 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패키지 투어라는 점이 계속 마음속에 걸렸지만 차로 이동해야만 하는 스폿들을 저렴한 가격에 둘러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청의 호수(白金青い池)가 코스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전날 예약을 해버렸다.

아름다운 언덕들은 자전거 투어로 둘러보았고, 보고 싶었던 청의 호수를 볼 수 있어 바로 예약을 했다. (아쉽게도 근처에 흰수염 폭포는 투어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날 술김에 사 온 돼지고기 만두를 입에 물고 2량짜리 열차를 타고 다시 비에이로 갔다.

날씨는 꽤나 흐렸다. 여름임에도 흐린 날씨 때문인지 서늘한 기운이 들었다.

서둘러 출발한 덕분에 투어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 굳게 닫힌 관광안내소를 보고는 동네 구경을 시작하기로 했다.


 


 1. 비에이 동네 산책



흐린 날의 비에이역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Fujifilm Superia X-TRA  400



비에이 우체국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Fujifilm Superia X-TRA  400



이른시간에 동네 다니는 외국인이 궁금한 어르신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Fujifilm Superia X-TRA 400



비에이 면사무소(美瑛町役場) - Leica MINILUX + Fujifilm ACROS 100


 

지붕공사 중 - Leica MINILUX + Fujifilm ACROS 100


 

가게 레터링 교체 중 - Leica MINILUX + Fujifilm ACROS 100


 

창고도 귀여운 동네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뭔가 더 투명한 코스모스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휴일의 cafe 北工房 멍멍이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너희들 갑자원 가겠다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비수기의 주말, 그리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동네는 무척이나 조용했다.  

그래도 관광지라면 소소한 볼거리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없고 주택가가 대부분이였다. (그래도 일본 가정집 나름의 소소 함들이 있었다.)


얼추 버스투어 시간이 다가와 역 앞 관광안내소로 돌아갔다.

이미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관광 안내소에 들어가 예약 티켓을 승차권으로 바꾸고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2. 청의 호수 (白金青い池)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던 곳이었다.

보통 이 곳은 겨울 배경의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한여름에 이곳에 오게된 것이다. 어떤 모습일지 너무나 궁금했다. 날씨가 흐린 것이 아쉬웠다.

냇가를 벗어나 오른쪽으로 돌아 작은 소로로 들어가자 푸른 빛의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50mm로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흐린 날씨에도 푸른 빛을 내뿜었던 호수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15mm로도 담아보고, 흐린날씨가 아쉽기만 - Leica M6 + Voigtlander SWH 15mm F4.5 + Kodak Ektar 100



아쉬움을 뒤로하고(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짧디 짧은 투어 시간에 쫓겨 대충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풍경을 어떻게 담을까 하는 생각은 머리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이 이 모양인가... ㅜ- ㅜ)  

‘눈으로... 눈으로 담아가자.’ 란 생각이 찍는 일을 그만하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 호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금세 가이드하시는 어르신이 찾아와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사람들을 재촉했다. 돌아가면서 아쉬운 마음에 필름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뒤돌아 디카를 들고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내 마음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 담았던 호수의 빛(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3. 사계채의 언덕(四季彩の丘)


 

다음 스폿까지 이동거리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중간중간 어르신의 가이드(언덕의 이름이라던가, 유래라던가 설명들)를 들으면서 가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도착해 입구에 들어서자 언덕 아래에 펼쳐진 풍경은 마에다 신조 작가의 사진에서나 보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밭이 펼쳐졌다. 여름 라벤더 시즌이 지나 라벤더가 있던 자리는 듬성듬성 흙밭으로 변해있었지만, 나머지 꽃밭들은 너무 아름다웠다. 역시나 흐린 날씨가 칙칙함을 더해주는 거 같아 안타까웠다.
 



입구를 지나 나오면 바로 펼쳐져 있는 꽃밭 - Leica M6 + Summicron 35mm F2 4th + Kodak Ektar 100


 

멀리서 봐야 이쁘지 언덕 아래에 내려가니 - Leica M6 + Voigtlander SWH 15mm F4.5 + Kodak Ektar 100


 

힙한 외국분도 아래까지 내려와 한 장(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생각 없이 언덕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버스시간에 쫓겨 미친 듯이 뛰어서 돌아갔다.

(버스가 시간이 되면 기다리지 않고 출발한다고 가이드 어르신이 몇 번이고 이야기했다.)


