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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비법들

정리 빙고, 옷장 정리, 333 프로젝트, 힛팬 프로젝트

by 심루이

비움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원칙은 정말이지 간단하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버린다. 버리기 싫은 물건은 소중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책으로 배우는 '미니멀리즘'은 결코 쉽지 않았는데 가령 맥시멀리스트인 나는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곤도마리에는 말했지만 오늘은 안 설렜는데, 내일 설레면 어떡하지?

- 회사 출근할 때 입던 옷들과 가방들을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다시 일하게 되면 어떡하지?

-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마주하고는: 너무 싸잖아. 이건 안 사면 바보야.


이렇게 어려운 비움을 조금 쉽게 만들어주는 비법 몇 개.


#비움 리스트 빙고

이초아 작가의 <하나를 비우니 모든 게 달라졌다>에서 찾은 방법은 매우 귀엽다. 바로 비움 리스트 빙고를 만드는 것. 유통기한 지난 약, 고장 난 우산, 굳어버린 매니큐어 등 누구나 언젠간 비울 품목이지만 막상 귀찮아서 치우지 못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만든다. 그것을 빙고로 만들어,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이다. "오늘은 어떤 걸 또 비워야 하나?" 하는 고민 시간을 줄이고, 비우고 나서 빙고를 하나씩 지워가는 재미도 있다.


#주말엔 옷장 정리

제일 난이도가 있는 옷장 정리에는 이문연 작가의 <주말엔 옷장 정리>의 비법을 따라보자.


저자는 나에게 딱 맞는 옷장을 만드는 이틀간의 과정을 투두 리스트 33개로 소개한다. 첫 번째 단계로 마스킹 테이프로 바닥을 4칸으로 나누는 것을 제안한다.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 좋아하지만 자주 안 입는 옷, 좋아하지 않지만 자주 입는 옷, 애매한 옷을 분류해 옷장을 재배치하는 것.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 섹션에 들어간 옷들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 세심하게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고 나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잊지 말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많은 옷이 아니라 입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적정 수량의 옷이다. 한 번 지나간 유행은 똑같은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자신을 잘 파악한 사람이 옷도 잘 입을 수 있다는 것.


#333프로젝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나온 것으로, 3개월 동안 옷, 신발, 모자, 장신구 등을 모두 포함해 33개의 아이템으로 살아보는 것.


시도해 보긴 했는데 사실 33개 품목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신 나의 취향을 반영한 계절별 교복 15개를 만든다. 내게 어울리는 15개의 콤보가 있다면 나는 언제든 패셔니스타가 될 수 있다.


#힛팬 프로젝트

화장품 바닥을 팬(pan)이라고 하는데 바닥이 보일 만큼 사용한 것을 힛팬이라고 한다. 동사 진행형을 사용해서 'Hitting Pan'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힛팬 프로젝트는 화장품을 끝까지 사용하는 프로젝트다. 끝까지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거지 싶을 수도 있지만, 여성분들은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제 예전처럼 여러 개의 립글로스를 구입하지 않는다. 나에게 맞는 립글로스 1-2개를 끝까지 사용한다.


-비움리스트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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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정리 1단계, 옷 분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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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옷들로 코디한 초가을 교복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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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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