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에버노트의 날 것의 기록 모음
2018년부터 매일 하루를 기록하는 애나를 보고 나 또한 매일 하루를 에버노트에 기록했다.
일하는 게 너무 행복한 하루 -19.1.1
하루가 참 길다. 몰입하는 순간이 지속돼서 그런가 보다. 눈이 너무 아프다. 그래도 밀린 일기를 쓰기 위해 마지막 힘을 짜낸다. -19.1.4
1도가 부족하다. 끊는 점 100도까지 올리기 위한 1도의 차이. 그 1도는 99도를 완성시킨 힘보다 더 힘들고 어렵다. 하지만 그 1도를 견디지 못하면 끊지 못한다. 그전에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리니까. -19.1.10
요새 나는 영상편집을 하고 iOS 개발을 하고 끄적글적 홍보를 하고 동시에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하려니 머리가 참 복잡하고 시간도 없고 몰입하는 시간들을 줄여야 하는 것 그게 제일 슬프다. 하지만 애나가 이를 감당했던 날들을 생각하면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19.1.17
타이밍이 맞지 않네. 또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구나. 눈물이 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포기해야 하는 게 억울하다. 내가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없다.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없다. 그러니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야한다. 원망하면 아무것도 풀리지 않는다. 그러니 차갑게 감정을 가라앉히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은 앞으로의 포기할 상황들을 만들지 않겠다는 원료가 될 것이며 다짐이다.
오늘도 앞으로 나아가자.
-19.1.20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전달받은 날 - 울면서 기록함)
내 마음이 기쁘지 못하니 오랜만에 온 서울은 달갑지 않았다. 출퇴근길에 다시 오를 생각을 하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손이 건강할 때는 소금물에 담가도 아무렇지 않지만 손이 다쳤을 때는 그 소금물이 엄청 고통스럽다. 난 그런 상태였다. 나는 대체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창의적이게 다른 길로 가고 싶었으나 현실은 다시 서울이다. 세계는 정말 넓고 다양한데 현실은 다시 서울이구나.
대체 불가능한 노력을 했나? 아니다. 내가 만든 상황이다.
난 지금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다. 금전적으로, 역량적으로. 그러니 회사에 들어가서 그 둘을 키워와야 한다. 이상과 다르다고 불평하는 건 이제 그만 됐다.
지금 이 상황, 환경은 내가 선택한 것.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그뿐이다. 문제에 집중하지 말자.
-19.1.22 (서울에 집을 계약한 날)
이번 QA는 힘들지 않구나. 원래 이렇게 힘들지 않게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했을까. 이번 버전은 업데이트가 기대된다.
작년에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단번에 이루고 싶었기에. 과정들을 건너뛰고 한 번에 이루려는 것을 기대했기에 힘들었던 것 같다. -19.1.24 (끄적글적 심사 요청한 날)
나는 아직 과정에 있다. 그러니 슬프지만 슬퍼하기엔 이르다.
난 하고 싶은 게 명확하다.
주 3일 일하고 먹고 살기.
한없이 자유롭게 살기.
내 목표는 취업과 커리어에 있지 않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저 목표를 이루려고 나아갈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 취업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지 못한다. 난 제너럴 리스트이다. 스페셜리스트를 꿈꾸지만 스페셜리스트만 꿈꾸지 않는다.
가자 서울로 기쁘게
-19.1.30 (면접 본 날)
내가 주눅 들 필요는 없다. 내가 주도하면 그 환경도 주도되는 법. -19.1.31 (두 번째 면접날)
나는 별생각 없는데 엄마와 아빠는 그렇지 않나 보다. 테니스도 가지 않고 나를 위해서 아빠가 차로 데려다줬다. 가는 길에 내가 많이 걱정되시는지 사회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다. 누가 보면 사회 처음 나가는 줄 이전에도 사회생활을 했었는데 엄마 아빠 마음이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엄마와 포옹하고 잘할 거라 믿는다라는 말을 하셨다. 이런 말은 요 근래 들어서 처음 했다. 아빠와도 포옹을 하고 빠 이하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애나와 통화하길 잘한 것 같다. 좀 공허한 게 채워졌다. 집에 들어와서 바로 샤워하고 좀 정리하고 노트북을 켜서 정리를 했다.
여기 화장실이 너무 마음에 든다. 회색톤. 아 집 너무 마음에 들어 다 새 거야. 서울 한 달 살기 시작.
