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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현주 May 19. 2021

도시애서가의 카페

프로젝트


카페의 기능은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친구와 수다를 떠는 공간이 주기능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혼자 있기에 편안한 공간, 작업을 하는 공간 등 개인이 향유할 수 있는 기능으로서 부각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카공족'이라는 단어 속 부정적 뉘앙스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그들은 위기 속에서 카페의 꾸준한 매출을 유지시켜주는 고마운 존재가 되었고 나름대로 에티켓과 매너를 만들어가면서 소상공인들의 카페와 공생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맛있는 커피, 편안한 분위기, 적당한 소음, 허리 아프지 않은 의자, 친절한 매니저, 깔끔한 화장실 등, 이 모든 것을 갖춘 공간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있을까. 특히 도시애서가에게 이 모든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분위기와 맥락에서 읽히고 있는지가 작품 인상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작품 자체다. 하지만 기왕이면 좋은 책을 좋은 공간에서 향유하고 싶은 것이 우리 같은 책쟁이들의 기이한 취향이기도 하지 않은가. 때문에 카페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곤 한다.

나는 도시의 애서가로서 끊임없이 아름다운 공간을 찾는다. 그 곳은 골목길 속에 진주처럼 묻혀있기도하고 빌딩이 들어찬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서 그 존재를 자랑하기도 한다. 소상공인의 작은 가게이기도 하고 거대 프렌차이즈이기도 하다. 


어디에 있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찾은 목적에 꼭 들어맞는 카페를 찾는 날이면 어김없이 설렘을 느낀다. 누구에게든 알려주고 싶다. 그 곳의 플레이리스트가 얼마나 센스 있는지, 글을 쓰기에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인지, 화장실 향기까지 신경 쓴 사장님의 센스마저.


'방황하는 도시의 애서가를 위한 안내서'의 연재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지에 숨어있는 나만의 보물을 하나, 둘씩 풀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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