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영현 Oct 19. 2020

생각하는 인문학

현실은 바꾸라고 있는 것이다

1905년 11월 7일, 을사늑약이 체결됐다. 5년 뒤인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가 일어났다. 그렇게 이순신이 목숨을 걸고 지킨 나라는 왜적의 것이 되었다. 1945년 8월 15일, 일왕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같은 해 9월 8일, 남한에 미군이 진주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 조선총독부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아베 노부유키는 우리나라를 떠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일본이 패배했다고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조선이 위대하고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앞으로 100년도 넘게 걸릴 것이다. 우리가 총,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조선 민족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보라, 조선은 진정 찬란하고 위대했다. 하지만 식민 교육으로 인해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아베 노부유키가 말한 식민 교육은 인문학이 완벽히 배제된 보통학교 교육, 즉 우민화 교육이었다.


일본이 가고 미국이 통치권을 잡게 되었을 때 미국은 독립투사들을 잔인하게 고문했던 형사들이 경찰 고위간부가 되게 했고, 독립투사들을 감옥으로 보냈던 판검사들이 법원 최고위직에 올랐다.


해방이 되자 경성제국대학은 교명을 경성대학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로 재탄생했다. 미국은 경성대학교 총장에 미 해군 소령을 임명하여 한국 교육에 대한 무례와 무식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후 미군정은 조선교육 위원회에게 교육을 맡겼고 공장 노동자와 직업군인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러시아의 교육제도를 본뜬 교육, 즉 백인 하류층과 흑인, 히스패닉 이민자와 아시아 이민자들을 사회 밑바닥에 영원히 묶어두고자 만들어진 교육을 하였다. 그러나 조선 교육 위원회는 자신의 자녀들은 미국으로 보내 인문학에 기반한 사립학교 교육을 받게 했다. 결국 이들은 또 다시 지배층이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런 현실에 작가는 말한다.

적지 않은 사람이 우리 교육의 진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바뀌고 있다. 나는 우리 교육을 바꾸기 위해 평생 노력할 생각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아이들의 생각이 바뀌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바뀌기 때문이다. 없는 집 아이들이 한국 학교와 학원에서 국영수를 공부할 때, 있는 집 아이들은 외국 사립학교에서 원전으로 인문고전을 읽고 에세이를 쓰고 토론한다. 없는 집 아이들이 살인적인 취업경쟁에 내몰려 스펙에 목을 맬 때, 있는 집 아이들은 회사 경영권과 함께 {논어}, {손자병법}, 같은 책을 물려받는다. 없는 집 아이들이 회사에서 쫓겨날 때, 있는 집 아이들은 회사 경영을 통해 쌓은 부를 기반으로 국회에 들어가 나라를 말아먹는다. 그러나 현실은 바꾸라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할 텐가?


자각 ㅣ 당신은 생각'하는'것이 아니라 생각'당하고'있다

다음은 한국교육연구소가 저술한 {한국교육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우민화 교육은 국민을 바보로 만들어서 저급한 노동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대표적 입시교육, 취업교육의 이념 속에서 구체화되어 나타난다. 그 이념은 이렇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인문학 따위를 할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우고 스펙 하나라도 더 쌓아라. 그런 사람만이 살아남고 마침내 승자가 된다. 학교에 친구는 없다. 경쟁자만 있을 뿐이다. 더 지독한 공부기계, 스펙 기계가 되어라. 경쟁자들을 짓밟고 올라가라. 그렇게 승자가 되어 일류 대학에 들어가고,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에 들어가라' 지도층의 교육이념 공작은 오래지 않아 전 국민의 사고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이는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 증명된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놈의 독서요, 인문학이냐. 그런 거 할 시간에 돈이나 벌어라"


그런데 과연 현실은 어떤가? 돈벌이에 열중하고 있지만 도리어 나날이 가난해지고 있다. 우리의 경제구조가 '이익'에 기반한 '검은 인문학'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선 '이기심' 보다는 '사랑'을, '돈' 보다는 '도덕'을 더 중시했다. 그런 그가 보기 좋게 이용당했고 지금도 이용당하고 있다. 대중은 tv 드라마는 하루 두세 시간씩 10년 동안 1만 시간 이상 보면서도, {국부론} 같은 인문고전이나 {국부론}의 진실을 밝힌 {애덤 스미스 구하기}, 맨더빌의 {꿀벌의 우화} 등을 읽는 데는 단 몇 시간도 할애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생각하지 않고 당하고 있었다.


{논어}에는 임금이 어떤 정치를 펴든 무조건 충성하라는 이야기가 없다. 아픈 부모에게 허벅지 살을 베어 먹이는 식의 극단적인 효도를 강조하는 내용도 없고, 신분제도를 사농공상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말도 없으며, 문文 을 숭상하고 무를 천시해야 한다거나 상업활동과 돈을 죄악시하는 구절도 없다. 오히려 공자는 잘못된 정치를 펴는 임금을 버렸고, 효도는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 자체라고 했으며, 제자들에게 전쟁하는 법에 대해 가르쳤고, 상업활동을 통해 세계적인 재벌이 된 사람을 수제자로 두었으며 사람들을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먼저 그들을 부유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인문학을 악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당신은 생각당하고 있음을 다시 볼 수 있다.


저자는 부잣집과 쪽방촌 공부방 중 쪽방촌을 선택해 아이들을 가르쳐보았다. 한국 최악의 학습태도와 학습 수준과 성품을 자랑했던 아이들이 {논어}를 접하면서 두뇌와 마음, 행동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고 대기업 경영자들도 생각지 못한 덕치와 법치의 조화를 생각해냈고, 무례하고 폭력적이던 성품을 버리고 친구를 배려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이른바 인과 예를 실천하는 삶을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당신을 주인공으로 일어날 수 있다. 바꿔보자.


그리고 계산과 증명 등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 수학이고, 관찰과 실험 등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 과학이기 때문에 잘하려면 철학을 해야 한다. 철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의 자녀가, 당신의 성적이 그대로인 이유이다. 참고서와 문제집에 아이들의 두뇌를 생매장하다시피 하는 일은 멈추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떨리는 마음으로 흠모하던 천재성의 1만 분의 1이라도 닮고 싶어 하던 아르키메데스, 데카르트, 파스칼, 페르마, 뉴턴, 맥스웰, 아인슈타인 이 몰두한 철학에 몰두해야 한다. 당신의 선택으로 당신의 자녀도 생각을 할 수 있게 될 것이 기대되지 않는가?


월스트리트에는 퀸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1970년대에 nasa의 로켓 과학자들은 대량 실직을 당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월스트리트로 가서 거액을 벌었다. 이들은 아이비리그, 스탠퍼드, mit 출신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인문학부 교수와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을 정도의 인문학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래서 인문학을 투자에 사용하여 거액을 벌어들였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인문학 없이 투자했기 때문에 도박이라고 표현되며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퀸트들은 인문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더 많은 부를 축적할 것이다. 이런 퀸트들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인문학, 수학, 과학을 공부해야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전무하고 정치가들은 매일 싸우고, 재벌들은 제 잇속 차리느라 경제와 경영을 잊었고, 국민들은 tv나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이미 IMF 사태로 심각성을 증명할 수 있다. 