- 19.2.6 (서울로 이사한 날)
오늘 첫 영상을 편집해서 출고했다. - 19.2.15 (출근 후 첫 출고)
1.4.1 QA를 하는 시즌이라서 일이 많고 집중도 잘된다. 이전 QA랑 비교해서 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줄었다. 아마 애자일이 들어와서 그런 듯하다.
이렇게 협업할 때 집중도도 올라가서 좋다. 이 집중도는 비단 업무뿐만 아니라 자꾸 일을 병행하며 흐려지는 집중도를 모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매일 이렇게 협업하는 것이 아니라 QA 때 집중해서 가끔 모이는 거라 더 재미있다.
쓰레기통을 샀는데 만족도가 엄청났다. 계속 있다가 없으니 불편했는데 이걸 바로 사지 않아서 너무 좋다. 불편한 것을 느껴서 편함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이 불편함 없이 바로 쓰레기통을 샀다면 쓰레기통에 대한 이런 시각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씩 내 힘으로 채워나가는 것 참 좋은 것 같다. 쓰레기통 하나가 나에게 이런 생각이 들게 하다니.
저녁 11시가 넘어서 회의를 짧게 했다. 결국 아이클라우드 기능은 밀렸다. 하지만 이 기능이 간단한 게 아니라 대응해야 하는 수도 많고 사용자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안정도 때문에 더 미루게 됐다. 애자일은 이에 대한 압박이 좀 있나 보다. - 19.2.24 (끄적글적 1.4.1 QA)
연예인 인터뷰는 처음 편집해봐서 좋았다. 쇼미 더 머니 때 계속 노래를 들었었는데 이렇게 편집을 하게 되다니. 삶은 정말 신기하다. -19.2.24 (비와이 영상 편집한 날)
진짜 다각도에서 압박적이었지만 잘 견뎌냈다. 드라마 <남부의 여왕>이 생각났다.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하면 잘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열한 시쯤 집에 도착해서 잠들 것 같아 바로 씻고 잠에 들었다. 정신없으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빈의 첫 영상과 나의 첫 도전 그리고 정상회담 일일 차가 이렇게 마무리된다.
-19.2.27 (비와이 영상 출고 및 정상회담)
애자일이 새삼 고맙다. 중심을 잘 잡아주고 나보다 개발 선배이니 의지가 된다. 결국 새벽까지 붙잡다가 결국 내 폰에 구현을 해놨다. 아직 작동만 하는 수준이지만 기능에 대한 만족도가 엄청났다. 이 기능이 들어오면 유저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이번 주 집에 가서 즐겁게 개발할 수 있겠다. 두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계획대로 실행을 한 나에게 오늘은 참 뿌듯하다.
- 19.3.3 (사진 검색 기능 구현한 날)
오랜만에 난이도가 있는 테스트라서 머리가 좀 아팠고 자제력일 더 많이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19.3.31
요새 한 가지 배운 점은 남의 경험은 나의 경험이 아니다. 선택을 실패해도 된다. 그래야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혼자 독립하면서 배운 점 한 가지인 것 같다. - 19.4.21
자전거를 타고 퇴근했다. 퇴근하면서 빨리 가서 끄적글적 개발해야 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단서 중에 하나가 날씨를 제대로 느끼는 거라 했는데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마음속에 고민이 많으면 날씨가 좋던 안 좋던 계속 신경 쓰느라 주변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너무 좋은 상태다. 이대로 끄적글적이 성장했으면. 그날이 과연 올까. 오도록 만들어야지.
내가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지 않는 구조라 하루하루 밀리는 게 치명적이다.
- 19.6.11
오늘은 3시에 일어나서 개발을 했다. 이렇게 10시쯤 잠에 들어서 3시쯤 작업을 하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리셋을 좀 일찍 하는 느낌이랄까? 생산성이 어마어마했다. 작업을 꽤 끝내고 해가 뜨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잠깐 잠에 들어서 일어나 클라이밍 갈 준비를 했다. - 19.6.16
아이패드가 나에게 또 어떤 기회를 줄지 굉장히 궁금하다.
