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한달살기 #1
나는 1년 만에 일본에서 막 귀국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떠났었냐는 듯이 순식간에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침을 먹고 운전을 해서 남편을 직장에 데려다주고, 강아지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돌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저녁밥을 지어먹고, 퇴근한 남편과 운동을 하고 맥주 한 잔 하는 날들…
지겹도록 똑같은 날들이었지만 정말로 사무치게 그리웠던 일상이었다.
그러던 날 남편이 말했다.
“내년 4월에 한 달 동안 치앙마이에 갈 거야. 숙소 좀 알아봐.”
남편은 항상 말했었다.
은퇴하면 우리 둘이 여기저기 날씨 좋은 곳을 다니며 한두 달씩 살아보자고.
그때마다 첫 번째 한 달 살기 장소는 치앙마이라고 그랬는데 정말 갈 모양이었다.
사실 나는 가면 좋구, 아니면 말구 하는 심정이었다.
생업을 한 달이나 내팽개치고 떠나는 일이 어찌 쉬울까.
알아보는 둥 마는 둥 하는 나와는 달리 남편은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기 좋은 거 같은데, 자기 생각은 어때? 괜찮으면 예약해 줄래?”
오~ 나 이런 거 겁나 빨리 잘해!!
남편이 건넨 두어 개의 정보만으로 나는 그날 바로 치앙마이에 있는 콘도 주인과 다이렉트로 연락해 한 달을 예약하고 집세를 송금했다.
치앙마이 싼티탐에 위치한 드비앙 콘도.
내년 4월 한 달 집세 15,000바트.
치앙마이 한 달 살기, 그 일이 정말로 실현될 모양이다.
“1년에 한 달 정도는 세계 어디든 너 살고 싶은 곳에서 살아보게 해 줄게. 어디를 가고 싶은지 잘 생각해 봐.
너 있는 동안 나는 한 일주일쯤 놀러 가면 좋지 않을까?
그 첫 번째가 치앙마이야. 가서 푹 쉬다 오자구.“
딱 좋다. 한 달.
떨어져 살아보니 1년은 너무 길더라.
근데 나, 태국어 공부해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