변화되려면 첫째, 학교교육을 바꿔야 한다. - 인문학에 기초한 수학, 과학 교육을 하지 않으면 생각당하는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둘째, 자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 TV와 스마트폰을 줄이고 인문고전을 읽고 필사하고 사색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수학, 과학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대학입시 스타일이 아니라 수학, 과학의 기본지식을 쌓는 것이다. 작가는 100여 권 이상의 수학, 과학 과련 책을 읽고, 최소 100시간 이상의 강의를 듣고 나서야 금융 공학의 문이 열리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금융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무한집합

러셀의 역설

벡터와 벡터 공간

선형변환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리만 적분

이토 적분

함수 해석학

확률 미분 방정식

랜덤워크

브라운 운동

거사노프 정리

를 공부해야 한다. 


방법은

{청소년을 위한 서양수학사} {청소년을 위한 서양과학사} 같은 수학, 과학의 역사를 쉽게 알려주는 책을 읽어라

{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 시리즈,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 같이 수학자와 과학자의 삶과 사상과 업적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쉬운 책을 읽어라

수학, 과학 관련 교양서적들을 되도록 많이 읽어라. 그리고 출판사나 서점, 대학 등이 주최하는 수학, 과학 교양 강의를 되도록 많이 들어라

인터넷 책 검색창에서 '금융수학' '물리 수학' 등의 검색어를 입력, 책들을 살펴보고 직접 서점에 가서 또 살펴보아라. 그리고 이 책들을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한두 권 정도 구입해서 공부해보라.

수학, 과학 평생 공부 계획표를 만들어라. 그리고 평생 공부를 시작하라

이 모든 과정은 인문학 공부와 병행해야 한다. 수학자들과 과학자들은 인문학의 바탕 위에서 이론과 공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는

첫째, 수학, 과학의 거의 모든 것을 공부하고 싶다면 수학자와 과학자의 연표를 만들어라. 하지만 그렇게까지 깊게 들어갈 마음이 없다면 공부하고 싶은 수학자들과 과학자들을 각각 10명 또는 20명 정도 선정하라

둘째, 수학자나 과학자에 관한 전기, 평전 등을 읽어서 그들의 두뇌를 만든 인문학적 비밀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수학자별, 과학자별로 인문학 공부지도를 만들어라 가우스를 예로 들면, '가우스 덧셈 법칙'은 '리스크 혜지'라는 파생금융상품을 비롯해 금융학의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가우스의 인문학 공부지도를 작성하면 {성서}- 키케로-피타고라스-유클리드-코페르니쿠스-데카르트-뉴턴 이었다. 구체적으론 일곱 살 때 {성서}를 암송했고, 아홉 살 때 그리스어, 라틴어, 이탈리아어 공부를 시작했으며, 열세 살 때 키케로 전집을 선물 받아서 읽기 시작했고, 열일곱 살 때 유클리드의 {기하학},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 데카르트의 {기하학}, 뉴턴의 {프런키피아}를 읽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부하면 끝일까? 아니다. 시작에 불과하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 철학, 그리고 철학자 탈레스를 모르고서 피타고라스를 알 수 없으며, 플라톤을 모르고서 코페르니쿠스를 알 수 없고, 피타고라스와 플라톤과 에우독소스를 알지 못하면 유클리드를 알 수 없고, {방법서설} {정신 지도를 위한 규칙들} 같은 데카르트의 철학 저작을 읽지 않고서는 데카르트의 수학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공부하기로 선정한 수학자나 과학자의 인문학 공부지도를 따라 충실히 공부했다면, 그 수학자나 과학자의 대표 저작을 독파한다. 예를 들면 뉴턴의 경우는 {프린키피아}를, 가우스의 경우는 {정수론 연구}를 읽는 것이다.


만약 인문학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학문이기 때문에 경제를 논해서는 안된다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주장 때문에 옳지 않다.

첫째, 자기, 즉 개인이 모여서 사회를 이룬다. 때문에 자기 계발 없는 사회 계발은 있을 수 없다

둘째, 경제는 세상을 잘 다스려서 고통받는 백성을 구한다는 경세제민의 준말이다. 경제학은 인문학이다. 인간이 돈을 위해서 일하는 사회구조를 혁파하고, 인간이 돈보다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경제학의 목적이다. 즉, 지배계급이 악용해 왔던 인문학을 세상의 약자들을 섬기기 위해 내 소유를 가난한 사람들과 아낌없이 나누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신은 초중고 시절, 입시교육을 받았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취업 교육을 받았다. 그토록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간 대학과 회사는 공허하기 짝이 없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런 결과는 OECD 최장 노동 시간, 최고 과로 사율, 최고 노인 자살률, 최고 불행지수로 범벅이 된 재앙으로 보이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이런 열차에서 뛰어내려야 한다. 


방법은

첫째, 당신의 두뇌로 하여금 이제껏 받은 교육이 세계 최악의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어라.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이 되어 습관은 운명이 된다. 따라서 기존의 생각을 깨부수고 새로 생각해야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책을 읽으며 깨부수기를 추천한다.

학교는 죽었다 - 라이머, 김석원 옮김

바보 만들기 - 존 테일러 개토

교실의 고백 - 존 테일러 개토

교사로 산다는 것 - 조너선 코졸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 노엄 촘스키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 하워드 진

미국 교육 개혁, 옳은 길로 가고 있나 - 마이클

위기의 교육과 교육시장 - 앤드루 콜슨

식민지 초등학교의 형성 - 오성철

미군정과 교육정책 - 손인수

미군정기 대학과 전문인 육성 연구 - 류동희

한국교육사 : 근, 현대편 - 한국교육연구소

국어 교과서와 국가 이데올로기 - 강진호

왜 학교는 불행한가 - 전성은

교육인가 사육인가 - 김종철

새로운 한국사 - 윤내현

고조선, 사라진 역사 - 성삼제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이덕일

역사의  오솔길을 가면서 - 김용섭


둘째, 당신의 두뇌 안에 새로운 생각 시스템이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잘못된 문제를 다시 결합해야 한다. 그래서 귀족과 왕과 황제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천재와 위인을 배출한 명문가에서는 어떤 교육을 했는지, 미국의 사립학교와 아이비리그의 엘리트와 유대인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 - 빌헬름 딜타이

로마의 문법학자들 - 수에토니우스

왕가의 전인적 공부법 - 도현신

중국의 황태자 교육 - 왕징룬

경연, 왕의 공부 - 김태완

왕의 서재 - 소준섭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 - 칼 비테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 칼 비테 주니어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 존 스튜어트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 최효찬

희망의 인문학 - 얼 쇼리스

거리의 인문학 -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

공부하는 유대인 - 힐 마골린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 고재학

고전적 교육 입문 -크리스토퍼

흔들리지 않는 고전 교육의 뿌리를 찾아서 - 랜달 D

기독교적 고전교육 - 하비블루던

기독교 고전교육을 말하다 - 더글라스 윌슨


셋째, 생각 회로를 천재들의 생각 시스템에 접속해야 한다. 두뇌가 이제 받아야 할 교육을 인지했으면 천재들의 생각 시스템에 접속시켜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두뇌에 새로운 생각 시스템이 자리 잡는다.


1. {격몽요결}과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반복적으로 읽어라. 되도록 두 눈을 감고 줄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반복해서 읽기 바란다. 이 두 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두뇌 안에 새로운 생각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게 기초공사를 한다는 의미다. {괴테와의 대화}{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을 함께 읽으면 더 좋다

2. {근사록}{퇴계 선집}{남명집}{성호사설}{일득록}을 읽어라. 좋은 구절들을 따로 뽑아서 여러 번 필사하고 암송하라. 이 책들을 소화한다는 것은 새로운 생각 시스템의 뼈대를 만든다는 의미다. {학보의 진보}{방법서설}{정신 지도를 위한 규칙}을 함께 읽으면 좋다.