지금 아이패드에서 쓰고 있는데 버스에서 바로 필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은 것 같다. 이 버리는 시간들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19.6.28 (아이패드 구매한 날)
이디야에서 아이스티를 먹고 버그를 찬찬히 잡았다. 겁먹지 않고 단거를 먹고 스스로를 집중시키니 생각보다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역시 디버그는 달달한 거와 침착한 마음 이게 제일 중요하다. 4시간 정도 개발한 것 같다. 생각보다 디버그가 스트레스풀하지 않아서 해결되고 나서 마치 미친 사람처럼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애나가 이렇게 앞서가고 나는 해당 버전 개발하고 이제야 우리는 안정기에 들어섰구나. 나의 책임감과 경제력이 세팅되고 나서야.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그래 이런 날도 있어야지 하지만 자만하지 말자. 그렇지만 조금 더 욕심내면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거야. 좀 더 힘을 내자. 곧 고지가 눈에 보인다.
-19.6.29 (끄적글적 1.4.4v 긴급 업데이트한 날)
여긴 누구를 보고 배우는 것보다는 주어진 상황들 속을 잘 헤처 가는 스스로의 모습 속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 -19.7.3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던 디버깅 과정 - 어느새 또 성장한 나
이번 디버깅은 스트레스가 별로 없었다. 이 부분이 스스로 굉장히 놀랐는데 아예 스트레스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패턴이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애자일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진짜 가장 큰 수확이다. 개발자 시선에서 벗어난 것, 책임감에 대한 단단한 코어를 만들어준 것.
스스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어려운 기능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짐으로 인해서 끄적글적 기능 구현에 대한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렇게 일기를 쓰면서 반성을 하고 하루를 돌아볼 수 있어서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만약 일기를 쓰고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오늘 이 순간은 없었을 것 같다.
- 19.7.11 (폰트 다운로드 구조 테스트 끝낸 날)
2019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외벽 클라이밍 정상 찍기를 드디어 달성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쌓인 결과를 보는 것 같아 굉장한 성취감이 들었다. 클라이밍 진짜 재미있다.
-19.7.14(클라이밍 외벽 정상 찍은 날)
샤워를 하고 작업을 잠깐 했는데 잠이 와서 그냥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해야 하지 하고 결국 하지 못했다. 이번 주에 UI를 다 그려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큰일 났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다운로드 구조는 작업했는데 그걸 접목시키는 게 잘 되지 않는다. 이 부분 다시 테스트해봐야 할 것 같다. -19.7.15
콘서트 장으로 들어가는 나의 모습이 생소하기도 하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굉장히 얼떨떨했다.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갔지만 뭔가 애들이 조명을 받고 있는 모습, 무대 뒤쪽이 상상이 되고 만약 내가 저 위치에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느라 첫 콘서트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끝이 났다. -19.7.20 (태어나서 처음 콘서트를 간 날)
공연이 딱 시작하는데 좌석과 스텐딩이랑 완전 다른 세계라서 깜짝 놀랐다. 역시 스텐딩이 최고구나. 현장감이 완전 달랐다. -19.7.21 (콘서트 2일 차)
공항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현장에서 비행기 티켓을 바꿨다. 딱 한자리가 남아있었다고 해서 티켓을 취소하고 해당 티켓으로 변경했다. 7만 원이었는데 시간에 대한 비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아 바로 해달라고 했다.
비행기에 오르니 비상구 좌석이었다. 그래서 좌석이 한 좌석 남았다고 했구나. 비상구 좌석은 별도 구매를 해야 하는 좌석이라는 팻말이 앞에 꽂혀있었다. (이것도 처음 알았다) 돈을 썼지만 비상구 좌석이 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전에는 선택에 대한 후회가 좀 있었는데 요번에 본 나는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았다. 이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다음에 하지 말아야지 이건 나에게 맞지 않구나 판단을 할 수가 없다. 필요 없는 경험은 없다. - 19.7.22 (제주도에 있는 동생에게 놀러 간 날)
오랜만에 서핑을 해서 좋았다 -19.7.23
인스타그램 10만 다운로드 포스트가 올라와서 리트윗을 했다.
-19.7.27 (끄적글적 10만 다운로드된 날)
지금 생각해보니 욕망의 대상이 끄적글적에서 물질적이고 소비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목표가 다시 희미해졌다. 하루하루 갈망하는 것이 없어졌다. 다시 다잡아 와야겠구나. 그러려면 끄적글적 개발을 어떻게 됐든 앉아서 하는 게 중요하다. -19.7.29
자연스럽게 짧게 인터뷰를 하고 나서 다시 뭔가 잡힌 느낌이 들었다. 지금 뭔가 일하는 곳에서 휩쓸리는 느낌, 중심 주변에 막 쓸데없는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중심을 연성님과 인터뷰로 확 휩쓸어서 청소한 느낌이었다. -19.8.1 (연성님과 인터뷰한 날)
오래간만에 정말 열심히 테스트를 했다. 아이패드, 아이폰5, 아이폰 7+까지 계속 풀로 돌리며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를 소홀히 해서 발견한 문제이니 이번에는 정신을 차리고 테스트를 계속했다. 애나에게 계속 실시간으로 소식 업데이트를 하고 결국 10시쯤 거의 마무리가 됐다. 원인은 for문이었다. 기본기가 부족해서 발생한 문제라니... 스스로 코드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원인을 찾아서 다행이었다.