 


두분 사진의 꽃밭이 잘 나왔기를(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4. 탁신관 (拓真館)


 

다음은 마에다 신조 작가의 갤러리가 있는 탁신관이라는 곳이다. 김영갑 선생님의 두모악이 생각나는 장소이다. 이 곳 역시 폐교의 건물을 사용하여 갤러리로 만들었다. 게다가 북해도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 세계에 알린 작가라는 점에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담은 김영갑 선생님이 생각이 절로 들었다.  



 

탁신관 갤러리(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갤러리 안에는 마에다 신조 작가의 사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계절마다 정방형 카메라로 담은 북해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며칠 여행 와서 북해도의 모습을 담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부는 촬영이 되지않아 사진을 찍지 못했다.)




옆 자작나무 숲(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짧아서 아쉬웠던 산책로(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갤러리를 둘러보고는 유명하다는 자작나무 숲으로 갔다. 산책로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다.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스윽 둘러보고는 버스로 돌아왔다.

버스는 작은 언덕들을 거쳐 다시 관광안내소 앞에 도착했다. 내리고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해져 있는 시간에 여러 스폿들을 둘러봐야만 하는 패키지 여행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 계획 없이 온 여행이라 이렇게 둘러본 것도 감지덕지였지만, 갔던 곳마다 시간에 쫓겨서 즐길 수 없음에 너무 후회했다. 다음에는 즐길 수 있는 시간과 수단을 마련해서 오리라 마음먹게 되었다.

무언가 지친 마음과 몸을 위해 유명한 돈까스집에 들러 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 잔 마시러 카페로 갔다.



 

5. 비에이 카페 北工房


작은 마을이다 보니 카페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인터넷을 뒤져서 커피를 드립 해주는 곳을 찾아갔다.

카페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곳이었다. 직접 커피를 로스팅하시고 바로 앞에서 드립을 해주는 곳이었다. 창가에 예쁜 잔들이 진열되어있었다. 잔들을 보자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예쁜 잔들을 진열해 놓은 비에이 카페 北工房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지인이 NG 작가라고 자랑하시던 사장님 - Leica M6 + Summilux 50mm F1.4 2nd + Kodak Ektar 100

 


 

들어가 보니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안쪽 자리에 계신 분이 내 클래식 카메라를 보고는 본인도 사진을 찍는다면서 사진이야기를 시작했다.(대부분 비에이의 명소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 이야기를 듣던 주인아저씨도 지인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고 그분의 사진을 선물로 받았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셨다. 꽤나 유명한 사진이었다. 설경의 여우 사진이었다.(카페 2층에 큰사진으로 전시도 되어있었다.)

이런 사진을 보니 시간을 들여 비에이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이었음 - Hiroki INOUE http://northern-island-colors.com/)  




6. 후라노


 


여름의 북해도라면 라벤더 축제가 유명하다.

라벤더 축제하면 노롯코라는 관광열차(한쪽 좌석이 창가를 바라보게 되어있음)를 타고 후라노의 풍경과 라벤더 팜을 보러가는게 정석. 하지만 여행을 갔던 시기가 9월 초라 이미 라벤더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혹시라는 생각에 노롯코 열차를 타고 후라노로 향했다. 팜 도미타까지 갔으나 여기도 라벤더는 없었다. 시간은 벌써 해가 저물고 있었고 흐린 날씨 때문에 쌀쌀하기까지 했다. 한 바퀴 휘~ 둘러보고는 아이스크림과 우유만 사 먹고 돌아왔다.


필름 카메라는 꺼내지도 못하고 디지털로만 슬쩍 담아왔다.



열차 안에서 바라본 후라노 동네 풍경(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노롯코 관광열차 승무원님(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애써 찾아간 팜도미타에도 라벤더는 없었다(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누구나 찍는 라벤더 아이스크림 사진(Digital ver.) - Sony A7 markII + Leica Summicron 35mm F2 4th


 

생각 없이 다니다 돌아가는 기차를 놓쳐서 비에이역까지 택시를 탈까 고민 중에 고마운 한국분들이 비에이 역까지 태워다 주셨다.


하루를 꽉 채워서 비에이를 돌아다녔음에도 무언가 아쉬운 마음만 가슴에 남았다.  서둘러 삿포로로 돌아가야했기에 아사히카와에서 짐을 찾아 삿포로로 돌아갔다.   




- 다음 편 :  #4 삿포로, 마루야마 공원




+PS - 글을 너무 못쓰다 보니 발행이 늦어졌습니다.  좀 더 신경 쓰면서 쓰느라 더 늦어졌습니다.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듬성듬성 빠진 곳에는 디지털 사진을 넣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날, 삿포로의 사진들은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시고 의견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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