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8
아들은 봐도 봐도 이쁘다. 깨물고 싶고 핥고 싶다. 이제 딸은 제법 든든하다. 네 살보다는 역시 일곱 살이 든든하다.
2014. 4. 9
딸과 종이접기를 했다. 어렸을 때도 하지 않았던 종이접기를 마흔이 넘어서하고 있다. 얼마 전엔 엄마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오더니 OST를 틀어달라고 조른다. 덕분에 영화 OST를 차에서 열심히 틀고 다닌다. 확실히 딸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헌신하는 여자임엔 틀림없다. 어머니와 아내는 다른 개념이다.
2014. 4. 13
점심도 못 먹고 일한 하루.
이달 들어 바쁜 업무로 점심을 몇 번 건너뛰었다. 잦은 야근에 끼니도 못 챙겨 먹고 일하다니. 밥을 못 먹어서 억울한 게 아니고 그만큼 중차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2014. 4. 19
“아빠 토요일인데 왜 회사에 가?”
딸에게 나는 이미 일반적 아빠가 아닌 토요일에 출근하는 특수한 아빠가 되어 있나 보다. 요즘은 대부분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는데 회사를 옮긴 후 토요일도 가끔 출근하는 아빠의 모습이 혼동스러운가 보다. 회사가 바빠서 출근을 한다고 답변을 했지만 맨날 바쁜 아빠를 이해하기 힘든가 보다. 회사가 많이 바쁘지 않을 때도 회사 분위기상 나가야 하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2014. 4. 25
영화 인어공주에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나는 행복하지 않아도 좋다. 당신만 행복하다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어머니께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죽어도 당신은 오래 살아야 한다.”
너무 쓸쓸한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더 필요한 사람이 더 오래 살아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계속 봐도 좋은 사람이 진짜 좋은 사람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2014. 4. 27
오늘은 아들 양치질을 해주었다. 딸은 손톱을 잘라주었다. 딸은 혼자서 양치질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가끔 양치질을 해달라고 한다. 아마 아들 양치질 해주니 자기도 해달라고 하는 듯싶다. 아침부터 걸레를 빨고 방청소를 했다.
아내가 감기 몸살이 심하다. 몸살이 날만도 하다. 육아와 가사가 그렇지 않던가. 열심히 해도 티 나지 않는 것 중 하나. 일찍 퇴근해서 애들이랑 놀아 주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회사 상황이 여의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