새벽 3시가 다돼서야 1.4.6 업데이트를 하고 잠에 들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서 개발만 했다.
스스로가 대견한 하루였다.
-19.8.18 (끄적글적 1.4.6 업데이트한 날)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아서 그걸 낮추도록 스스로 매우 노력을 했다. 잠깐 밥을 먹고 쉬는데 이대로 개발을 하지 않을 것 같아 밑에 이디야 카페로 내려갔다. 내려가서 버그를 잡고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의사결정을 했다. -19.8.22
6시쯤 암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이제 루트가 익숙해졌다. 하지만 아직 체력이 부족해서 연속해서는 못한다. 처음 노란색 루트가 굉장히 무서웠는데 이제는 무섭지 않다. 역시 처음이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처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또 성장하게 된다. 이게 물리적으로 경험이 돼서 정말 신기하다. -19.9.1
소파에 앉아서 영상을 볼까 하다가 이러면 또다시 흐지부지 될 것 같아 맥북을 들고 바로 아래로 내려갔다. 이디야에서 항상 시켜먹는 아이스티를 먹고 개발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할게 많았다. 기한 내에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19.9.3
For 1 month, I'm going to wake up 4 o'clock and take shower. -19.9.14
아침 4시에 일어났긴 했는데 비몽사몽 5시부터 7시까지 헤롱헤롱 했다. 그게 더 피곤했다. -19.9.16
아침 4시에 일어나서 일을 했다. 오늘은 비교적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일어나서 정신 못 차리는 시간이 줄었다. 바로 일을 시작했다. -19.9.17
오늘은 4시에 일어나지 못했다. 패턴을 보니 연달아 4시는 힘들고 격일로 4시에 일어나는 패턴이 형성됐다. -19.9.18
끄적글적이 다크 모드를 적용해보니까 완전 다른 앱 같아서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UI작업을 하니 재미가 있었다. -19.9.22
하루 종일 외벽을 탔다. -19.9.20
노마드씨로 인해서 힘든 상황에서 선택을 계속하는 훈련을 했다. 훈련을 해야지 하고 한 건 아니었는데 시간이 쌓이니 나는 그런 사람이 됐다. 물론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기에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고 에고를 깨야하는 순간을 이겨내고 냉정하게 봐야 한다. 테스크 일정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전제로 명확한 선택들을 해왔다. 내가 책임자이니까. 노마드씨에서는 당연한 일이니까 보이지 않았는데 회사에서는 이런 선택들을 보통 못하는구나. 평화롭고 여유로운 상황에서 하는 선택은 누구나 다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할 때는 선택이 굉장히 어렵다. 그리고 그게 진짜 자신의 본모습이다. 그게 나보다 나이가 많고 일을 많이 했음에도를 선택들은 안 한 모습을 본 순간, 스스로 어느새 이런 사람이 됐구나 하며 뿌듯했다.
집에 가면서 스스로를 칭찬했고 오랜만인 것 같다.
-19.10.7 (회사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올해 2월 계획에 없던 입사를 하게 되면서 급작스럽게 첫 독립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벌써 8개월이 지났고 그 기간만큼 내부, 외부적으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운동을 좋아해서 어느 정도 생활에 적응한 뒤로 운동을 꾸준히 했다. 처음에는 헬스장과 요가를 다니다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매번 지는 나를 보고 다른 운동을 찾아보다가 클라이밍을 발견했다. 지금은 클라이밍에 매우 빠져있다. 유일하게 운동을 하러 가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안 하는 운동이다. 성취감이 있는 운동을 해본 경험이 없었는데 (헬스나 수영은 마치 챗바퀴를 열심히 돌리는 햄스터 같은 느낌) 처음 운동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봤다. 클라이밍에는 정해진 목표까지 달성하는 완등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마치 개발에 미쳤을 때 느꼈던 그 성취감을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 진짜 하면서 와 재미있다고 느껴본 운동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마치 게임처럼 경험치가 쌓여서 레벨업을 하면 그만큼 또 난도가 높은 코스들이 계속 있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같이 상호작용을 하며 운동을 할 수 있기에 더 빠져들었던 것 같다.