3. {논어}{대학}{중용}{맹자} 즉 사서와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어라. 이 책들 역시 자신의 것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공자나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을 때 가지 반복적으로 읽고 필사하고 암송하고 사색하라. 이 작업을 한다는 것은 두뇌 안에 새로운 생각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만든다는 의미다.


넷째, 진정한 의미의 자기 교육을 시작하라. 자기 교육은 평생에 걸쳐서 해야 한다. 사람들은 '지난 10년 동안 매일 술을 마시면서 친구들에게 하소연했던 고민의 해답이 인문학에 다 있었다. 이건 진정 신세계다. 나는 이제 매일 인문학을 공부한다', '내 삶의 목적은 돈이었다. 그런데 어디 돈이 쉽게 벌리는 것인가. 나는 세상과 부모를 탓하며 술과 유흥에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하나같이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문학을 시작했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술과 유흥은 처음엔 짜릿하지만 갈수록 허무해지고 마지막엔 환멸만 남는다. 반면 인문학은 처음엔 어렵고 힘들지만 갈수록 쉬워지고 즐거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엔 가슴 터질 것 같은 환희를 안겨준다. 지금 내 관심은 오로지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물론 내 꿈은 여전히 부자가 되는 것이다. 하나 먼저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거대한 부를 쌓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같은 부자가 되어도 인문학적인 부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제대로 된 부의 문화 하나 없는 우리나라에 인문학적인 부의 문화를 일구고 싶다', '나는 예능 프로그램 중독자였다. 하나 지금은 예능 프로는 물론이고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나로 하여금 세상에서 가장 감각적이고 즐거운 것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바로 생각이다. 이제 나는 생각 중독자다'와 같은 의견을 보이며 인문학의 과정이 처음엔 고단할 수 있으나 끝은 대단히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평생 한번 해보자!


저자는 책과 담을 쌓은 사람일수록 인문학에 제대로 빠지면 놀라운 성장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당신이 그렇다면 미리 축하한다. 


만일 당신의 존재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특별해질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만일 당신의 두뇌가 종일 위대한 사상가들과 위대한 작가들의 생각을 곱씹는다면, 당신의 두 귀가 종일 위대한 음악을 듣는다면, 당신의 두 눈이 종일 위대한 미술작품을 접한다면, 당신이 수시로 위대한 건축물과 온몸으로 만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라. 두근거리지 않는가? 또한 자연과 자주 만나라. 위대한 작가들과 위대한 사상가들과 위대한 예술가들과 위대한 건축가들의 공통점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수시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당신의 내면과 만나라. 처음엔 내면의 목소리가 안 들리겠지만 오래 머물다 보면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인데, 자기 영혼의 목소리를 따르는 삶, 돈이 아니라 진리를 따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만약 이렇게 공부했다면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폴레폴레 카페에서 하는 빈곤층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움을 받고 싶은 사람이 가르침으로 인해서 더욱 자극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 활동을 하면서 항상 감사할 일만 생기진 않는다고 한다. 사람한테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아픔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신은 크게 성장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꿈꾸는 존재로


입지 ㅣ 강력한 이유는 강력한 행동을 낳는다


아테네의 평범한 귀족 청년이었던 플라톤은 스무 살 때 소크라테스를 만났다. 그리고 인문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에 대해서 배웠다. 만일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당시 아테네 젊은이들처럼 '생각'없이 살았다면 과연 그는 서양 역사상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 되었을까?


생각한다는 것은 단순히 머리를 굴리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이성을 통해 사고하는 것, 칸트의 말을 빌리면 '철학함'을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스무 살 때 {플라톤의 대화편}을 통해 소크라테스를 만나면서 두뇌가 새롭게 열리는 것을, 그리고 황홀한 느낌이 빈약한 내면을 채우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세계를 플라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 교사가 되기 위해 불합리한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 사회라는 시스템 안에 노예로 사육당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절실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그것이 경제적 자유를 줄 수 있고 시간의 자유를 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였고 이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하루에 약 6만 번의 생각을 하고 99.9퍼센트는 어제와 똑같은 공상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매일 6만 번씩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한다면, 온 머리와 마음을 매일 6만 번씩 소크라테스처럼, 공자처럼, 플라톤처럼, 세종처럼, 율곡처럼, 퇴계처럼 생각한다면 당신이 세상의 주인공이 안 되는 게 이상할 것이다.


당신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당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인문학 강의를 듣다 보면 "인문학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학문이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들지 못하는 것은 돈이다 때문에 우리는 돈을 멀리해야 한다" 란 얘기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 돈을 멀리하고 사람을 가까이할수록 우리 사회는 보다 더 행복한 곳이 될 겁니다. 한편, 이 사회구조 아래서는 그 누구도 돈이 없으면 인간답게 살기 어렵습니다. 나는 앞으로 당신이 공자나 소크라테스처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평천하를 위해 열국을 주유하거나 진리를 위해 독배를 들라는 의미가 아니라 동서양 인문학의 시작이자 끝인 두 사람이 돈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라는 의미입니다. 공자의 집은 평민과 비교할 때 최소 여섯 배 이상 컸고, 연봉으론 한 사람이 280년 동안 먹을 수 있는 곡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평민 정도였지만 제자들이 귀족 가문 출신이었기에 귀족 문화를 접했습니다. 결국 이 둘도 극빈층에 가까운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물질적인 삶을 산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했습니다. 즉 물질적인 것이 내면세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엄청 가난했더라도 우리가 아는 소크라테스가 되었을 것이란 겁니다. 돈과 인문학의 간격 때문에 고민하고 방황할 시간에 소크라테스, 공자, 맹자, 율곡, 퇴계 같은 인문학 그 자체인 학자들의 정신과 삶에 대해서 깊이 연구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들의 정신과 삶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치열한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하였다.


"'돈'으로 상징되는 현실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려면 인문 고전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이끌어 내어 삶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기술이 바로 어떤 책을 한번 읽었을 때 그 내용을 전부 사진으로 찍어서 뇌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단 1초 만에 불러 낼 수 있는 포토그래필 메모리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가지고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이런 예를 들겠습니다. 벼룩은 자기 몸의 200배 이상을 뜁니다. 근데 이 벼룩을 유리병에 가두어 뚜껑을 닫아버리고 시간이 지나 뚜껑을 열면 벼룩은 유리병의 높이밖에 못 뜁니다. 결국 할 수 있는데 스스로 능력을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당신도 스스로 '바보'라고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 천재이고 또라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능력을 얻어 업무 효율을 높여 더욱 인문학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두뇌의 능력을 무한히 신뢰하기 위해선 첫째, 두뇌 관련 책을 많이 읽으세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들을 총동원해서 당신의 뇌가 얼마나 위대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알려줄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당신 안의 잘못된 믿음은 자연스레 무너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믿음이 들어설 겁니다. 둘째, 자기 계발 서적을 많이 읽으세요. 당신의 두뇌 안에 긍정적인 사고 회로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셋째, 두뇌 관련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세요. 넷째, 두뇌 관련 강의나 자기 계발 강의를 많이 들으세요. 다섯째, 스스로에게 칭찬의 말을 많이 해주세요. 여섯째, 타인에게 칭찬의 말을 많이 해주세요. 나만 아는 이기적인 뇌는 결국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뇌는 행복해집니다. 일곱째, 감사 일기를 쓰세요. 여덟째, 되도록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세요. 사랑과 행복과 감사로 가득 차 있는 두뇌가 결국 위대한 성장을 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최고의 업무 수행능력을 갖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이 세상을 보다 더 아름답고 인간다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즉 사랑을 위해서입니다."


