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1
부모는 아이를 잘 관찰해야 한다. 아기 때는 아픈 데는 없는지, 위험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조금 크면 아이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떤 감정상태 인지, 어떤 재능이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장점을 찾아 격려해 주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할 일이다.
2014. 5. 29
딸의 수술은 큰 무리 없이 마쳤다. 오랜만에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의사는 간단한 수술이었다고 하지만 부모 마음이야 어디 그런가?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했다. 모든 수술은 위험요소가 있다. 심지어 포경수술도 잘해야 한다. 아내도 표현하지 않았지만 많이 신경을 썼던 모양이다.
살면서 나를 위해 기도를 했던 적은 별로 없다. 딸과 아들을 위해 기도를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수술 후 퇴원하자마자 세균에 감염이 되어 다시 병원을 찾았다. 다른 병명으로 또 입원을 할 수도 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주신 평온함을 허투루 생각하면 안 된다.
2014. 5. 30
초등학교 때쯤이었던 것 같다. 가끔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면 어머니는 항상 우리 형제들이 다 먹고 난 후 제일 나중에 몇 점 남은 것을 드셨다. 그리곤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엄마는 니들 먹는 것 만 봐도 배불러”
“정말 그럴까? 어떻게 우리가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를 수가 있을까? 별로 드시고 싶지 않은 거겠지”
30여 년이 지나고 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머니 마음을 알 것 같다. 얼마 전 퇴근하며 딸기가 먹고 싶다는 딸의 전화에 과일가게에 들렀다. 한 팩은 적을 것 같고 두 팩을 샀다. 한팩은 첫째와 둘째가 먹고 나머지 한 팩은 아내와 내가 먹을 계산이었다.
집에 들어와 딸기 봉투를 꺼내자마자 딸과 아들이 달려든다. 그리곤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5분이 지났을까? 딸기 한 팩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한 팩을 뜯었다. 이쯤 되면 아내와 나도 위기의식을 느낀다.
'설마 나머지 한 팩도 둘이 다 먹어치우진 않겠지'
또 5분이 지나자 남아있던 한 팩마저 순식간에 절반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아이들의 입과 손을 주의 깊게 응시했다. 잠시 후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딸기 두팩이 개봉 10여 분 만에 초토화되어버렸다. 딸기 굵기도 가장 굵은 것으로 샀는데 이럴 수가. 나와 아내는 아이들이 다 먹은 후 물러진 작은 딸기 알갱이를 몇 점 주워 먹었다.
'나도 먹고 싶었는데....'
아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리라. 아이들은 딸기를 먹고 나서 또 정신없이 놀기 시작한다. 식탁 위에 덩그러니 놓인 빈 딸기팩 용기를 보며 아내와 나는 망연자실하여 아이들이 장난감 놀이를 하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빈 딸기 팩과 아이들의 해밝은 표정이 오버랩되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 어머니도 이런 기분, 이런 느낌이었으리라. 정말 신기하게도 나는 딸기를 먹지 못했지만 배고프지 않았다. 내가 먹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가 먹는 기쁨보다 아이들이 먹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음에는 마대자루 하나 들고 딸기 농장에 가서 딸기 한 포대 담아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