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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안 May 07. 2024

스타트업삼국지 #11 초선의 야망 -3

여포의 고뇌

여포는 자신이 회사에 들어오기전 동탁과 밤새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동탁은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여포가 판단했을때, 동탁의 꿈은 제국의 꿈이었다. 


여포는 이미 한번 제국의 꿈을 이루어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기때문에 동탁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이해했다. 


여포는 한무제와 시저를 거론하며 제국의 꿈을 이루기위해서는 두가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로마인이야기는 시저와 폼페이우스의 경쟁이 핵심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폼페이우스가 집도 잘살고, 싸움도 잘하고, 친구도 많고, 공부도 잘해, 더 잘생기기까지했는데, 왜 결국 시저가 황제가 되셨는지 아십니까? 동네 저잣거리의 건달이었던 유방이 초나라 왕이었던 항우를 이겼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저는 그것이 상승의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저와 유방은 상승의지가 있었기때문에 상대가 결코 할 수 없는 독한 결정과 실행을 할 수 있는 냉철함이 있었습니다." 


동탁은 그날 별다른 대답을 하진않았다. 술을 많이 마셔서인지 기억이 안나는걸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건 여포는 동탁의 눈빛에서 그러한 상승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포는 다시금 머리를 싸매고 자세를 고쳐앉았다. 


동탁과 초선의 관계가 점점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어쩌면 이미 더이상 돌아오지 못한 강을 건넌 것 일 수도 있다.

동탁이 주재하는 본사회의에도 초선은 나오지 않았다.

동탁이 관계를 회복하려고 마련한 술자리를 바쁘다는 이유로 단칼에 거절하기도 했다.

초선은 천재적인 재능과 집요함, 성실함을 갖춘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인재인 동시에 통제불가능한 언행으로 동탁의 권위를 훼손하는 등 수없이 갈등을 만들어내는 문제의 근원이었다. 


여포는 초선의 프로젝트 성과를 분석하며 굉장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여포의 주도아래 본사 및 다른 계열사에서도 그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출시하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여포는 이러한 과정에 직접 초선을 찾아가 우리는 하나의 기업집단이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공유함으로 동반성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처세였지만, 그 만큼 초선을 신경썼다. 


초선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자신의 성과를 허락도 없이 베껴놓고, 흰소리 하지말라며 가만두지 않겠다고 독기를 내뿜었다.

초선의 경고는 말로만 끝나지않았다.

다른 계열사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고, 감사팀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면서 크게 공론화되었다.


해당 계열사 대표에 이어 동탁까지 나서 사과를 하고 초선을 진정시키려했는데, 자신이 우위에 섰다고 느꼈는지  기존의 계약을 뛰어넘는 보상도 요구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초선의 무지막지한 언행이 회사내의 여러사람에게 알려며 동탁의 권위에 큰 상처를 내게 되었다. 


결국 동탁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

동탁은 여포를 불러 초선을 조직에서 배제시키라는 지시를 명확히 했다. 

동탁은 초선에게서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여포는 어느새 동탁에게 초선은 배신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가 되었음을 알았다.


여포는 조직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배신자를 처단할때는 다시는 싹을 틔울수 없을정도로 철저하게 묻어버려야한다는 것을..

여포는 또한 가장 가까운 친구가 결국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여포는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자신이 해야할 일을 시작했다.

철저하게 회사를 나가더라도 결코 재기할수없게 삭초제근을 하기로하고 측근들을 소집해 만약을 위해 준비했던 작업을 신속하게 수행했다.


초선은 정말 보통의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이긴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거라는 여포의 예상과 다르게 초선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반격을 해왔고 그룹 전체를 궁지에 몰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여포는 너무 알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여 여포는 이미 많은 준비를 해두었다. 

초선은 그나마 지킬수 있었던 약속된 보상을 하나도 갖지못한채 쫓겨나게 될 것임을 알았다. 

계획된 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는 와중에 여포는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여포는 모든 것들이 자신의 생각대로 진행됨에도 마음이 불편하고 허전했다. 


본능적으로 경험적으로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무엇일까? 몇날 몇일을 고민하던 여포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마침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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