"아인슈타인은 특허국 말단 공무원 시절 하루 평균 여덟 시간을 직장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때 그는 늘 산더미 같은 특허 서류를 심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동료들과 비교할 때 약 세 배 빠른 속도로 업무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물리학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다산이 관직에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정조대왕이 그에게 수레 한 대 분량의 문서를 맡겼습니다. 그 문서들을 과천, 광주, 안산, 용인, 시흥, 수원 등 여덟 개 도시에서 7년 동안 보고한 식목 관련 문서인 식목부였습니다. 정조대왕은 다산에게 한 권 분량으로 줄이라는 지시를 내렸고 다산은 종이 한 장으로 정리해냈습니다.이 두 사람은 인문학을 활용해서 포토그래픽 메모리 능력을 일깨우고 직장에서 최고의 업무능력을 발휘하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입니다. 인간은 직장생활을 하는 존재입니다. 인문학은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합니다. 이는 인문학의 본질입니다. 한편으로 인문학은 인간으로 하여금 탁월한 능력을 갖게 해야 합니다. 이는 인문학의 활용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


"{근사록}은 성리학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책입니다. {근사록}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먼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내라. 그리고 힘이 남으면 인문학을 하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않고 인문학을 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때, 현실에 맞서 싸울 때 가장 인간답고 또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문고전을 읽을 때에는 인문고전 - 인문고전의 반열에 오른 해설서 - 해설서 - 만화 순으로 읽어야 한다. 이유는 인문고전만큼은 어떻게든 읽게 되고 어렵고 방대한 인문고전의 내용을 쉽고 빠르게 정리할 수 있어서이다. 만화 인문고전이나 인문고전 해설서가 전혀 쉽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때려치게 되고 다시 붙들고 때려치는 것을 반복하며 겨우 해설서를 읽었을 땐 인문고전을 읽을 용기가 안 나는 결과를 맞이하기 때문에 저자는 더욱 강조합니다. 


경제는 경세제민의 준말이다. 이는 세상을 잘 다스려서 생활이 곤궁한 백성을 구한다는 것이다. 지금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자, 인문학을 활용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라. 지금 경제적으로 자립한 자,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제하는 데 재물을 써라
경제는, 인문학이다.


물음 ㅣ 얻으려면 구하라


철물점 주인에게 빌린 싸구려 마차에 피아노와 재봉틀을 잔뜩 싣고는 시골 마을들을 돌아다니면서 농부들을 상대로 세일즈를 하는 청년이 있었다. 이 청년은 힘겹게 돈을 모아 정육점을 열었고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돈을 모았다. 그러나 변심한 동업자가 돈을 가지고 튀는 바람에 다시 망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처럼 세상을 원망하고 신세를 한탄하고 인간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 더 뜨거운 삶을 긍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청년은 다시 찾아오는 손님을 10년 넘게 애꿇는 마음으로 찾고 또 찾은, 목숨을 나눠줘도 아깝지 않을 가족처럼 대했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반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1년의 징역형과 함께 회사에서 잘리게 된다. 나중에 이 청년은 망해가던 정육점용 저울과 커피 분쇄기를 제조하는 회사의 사장으로 부임하여 think 할 것을 외쳤다. 이 회사가 IBM이다. 그리고 think는 단지 머리를 잘 써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위해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을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토머스 j. 왓슨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회 공헌을 한 기관을 만들었다.


IBM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 세계의 석학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만일 토머스 J. 왓슨이 Think를 사훈으로 내걸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IBM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4만 배 넘는 주가 상승이라는 IBM의 기적 뒤에는 Think가 있다. 그리고 특허가 5900여 개에 달하는 세계 최다 특허 보유 기업, 직원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를 5명이나 배출한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 {포춘}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빛나는 타이들들 뒤에도 역시 Think가 있다"


우리나라의 정부 기관들과 대학들과 기업들은 이에 본받기 위해서 수십 년동안 Think Month, Think Hard, Think simple, Think Future 등 think 전략을 뜨겁게 실천했다. 하지만 결과는 보잘것없었다. 


우리는 think를 '생각하다'로 알고 있다. 하지만 think의 해석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 미국의 think는 우리나라의 '효도'처럼 심층에 문명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 Think의 기원은 라틴어 '코기토'다. 라틴어 '코기토'의 기원은 그리스어 '도케오'다. 그리스어 - 영어 사전은 '도케오'를 이렇게 해석한다.

to think / to believe / to appear / to count for something

라틴어 - 영어 사전은 '코기토'를 이렇게 해석한다.

to think / to consider / to have one's opinon / to have in mind / to expect / to imagine

영어 - 영어 사전은 Think를 보통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use one's mind / to have opinion / imagine / consider somebody or something / have an idea to remember somebody or something


그리스어 '도케오'의 명사형은 '독사'다. '독사'의 사전적 의미는 what one thinks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생각'이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독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독사'를 영혼이 하는 올바른 생각이 아니라 육체가 하는 잘못된 생각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이 반드시 버려야 할 것으로 규정했다. 대표적으로 플라톤은 {국가}에서 어릴 때부터 목과 팔다리를 결박당한 채 동굴에 갇힌 사람들이 동굴 벽에 비친 바깥세상의 그림자를 보고서 진짜 바깥세상의 모습으로 생각하는 것을 가리켜 '독사'라 칭했다.


그렇다면 '독사'와 반대되는, 즉 '영혼이 하는 진짜 생각'이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절대 변하는 일 없이 영원히 존재하는 진리의 세계를 인식하는 행위였다. 그들은 이 행위를 일러 '노에시스'라 칭했다. 그리고 오직 철학하는 사람만이 '노에시스'를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서양 인문학과 신학의 스승이라 불리는 사람이다. 그의 저서들은 지난 1600년 동안 서양 천재들의 필독서였다. 만일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지 않았다면 꼭 읽기를 추천한다. 이 책은 데카르트 , 파스칼, 키르케고르, 비트겐슈타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과연 당신이 이 책을 되풀이해서 읽는 즐거움에 빠진다면 당신의 내면에 반드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활동하던 시기는 플라톤이 세운 철학 학교인 아카데이아에 뿌리를 둔 아카데미 학파가 득세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완전한 것, 즉 진리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인간의 두뇌, 마음, 감각기관을 통해서 얻은 정보도 불확실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당신은 지금 조영현의 글을 읽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꿈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은 이게 꿈이 아니라는 증거를 댈 수 있는가? 물론 당신은 볼을 세게 꼬집어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이 느끼는 통증을 증거로 댈 수도 있다. 그런데 그 통증마저 조작된 것이라면? 이에 반증할 수 없다면 당신은 속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생각, 의견, 감정, 기억 등등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회의주의는 무신론과 공산주의를 낳을 만큼 무시해버릴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다. 만약 회의주의가 없었다면 인류의 불행은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을 바로 잡고 싶어서 '시 팔로르 에르고 숨', 즉 "만일 내가 속고 있더라도, 나는 존재한다"를 무기로 꺼냈다. 만일 악마가 나를 속여서 거짓인 것을 사실로 믿게 만들고 있더라도 그 악마에게 속고 있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내가 속고 있다는 그 자체가 내가 존재한다는 증거라는 의미다. 이렇게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나'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나'의 존재를 증명함으로써 가족, 타인, 세계, 우주의 존재 또한 증명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만든 하나님의 존재도 증명했다고 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모든 일을 고대 그리스의 '노에시스'에 해당하는 '코기토', 즉 철학적 사고를 통해서 해냈다. 