따릉이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한강을 옆에 끼고 출퇴근을 하는 경험은 처음 해봤는데 정말 최고다. 항상 집이랑 회사의 위치가 굉장히 멀어서 자전거 출퇴근은 엄두도 못 냈었는데 첫 독립을 하면서 집과 회사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졌다. 회사와 집으로 출근하는 투잡 라이프를 자동으로 그리고 굉장히 효과적으로 전환해주는 수단이다. 처음 따릉이를 타고 출근했을 때는 노비 생활을 하러 가는 거였지만 굉장히 행복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에는 생필품이나 어떤 물건을 사는 데 있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혼자 살고 나서는 모든 결정을 전부 스스로 해야 하고 물건 하나하나를 살 때마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쟁취해서 사는 경험을 처음 해봤다. 그게 뭐든 물건 하나에 대한 만족도가 엄청났고 일단 버티다가 못 견딜 정도로 불편하면 하나를 사는,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받는 돈으로 물건을 하나씩 사니 모든 물건들이 소중해졌다. 그렇다 보니 자동으로 미니멀 라이프가 됐다. 나의 집에는 불필요한 물건은 없다.
-19.10.9 (카페에서 쓴 글)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났는데 양치를 하다가 잠에 들었다. 그게 너무 웃겼다 돌이켜봐서 생각해보면ㅋㅋㅋㅋㅋㅋㅋㅋ 소파에 앉아서 칫솔을 물고 잠들었다니... 내 몸이 얼마나 쉬게 하고 싶었으면 최대치까지 잠을 재우고 택시를 타게 한 게 너무 안쓰러웠다.
오늘 오후에 펭수가 왔다. 펭수에 대해서 대충 알고 있었는데 너무 귀여웠다ㅋㅋㅋ 목소리가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 -19.10.10
집 밖으로 한 번도 안 나갔는데 쉬엄쉬엄 그래도 개발을 잘했던 거 같다. 개발을 시작하기 힘들었는데 그래도 스스로와 잘 싸워낸 거 같다. -19.10.19
집에 오는 길에 비가 내렸다. 비가 꽤 많이 왔는데 그냥 맞고 왔다. 그리고 피곤해서 바로 잠에 들었다. 개발을 내일로 미룬 채. -19.10.28
클라이밍을 하는데 초반에 활발한 사람들이 와서 기를 엄청 빨렸다. 안 그래도 신경 쓰이는 것들이 많아서 수업을 듣다가 기를 더 빨려서 컨디션 최악으로 달렸다. 진짜 시도하면서 이렇게 의지가 없던 적은 처음이었다. 환기를 하러 왔던 클라이밍인데 왜 환기가 되지 않고 더 최악으로 달렸을까. -19.10.29
애나랑 같이 해결하는데 너무 든든했다. 혼자 찾는 게 아니라 애나도 같이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힘이 더 났다.
애나가 일어나서 결국 같이 해결하고 밥을 먹었다. 점심으로도 엄마가 준 반찬이랑 밥을 먹었다. 그렇게 해결하기로 결정하고 일을 하는데 또 두려움이 생겨서 미뤘다. 잠깐 뒹굴거리다가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GA 때문에 사진 선택 안 되는 것과 함께 중간 업데이트를 치기로 결정했다. -19.11.2
애나가 채워놓은 메타데이터를 번역하는데 또 엄청 잘 적어놔서 믿음직스러웠다. 이렇게 애나가 방어를 해주니 개발을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12시쯤 작업하려고 했더니 편두통이 너무 심해서 바로 잠에 들었다. 핸드폰이랑 아이패드를 너무 옆에 둬서 그런가 싶었는데 적포도주를 많이 먹으면 편두통이 생긴다고 했다. 결국 업데이트를 치지 못하고 잠에 들었다. -19.11.3
효니가 나한테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잘 준다는 말 듣죠?’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그렇다고 말했다. 좀 뿌듯한 말이었는데 주관이 뚜렷하고 설득될만한 가치관이라서 효니에게 영향을 줬다고 말을 했다. -19.11.6
기록이 갑자기 떠서 확인했다. 확인 후 예상했던 플로우라서 다시 테스트 플라잇에 올렸다. 애나가 디바이스 다 확인한 거냐 물어서 아차 싶어서 디바이스 전체 시뮬레이터를 돌렸다.
