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고 결혼을 준비하고 신혼을 보내고 아기를 갖고 아기를 낳을 때까지, 단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
물론, 육아휴직으로 일 년을 보내고 복직 5일차인 지금까지도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허나, 그 전에는 싸울 일이 없어서 안 싸웠다면, 이제는 자칫 잘못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시기이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하는 시기 같다.
어제 예방 접종 주사를 세 방 맞아서 그런가, 새벽에 깨어 우는 소리가 전과 달라 들어가 안았다.
그리고 오십분을 안고 있게 되었다.
피곤하고 힘든 상황에, 섭섭함과 서운함 같은게 올라왔다.
오빠는 월,화 쉬기에 지율이 어린이집 보내면 그 시간에 조금의 휴식을 취할 수 있으나
나는 이제 일+육아로 평일을 보내고, 쉬어야 할 주말엔 오빠 없이 독점 육아를 해야 하므로 쉴 수가 없다.
게다가 출근이 오빠보다 빠르기에 지율이가 늦게 일어나더라도 나는 오전 6시엔 일어나야 한다.
게다가 오빠의 퇴근이 늦기에 하원 후 취침까지 모두 다 내 몫이 된다.
그리고 이제 복직해서 회사 적응도 빡센데, 육아도 적응해야 한다.
임신 출산 육아에서 주변 상황들이 계속 변하고, 이 변화들에 적응하는 역할은 모두 다 엄마라는 생각이 들며 억울했다.
이런 억울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신랑의 배려다. 헌데, 이는 신랑도 같을 것이라 생각 한다.
월,화 쉰다는 이유로 지율이 얼집 가 있는 그 시간에 그간 쌓여있던 집안 일을 해야힌다.
물론 몇 시간은 쉴 수 있겠지만, 그게 뭐 얼마나 되겠는가.
주말에 독점 육아는 없지만 일을 해야하며 주말 독점육아로 힘들다고 툴툴대는 아내를 봐야하겠고
출근이 늦기에 하원보다 힘들다는 어린이집 등원을 시켜야 한다. 것도 자기의 출근 준비와 함께 말이다.
물론 임신 출산 육아라는 변화들의 중심에 서 있진 않지만, 나노미터 정도 떨어진 바로 옆에서 온갖 바람을 함께 견뎌 줌에는 틀림 없다.
서로의 피곤함과 서운함을 말하자면 끝도 없다.
서로가 서로의 배려를 바라지만, 본인이 조금 더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기엔 스스로의 지금이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더 큰 배려를 바라는 마음에 다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건 사실 별 차이가 없는데 말이다.
누가 누가 더 힘든가 내기를 하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야지 서로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다
배려를 바라며 서운함을 쌓기 보다는
아주 예쁘고 사랑스러운 지율이랑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평일의 피곤함은 커피로 풀어보쟈 ㅋㅋㅋㅋㅋㅋ
사실 결혼과 육아 전에도 쉴 시간은 없었잖아. 그
시간에 술마시고 놀러 다니느라 피곤했잖아.
어차피 인생은 피곤해, 이왕 피곤한거 아주 예쁜 생명체를 예쁘게 키우며 피곤하다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