새로운 철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기존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의심하고 부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절대적인 의심과 부정의 체에 걸러지지 않고 살아남은 순수한 사상을 새로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데카르트는 {성찰}과 {방법서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일생에 한 번은 기존에 내가 참된 것으로 인식했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뒤집어엎어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새롭게 토대를 쌓아야 한다. 그래야 확고부동한 새로운 인문학을 세울 수 있다"


"나는 앞으로 오직 진리만 탐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털끝만큼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은 전적으로 거짓된 것으로 규정하고,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 속에서 절대로 의심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내 안에 존재하는 가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나'의 존재는 절대로 의심할 수 없었다. 데카르트는 '코기토'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코기토 에르고 숨'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을 새로운 철학의 출발점이자 제1원리로 삼았다.


데카르트의 코기토는 영구의 로크와 독일의 칸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니까 데카르트의 이성 중심의 사고방식, 즉 합리주의는 로크가 영국에서 경험론을 체계화하고, 칸트가 독일에서 관념론을 탄생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앞에서 영어 think의 직접적인 기원은 라틴어 '코기토'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라틴어 '코기토'는 데카르트의 '코기토 에르고 숨'을 의미한다. 즉 데카르트의 인문학을 모르고서는 '코기토'를 알 수 없다. 이는 곧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모르고서는 think의 진정한 의미 또한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데카르트는 비록 기존의 모든 인문학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이문학을 하겠다며 '코기토 에르고 숨'을 들고 나왔지만 이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시 팔로르 에르고 숨'을 응용한 것에 불과하니, 아우구스티누스의 인문학과 신학을 모르고서는 '코기토'와 think의 문명적인 의미를 알 수 없다. 결국 미국의 think는 다음 세 가지 정신을 알아야 한다.


첫째, {성경}에 기반한 프로테스탄티즘, 즉 청교도 정신

둘째, 서부 개척 시대에 탄생한 프런티어 스피릿, 즉 개척 정신

셋째,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프래그머티즘, 실용주의 정신


이렇게 놓고 보니 think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면 서양 문명 전체를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것은 맞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길을 잃고 방황했던 것은 think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 채 think를 했기 때문이다. think의 심층적인 의미는 새로운 인류 문명을 설계하고 창조한다는 것인데 이를 단순히 두뇌를 잘 쓰는 행위 정도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토머스 j. 왓슨의 think는 '컴퓨터로 새로운 인류 문명을 창조한다'이고, 빌 게이츠의 'think  week'은 'IBM을 뛰어넘는 컴퓨터 문명을 창조하는 시간을 보낸다'이며, 스티브 잡스의 'Think Different'는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컴퓨터 문명을 창조하라'인데 이를 '머리를 잘 굴려서 세상이 원하는 멋진 컴퓨터 상품을 내놓으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했단 것이다. 만일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인문학에 무관심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로 노동을 하러 가야 할 수도 있는 불행한 미래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다음 세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 think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둘째, 문명을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의미의 think를 시작해야 한다. 셋째, 지금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미래 문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인문학은 인공지능의 뿌리이자 줄기이자 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70여 년 전에 '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최초로 언급한 에이다 러블레이스는 유럽 인문학과 예술의 사조였던 낭만주의에 큰 족적을 남긴 시인 바이런의 딸이었다. 에이다 러블레이스로 하여금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 '해석 기관'의 창시자 찰스 배비지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다.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찰스 디킨스, 토크빌, 멘델스존 같은 천재들을 초청, 인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파티를 여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삼은, 뼛속까지 인문학자였다. '인공지능' 연구를 최초로 시작한 워런 매컬러는 예일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했고, 그는 의사이자 시인이었다.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 튜닝은 수학자이자 논리학자였다. 그리고 비트켄슈타인에게 직접 토론식 철학 교육을 받은 철학도이자 철학자였다. 후에 논문 {계산 기계와 지성}은 논리학과 생물학의 관계를 확립했는데, 지극히 철학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MIT에 최초의 인공지능 연구소를 세운 마빈 민스키는 미국 최고의 인문학 사립학교인 필립스 아카데미 출신으로 하버드 대학생 시절 전공보다는 인문학, 특히 심리학과 철학에 몰두했고, 인공지능의 세계에 입문한 뒤로는 인문학적 능력을 총동원, 인공지능 철학을 개척하면서 인공지능 사상가로 거듭났다.


라이프니츠는 여섯 살 때 법학자이자 도덕철학 교수였던 아버지에게 당대 최고 수준의 인문학 서재를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그는 여덟 살 때부터 인문학 서재에서 살다시피 했고 책을 거의 다 읽었을 때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결국엔 컴퓨터의 시작인 이진법을 만들기까지 한다. 


작가는 라이프니츠의 인문학 독서법에 대해서 소개한다.


각 분야의 대표적인 고전들을 엄선해서 읽되, 책의 내용과 저자의 생각 시스템이 완벽하게 자기 것이 될 때까지, 원전을 반복해서 읽고, 필사하는 방법이다. 만일 당신이 서양 고대사 분야의 대표적인 책인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는다고 하자. 당신은 저자와 책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즉 헤로도토스가 누구인지, {역사}가 왜 쓰였는지 등에 대해 무지하다. 그리고 그리스어를 전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역사}를 원전으로 읽는다. 그것도 당신의 두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인해 책이 녹아 없어질 정도로 치열하게 읽는다. 책의 내용이 이해가 되고 안 되고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전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그냥 건너뛴다. 그렇게 당신은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필사를 한다. 그리고 당분간 {역사}를 손에 잡지 않는다. 일종의 숙성 기간을 갖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거짓말처럼 어떤 순간이 찾아온다. 책의 내용과 저자의 생각 시스템이 내 것이 되는 마법의 순간, 두뇌에서 지혜의 문이 열리고 가슴에 깨달음의 빛이 비치는 황홀한 순간, 두뇌에서 지혜의 문이 열리고 가슴에 깨달음의 빛이 비치는 황홀한 순간이 찾아온다. 


컴퓨터의 언어인 이진법은 사서삼경 중 하나인 {역경}, 즉 {주역}에서 탄생했고, 라이프니츠가 재발견했다. C, C++, JAVA 같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본 원리인 '기호 논리학'은 라이프니츠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을 연구하다가 구상했다.


인공지능의 모체인 컴퓨터는 과학, 공학, 과학 기술이기 이전에 인문학이다. 그것도 라이프니츠 이후로 수백 년 동안 수학, 과학, 공학, 기술과 치열하게 결합하면서 새로운 인류 문명으로 거듭난 실용 인문학이다. 즉 컴퓨터의 인문학은 문명적 의미의 Think 그 자체다. 만일 빌 게이츠의 "만일 인문학이 없었다면 컴퓨터도 없었을 것이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는 말을 '역시 인문학을 해야 창의성이 생기고 빌 게이츠처럼 될 수 있는 거구나 앞으로 {논어}, 플라톤 열심히 일어야 겠네'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미래는 없을 것이다.