-19.11.17 (끄적글적 1.4.9 긴급 업데이트 친 날)
안드로이드를 공부하려고 전자책을 구매했다. 어제 처음 코틀린이랑 오랜만에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돌려봤는데 처음에는 진짜 1도 모르겠는데 하나 보니 조금 익숙해졌다. 하면서 생각이 드는 건 디바이스가 이렇게 많아서 QA 및 대응이 진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것을 배워서 재미가 있었다.
-19.11.18 (안드로이드 공부를 시작한 날)
아란델에 있는 엘사는 항상 참고 견뎌내고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마지막에 숲에 있는 굉장히 자유로운 모습이 엘사랑 너무 잘 어울렸다. 나도 곧 저렇게 자유로운 나를 찾을 수 있겠지. 독립할 그날을 위해서.
완전히 몰입해서 봤고 끝나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영화는 일상에 중요한 부분만 편집해 놓은 거라던데 그 일상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물의 정령을 타고 아란델로 달려가는 엘사 그리고 거대한 파도를 멈추는 엘사가 정말 멋졌다.
힘은 지킬 때 사용하는 게 아름답구나.
-19.11.21 (Frozen 2 본 날)
이제 다운로드만 남았는데 또 회피하는 나의 모습이 나왔다. 창문에 얼굴을 내놓고 바람을 쐐면서 정신을 가다듬었다.
자기 전에 <결혼 대신 야반도주> 책을 읽었는데 애나와 여행을 하며 일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상상이 됐다. 언젠가 그 모습을 꼭 보리라 다짐하며 잠을 잤다. -19.11.24
올라가는 길이 생각보다 너무 험난했다. 운동화를 신어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그래도 같이 등반하는 과정에서 같이 의지하면서 돕고 등반하는 게 재미있었다. 은실님이 집에 갔다 오면서 판콜을 사 와서 굉장히 놀랐다. 따뜻한 사람이었다. 최근에 본 사람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이었다.
-19.11.30 (관악산 연주암 등반한 날 - 감기 얻음)
점심을 먹고 나서 애나랑 이야기하다가 크리스마스 버전을 만들기로 했다. 실행이 밀렸지만 순간 보고 하고 싶었던걸 애나에게 말했는데 애나가 덥석 물었다.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을 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업데이트였다. 이전 버전에서는 연속적으로 버그를 고치는 업데이트를 했었다. 사실 이걸 말하면서도 하고 싶긴 하지만 해야 할게 많아서 괜히 말했나 싶었다. 아직 우리는 하고 싶은걸 다 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녔기에.
-19.12.2 (끄적글적 크리스마스 버전 업데이트 결정한 날)
슬예도 클태기(클라이밍 권태기)라도 했다. 요새는 다시 재미를 찾았다. 사람에 대한 재미에 왔다 갔다 하나보다. -19.12.8 (클태기 극복한 날)
지금 개발도 그래 하기 싫은 게 아닐까... 난이도가 너무 높은? 요새 꿈을 엄청 많이 꾸고 잠이 많아졌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졌다는 뜻이겠지. 이럴 때 마음을 잘 다잡아야 한다. 이걸 넘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이 있다. 요새 스트레스가 많아진 것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안 되는 걸 정리해보면 두려움에서 벗어나 명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
지금 나의 시간이 회사에 더 많이 쓰여있어 중심이 흐트러져있던 것 같다. 이제 무조건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야 이 위기를 타파할 수 있다. 이대로 가면 다 망한다. 애나의 시간도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이 사실에 잠식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아예 인식을 하지 않으면 그것도 큰일이다.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오늘은 카페에서 작업한다. 이런 식으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19.12.13
타임머신 꿈이 도착했다. 꿈을 적었을 당시가 생각났다. 그때에는 지금 이런 변화가 있을 거라 전혀 상상도 못 했을 텐데, 나를 둘러싼 지금 환경이 새삼스럽게 신기하다.
버킷리스트를 다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 내가 가장 원하는 몇 가지를 다른 방식으로 이뤘기 때문에.
벌써 타임머신 2020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또 어떤 꿈을 적어내 볼까 설렌다. - 19.12.26
오늘에서야 폰트 다운로드 구조 개발을 거의 끝냈다. 안정화를 시키고 이제 문서를 체크하며 하나씩 QA를 시작했다. -1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