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보면
남들과 똑같았다. 돈을 벌고 싶었다. 30 중반이 넘어 가는 나이에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목표도 날아가 버렸다. 어린 나이가 아닌 이상 돈을 벌어야 했다. 돈을 벌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있었다. 자유롭고 싶다. 흔히 말하는 경제적 자유를 얻어 내 시간을 돈으로 사고 싶었다. 월급을 받기 위해 회사에 바치는 시간을 온전히 내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동기로 주식을 시작했다.
주식을 해 볼 생각도 안 했고 남들처럼 주식은 도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 온 나날들이 더 길었다. 그렇지만 주식 외에는 내 자유를 살만한 돈을 벌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한 편으로는 누군가는 분명 주식으로 돈을 번다. 그 사람들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기사를 찾아보면 주식으로 큰 부를 이룬 사람들이 분명 있었다. 주식으로 패가망신했다는 사람들의 소식이 더 많았지만, 분명 누군가는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음을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을 찾으면 될 것 아닌가.
주식 계좌를 만들고 푼돈을 입금했다. 그리고 그 날 헌책방으로 달려가 주식책에 관한 책을 살 수 있는 만큼 샀다. 주식으로 성공했다는 사람은 물론이고 주변에 주식에 대해 물어 볼 사람도 없었다. 무작정 주식에 관한 책을 한 권 씩 읽기 시작했다. 시간이 나면 투자자들에 대한 정보도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독학의 단점은 어디 물어 볼 곳이 없어 막막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정도는 상식 수준이 아닌가 싶은 것도 그 때 당시에는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도 못 했던 말들이 많다. 하지만 영어도 독학으로 시작했고 누구도 나에게 영어를 알려 준 적이 없었다. 책과 TV로만 영어공부를 시작해 영어로 대학을 다니는 수준까지 갔던 기억이 있기에, 아무런 지식없이 시작한다는게 어떤 건지 잘 알고 있었고, 그 결과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작정 시작을 하는 게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최대한 많이 읽으려 노력했고, 많은 정보를 찾아 보며 주식에 대한 지식을 쌓아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5년간 주식을 공부하고 투자하며 많은 돈을 벌지는 못 했지만, 돈을 벌기는 했다. 상대적으로는 작은 금액일 수도 있겠지만, 저축만으로 지난 5년을 보냈다면 절대 만들 수 없는 금액이 주식계좌에 들어있다.
투자를 잘하는 개인이나, 개인의 단계를 넘어 대가의 단계에 들어선 사람들에 비하면, 아니 비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주식투자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
지금도 내 자유를 살만큼의 돈을 벌지는 못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간다면, 지금 세상이 유지하고 있는 경제체제가 유지된다면 내 자유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 시기가 늦게 올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만 유지한다면 내 자유를 살 수 있는 충분한 금액을 주식투자로 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