"라이프니츠 이후로 수백 년에 걸친 실용 인문학의 토양이 있었기에 컴퓨터라는 거대한 나무가 탄생할 수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화려한 꽃이 필 수 있었구나. 우리도 앞으로 문명적 의미의 think를 통해 실용 인문학의 토양을 만들어야겠구나"로 넓히지 못한다면 말이다.


생각 ㅣ '그'의 생각이 아닌 '나'의 생각을 하라


토머스 j. 왓슨이 설계한 IBM의 Think는 1. 독서하라. 2. 경청하라 3. 토론하라 4. 관찰하라 5. 생각하라 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독서하라 는 말 그대로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인문고전을 말이다. 토머스 j. 왓슨 주니어는 자신과 아버지의 IBM 경영 이야기를 다룬 {IBM 창업자와 후계자}에서 임직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던 앨 윌리엄스의 실례를 통해 이렇게 조언한다.


1. 하루 일과를 철저하게 계획할 것

2. 아침 7시에 일어나서 30분에서 90분 정도 운동을 할 것

3. 정시에 출근할 것

4.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반드시 1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인문고전을 읽을 것

5. 잠들기 전에 클래식을 들을 것

6. 1 ~ 5의 방법으로 매일 스스로를 향상해나갈 것


경청하라 는 인문학적 경청을 하라는 의미다. 나 자신과 주위 사람들, 세상의 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고 실천하라는 것이다. 왓슨은 늘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마음이 원하는 길을 걸었다. 그는 친구, 선배, 교사, 부모에게 맞추는 삶이 아닌 자기 내면의 한 인간, 즉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았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행복해야 친구, 선배 부모와도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잘 알았던 것 같다. 물론 이런 선택으로 실패의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자신이 믿는 길을 갔다. 


토머스 J. 왓슨은 IBM을 향한 세상의 소리 역시 잘 듣기 위해 애썼다. 이는 최초의 장애인 고용, 최초의 흑인 영업대표 임명, 최초의 여성 임원 탄생으로 이어졌다. IBM의 장애인 고용은 장애인 고용법이 제정되기 76년 전인 1914년에 이루어졌고, 흑인 영업대표 임명은 미국에서 민권법이 제정되기 18년 전인 1946년에 이루어졌다. 한편으로 그는 기부와 봉사의 삶을 영정적으로 추구했다. 또한 인문학적 지혜를 갖춘 멘토들의 말을 듣기 위해서 IBM을 가장 많은 인문학 강의가 열리는 회사로 만들었다. 


여기서 강의에 대해서 얘기하면 우리나라의 강의는 강사는 열심히 떠들고 청중은 조용히 듣거나 빠른 속도로 필기하는 게 거의 전부다. 그래서 이것을 바꾸기 위해선 이 5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1. 되도록 앞자리에 앉을 것

2. 되도록 강사의 눈을 바라볼 것

3. 열심히 듣기만 하지 말 것

4. 되도록 필기하지 말 것

5. 강의를 녹음할 것


인문학 강의는 '내 생각'을 하기 위해서 듣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인문고전이나 해설서를 읽고서 자기를 잃어버린다. 강의도 정성스럽게 적으면서 자기를 잃어버리고, 강사가 전한 생각의 노예가 된다. 여기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다면 지난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라. 수학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수학 문제를, 교과서나 참고서의 방법이 아닌, 스스로 생각한 당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본 적이 얼마나 있는가? 그리고 수학 수업시간에 진도 나간 내용을 선생님이 알려준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한 적이 얼마나 되는가? 만일 이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면, 당신은 단 한번 도 수학을 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수학은 인류 최고의 수학자들이 발견하고 정리한 수에 관한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류 최고의 수학자들처럼 생각하고 연구해서 새로운 수학적 발견을 하는 것이다. 즉 진정한 수학은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수학은 '생각'하는 것이다.

현란한 언어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거나, 재미있는 내용으로 청중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인문학 강의를 경계해야 한다. 청중으로 하여금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강의시간 내내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음으로써 청중을 의아하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드는 인문학 강의를 선호해야 한다. 그리고 청중에게 생각하고 또 생각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 청중을 탈진 상태로 몰아가는 인문학 강의를 추구해야 한다. 학교나 학원 수업 같은 일방통행식 강의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강사와 청중의 생각이 뜨겁게 교류하는 지적 교류의 장이 들어서게 해야 한다.


인문학 강의를 들면서 '생각'을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강사의 지적 세계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야 한다. 강사의 저작과 인터뷰를 챙겨보고 주요 내용을 깊게 사색해 봐야 한다. 그래야 강의 내용을 강사의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강사의 내공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치열한 노력을 통해 나 자신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강의 당일에는 되도록 한 시간 일찍 강의실에 가서 강의자의 시선을 경험해 보고 그 장소에서 무엇을 듣게 될지를 상상해보라. 이 과정을 통해 강의라는 이름의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는다면, 당신의 두뇌는 작가나 강사에게 빨려 들어가고 말 것이다.


그리고 앞자리에 앉아서 강사와 눈을 마주치면 지속적으로 뇌를 긴장시킬 수 있다. 필기를 하다 보면 생각을 수긍하게 되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강의를 녹음해서 녹음본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강사의 수준에서 강의가 이해되기 시작한다. 이때가 강의 내용을 완벽에 가깝게 이해할 것이고 그 순간이 필기의 적정 시기다. 단순히 강의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과 강사의 생각이 어우러진 이해, 즉 나를 발전시키는 생각을 적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각을 실천으로 이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논어}를 읽고서 변화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논어}를 읽은 것이 아니다." 생각하지 않는 인문학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다시 돌아가서 '토론하라'는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과정을 통해서 발견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토론하면 논쟁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논쟁을 통해서 변화하거나 성장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도리어 마음에 상처만 입고서 다시는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심지어는 다시 토론에 휘말리게 될까 봐 독서조차도 멀리하게 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본다. 바람직한 토론은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대화 형식의 지적 교류다.  우리는 말싸움에 치우치고 책을 읽고 생각했거나 느낀 점을 말하는 식의 토론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깨기 위해선 일제강점기 이전의 토론문화를 많이 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토론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라는 책을 권한다.


'관찰하라'는 독서하고 경청하고 토론한 것을 토대로 세상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라는 의미다. 왓슨 부자는 인류 문명과 세계 산업의 흐름을 주의 깊게 관찰함으로써 컴퓨터 산업의 도래를 확신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가 주도한 원자 폭탄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보다 더 많은 돈을 컴퓨터 개발에 투자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생각하라'는 읽고, 듣고, 토론하고, 관찰한 것을 토대로 문명을 개선하거나 창조하는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컴퓨터 개발에 미쳐 있는 20대들은 집단 중심이고 권위적이고 규칙을 중요시하는 아버지 세대와 달리, 그들은 개인 중심이고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규칙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왓슨 주니어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IBM 펠로'를 만들었다. 이렇게 컴퓨터 문명의 문을 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특별한 인문학 공부법 11가지

그는 서른여섯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인문학 공부를, 그것도 인문학 학교에 막 입학한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했던 라틴어 어형 변형부터 시작했다. 이렇게 늦게 시작한 이유는 여섯 살부터 열 살까지 기술 예비학교에 다녔고, 열한 살부터 열세 살까지 상인 예비학교에 다녔고, 열네 살 때부터 스무 살까지 피렌체의 금세공사이자 미술가였던 베로키오의 작업실에서 교육을 받았다. 즉 마흔이 될 때까지 인문학이 뭔 지조차 몰랐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만의 인문학 공부법으로 사고의 혁명을 일으켰고, 인문고전을 집필한 천재들을 뛰어넘는 인문학적 Thinking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당시 밀라노에 널리고 널린 중간급 장인에서 위대한 천재가 되었다. 


첫째, 자기 암시를 하라. 그는 인문학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편안하게 살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히곤 했다. 더군다나 본업이 미술이었기 때문에 인문학을 공부하기보다 미술에 집중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나 자신을 개발해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것이다. 나는 어떤 고된 노동에도 지치지 않을 것이다. 타인들을 위한 봉사도 마찬가지다. 절대로 지치지 않을 것이다. 이게 바로 나의 축제 같은 삶을 위한 모토다." 


그는 스스로에게 이런 주문을 걸었다. '위대한 존재로 선택받은 인간은 자신의 결심을 절대 바꾸지 않는다. 나는 그 어떤 방해물 앞에서도 결심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인문학 분야에서 뛰어난 존재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다. ',  '나는 그 어떤 좌절이 닥쳐와도 인문학을 공부하기로 한 결심을 바꾸지 않는다'


둘재, 원전을 읽어라. 인문고전을 원전으로 읽기 위해 라틴어까지 공부했다. 

셋째, 원전을 필사하라. 그는 라틴어 문법책과 수학, 과학 관련 책들도 손수 베껴 썼다.

넷째, 홀로 사색하라. 만일 친구나 가족, 다른 사람이 있으면 반쪽만 사색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뒤로하고 도시를 떠나 산과 계곡이 있는 자연으로 향해서 영혼 가득한 사색을 경험해야 한다.

다섯째, 잠들기 전 사색하라. 그는 매일 공부하고 연구한 것을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다시 한번 정밀하게 생각해 보는 습관이 있었다. 우리가 잠들 때, 현재 의식은 잠들어도 잠재의식은 잠들지 않는다. 오히려 활발하다. 이런 잠재의식은 천재성과 너무 관련이 있다.

여섯째, 인문학 공부 노트를 써라. 그는 이 세 가지를 꼭 썼다.

1. 새롭게 알게 된 인문학적 지식

2. 이를 토대로 사색한 내용

3. 지식과 사색의 적용, 즉 관찰하고 실험한 내용

일곱째, 작가와 함께하라. 그는 위대한 작가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숭배했다. 마치 아이돌 팬인 것처럼 빠져 들었다. 특히 자기 시대의 유명 작가였던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의 책을 미친 듯이 읽었고 알베르티처럼 쓰기 위해 노력했고, 알베르티처럼 살고자 애를 썼다. 나중엔 작가와 친구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여덟째, 도서관을 사랑하라. 그는 밀라노로 가서 작업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었지만 도서관에서 6개월 넘게 사는 것을 선택했다. 결국 이 기간 동안 도서관의 모든 지식을 빨아들였다고 한다.

아홉째, 인문학 서재를 만들어라. 인문학을 진지하게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인문학 서재를 꾸미게 된다. 다빈치도 똑같았고 처음엔 한 권의 책도 없었지만 아이비리그 인문학 교수들보다 더 많은 책을 소유하였다. 다빈치의 서재를 보면 그의 다방면에 걸친 창조성의 원천은 책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신학, 문학, 역사, 철학, 과학, 수학, 의학, 해부학, 건축학, 군사학, 지리학, 지질학, 천문학 등 다방면의 책을 소유하고 있었다.

열째, 인문고전을 극복하라. 다빈치는 인문고전을 읽을 때 보통 다음 세 단계를 거쳤다.

1.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 2. 저자의 생각 시스템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적용하기 3. 저자의 생각 시스템을 뛰어넘는 생각 시스템 만들기

그는 인문고전의 저자들보다 자기 자신을 더 소중히 여겼다. 인문고전을 많이 읽을수록 저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제아무리 위대한 저자의 책이라도 반드시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과 인간 세상과 자연계에 적용해보았다. 그래서 '옳다' 또는 '도움이 된다'라고 판단한 내용은 적극적으로 취하고, '옳지 않다'라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한 내용은 과감하게 버렸다. 

열한째, 자주 휴식하라. 몸과 마음에 충분한 여유를 누렸다. 그래야 휴식 없이 독서하고 일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열 가지 생각 공부법

아인슈타인은 열세 살 때 막스 탈무드에게 유클리드를 소개받았고, 열네 살 때는 칸트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거의 매일 고통스러울 정도로 독서하고 토론하고 사색했고 때때로 깨달음의 환희에 사로잡혔다. 아인슈타인에게 천재적 사고와 상대성이론이 찾아오기 전에 10년 넘는 인고의 자기 교육 시간이 있었음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이미지로 생각하라. 아인슈타인은 "이미지는 본질이고, 숫자나 기호는 현상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먼저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내가 그 이미지들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된 뒤에야 비로소 내 생각을 말이나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라고 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예술을 하면 이미지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둘째,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라. 여느 음악들과 달리 클래식은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위대한 음악가들의 내면에 존재했던 찬란하고 아름다운 소리가 듣는 이의 두뇌로 쏟아져 들어와서 1000억 개에 이르는 뇌세포들을 하나하나 새롭게 빛나게 한다.

셋째, 도서관에서 생각하라. 다빈치처럼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다. 크리스마스에 휴관한 도서관을 다시 열게 싸웠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넷째, 작가처럼 생각하라. 상대성이론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빛줄기 위에 올라탄 나 자신을 상상하기'는 당시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아론 베른슈타인이 쓴 '내가 전기가 되어 전선을 통과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한편으로 아인슈타인은 다빈치처럼 작가를 존경하고 사랑했는데, 자신에게 철학적으로나 물리학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책을 집필한 에른스트 마흐가 오스트리아 빈의 근교에서 반신이 마비된 채 외롭게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프라하에서 작가의 집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다섯째, 자기 머리로 생각하라. 아인슈타인은 갈릴레오, 뉴턴, 맥스웰, 로런츠의 이론을 치열하게 공부했고, 이들의 생각 시스템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애썼고 그 결과로 상대성이론을 구축했다. 즉 위대한 학자들의 생각을 빌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 생각을 오직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사용했다. 그는 자신의 머리고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여섯째, 생각을 글로 표현해라. 하루 중 오후 시간에 무조건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는 습관을 평생 동안 유지했다. 

일곱째, 생각을 실천하라. 아인슈타인은 학창 시절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고는,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군중과 거리를 두어야 하고 오직 자신의 생각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깊이 빠져들었다. 이후 아인슈타인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그렇게 살면 집단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지켰다.

여덟째, 토론하라. 당대의 유명 작가라든가 유명 지식인이 아니면 일절 토론을 하지 않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달리 아인슈타인은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토론했다. 철학과 역사를 가르치던 선생님의 집에서 하숙하면서 선생님은 물론이고 자기 또래의 선생님 딸들과 매일 몇 시간씩 철학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특허청 공무원을 그만두고 대학교수가 되었을 때도 수업시간 내내 제자들과 토론만 했다. 

아홉째, 청강을 완성하라. 아인슈타인이 세계 과학계의 정점에 서 있을 때 애송이 물리학자였던 하이젠베르크의 강의를 맨 앞에서 가장 열성적으로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다른 청중이 나갈 때 남아서 강사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집으로 초대하여 철학적, 물리학적 사고와 그 배경이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이해될 때까지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들었다. 그러니까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청가의 완성, 즉 강의를 제대로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열심히 듣는 것을 넘어서 일대일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강사의 생각 시스템을 완벽에 가깝게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열째, 겸손하라. 아인슈타인은 인류 지혜의 보고인 인문고전의 세계 앞에서 평생 자신을 낮추었다. 그리고 겸손의 깊이만큼 지혜의 높이도 올라갔다.


영어 think의 기원인 그리스어 '노에시스'는 철학, 즉 '필로소피아'를 의미한다. 필로소피아는 '지혜를 사랑하다'라는 의미다. 즉 think는 사랑이다. 당신의 생각이 사랑으로 충만하길 빈다. 인문학의 목적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천 ㅣ 5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 공부법

루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나오는 페리클래스의 추도 연설을 읽고,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 위대함을 사색해 보고 고대 그리스 사회의 노예제도와 여성과 아동의 지위에 대해 알아본 뒤 페리클레스의 추도 연설을 다시 읽고,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 한계에 대해서 사색해 보라.


또한 미국 민주주의 위대함에 대해 사색해보라. 미국 독립선언문과 미국 헌법 등을 읽고, 미국 시민단체들의 활약상에 대해 알아본 뒤 사색해봐도 좋다. 그리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인디언 학살과 흑인 노예제라는 폭력적 기초 위에 서 있다는 사실과 미국이 오랫동안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사색해 보고 이를 고대 그리스와 비교해 보라.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가 오히려 국민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이자 정치가였던 니콜라 드 콩도르세의 '콩도르세의 역설'과 투표제도가 불완전한 것임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케네스 애로의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에 대해 알아보고 사색해 보라


위 과정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 보라고 저자는 제시합니다. 또한 인문고전이 집필된 역사적 배경, 저자의 생애와 사상, 그 핵심 내용과 결론 등에 관한 단편적인 지식을 쌓은 뒤 이를 토대로 생각하고 의견을 정립하는(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하는 것이지만) 행위를 '사색한다'로 이해하는 것이 사색조차도 입시공부로 하고 있었음을 말하며 이를 깨 부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색 공부법 01 위대해지려고 각오한 사람만이 위인이 될 수 있다. 입지 하라


'입지 하라'는 뜻을 세우라는 것으로, 사색의 목적을 가지라는 의미다. 동양의 천재들은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고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성인군자가 되는 것을 사색의 목적으로 삼았다. 서양의 천재들은 철학적 탐구를 통해 진리를 발견하고, 진리를 실천하는 삶을 사는 사람, 즉 소크라테스 같은 위인이 되는 것을 사색의 목적으로 삼았다. 


율곡은 {격몽요결}의 첫 장인 '입지장'을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인문학을 시작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저 입지 해야 한다." 그리고 {성학집요}의 실직적 첫 편인 {수기} 편 '입지장'을 이렇게 열고 있다. "인문학은 입지가 우선이다. 뜻을 세우지 않고 인문학적 성취를 이룬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율곡은 입지의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1. 이 세상에서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내 마음임을 인정한다.

2. 나의 본성과 공자 같은 성인의 본성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인정한다.

3. 나는 성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나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달리 먹는다.

4. 인문고전에 나오는 성인들의 말을 진실로 믿는다.

5. 현실에 안주하면서 적당히 살려고 하는 나 자신과 용감하게 투쟁하면서 성인들의 말을 실천하는 삶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렇게 입지를 한 뒤에는 혁구습, 즉 여덟 가지 나쁜 옛 습관을 타파하고, 구용과 구사, 즉 아홉 가지의 바른 몸가짐과 사색을 통해 입지를 완성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입지 한 사람이 반드시 깨뜨려야 할 옛 습관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마음과 뜻을 게을리하고, 몸가짐을 제멋대로 하며, 그저 편안하고 한가롭게 지내기만을 생각하고, 원칙과 법도에 맞게 사는 삶을 보내는 것이다.

둘째, 항상 돌아다니는 것만 생각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지키려고 하지 않으며, 여기저기 어지러이 드나들고, 헛된 말만 하면서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셋째, 세상 사람들과 같은 것을 좋아하고 다른 것은 싫어하며, 세상 풍속을 따라 하는 일에 열중하고, 조금이나마 자신을 고치려고 하다가도 남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넷째, 말과 글로 세상 사람들에게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경전에 있는 문장을 가져다가 겉보기에만 그럴싸한 글을 짓는 것이다.

다섯째, 별 내용도 없는 편지 쓰기에 공을 들이고, 술 마시기와 거문고 연주를 업으로 삼아 한가롭게 세월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깨끗한 운치를 가진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여섯째, 자신처럼 한가롭게 노는 사람들을 모아서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배불리 먹고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면서 남과 다투고 싸우기를 일삼는 것이다.

일곱째, 돈이 많고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가난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며, 저렴한 옷을 입고 싼 음식을 먹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여덟째, 좋아하고 즐기려는 욕망을 절제하지 못해 이를 마음속에서 끊어 없애지 못하고, 재물과 이익과 음악과 여색에 깊이 빠진 나머지 이를 달콤하게 여기는 것이다.


혁구습을 통해 인문학의 세계에 진입한 사람은 구용을 통해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로잡을 수 있고 구사를 통해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할 수 있다. 


구용은 다음 아홉 가지를 이른다.

첫째, 족용중, 두발에는 무거움이 있어야 한다.(몸을 가볍게 놀리지 말라는 의미다. 하지만 어른의 부르심에는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둘째, 수용공, 두 손에는 공손함이 있어야 한다. (손을 아무렇게나 놀리지 말라는 의미다. 일이 없을 때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손을 생각 없이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 목용단, 두 눈에는 단정함이 있어야 한다.(눈을 단정하게 뜨라는 말이다. 곁눈질하거나 흘겨보지 말고)

넷째, 구용지, 입에는 고요함이 있어야 한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니면 입은 항상 다물고 있으라는 의미다)

다섯째, 성용정, 목소리에는 맑음이 있어야 한다 (말을 할 때 조용하고 차분하게 하라는 의미다. 기침 , 재채기, 하품 등을 하면서 산만하게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섯째, 두용직, 머리에는 곧음이 있어야 한다. (고개를 똑바로 들고 허리를 곧게 펴라는 의미다. )

일곱째, 기용숙, 기운에는 엄숙함이 있어야 한다.(호흡을 조용하고 고르게 해서 몸 전체에 엄숙한 기운이 흐르게 하라는 의미다.)

여덟째, 입용덕, 서 있는 자세에는 덕이 있어야 한다. (삐딱한 자세로 서지 말라는 의미다)

아홉째, 색용장, 얼굴에는 밝음과 씩씩함이 있어야 한다. (낯빛을 온화하고 단정하게 하라는 의미다. 얼굴에 태만하거나 거만한 빛을 띠지 말라는 것이다)


구사는 다음 아홉 가지를 이른다.

첫째, 시사명, 볼 때는 밝음을 생각하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속까지 깊이 볼 수 있도록)

둘째, 청사총, 들을 때는 총명함을 생각하라 (타인의 말을 들을 때 지혜롭게 경청하면 말에 감춰진 깊은 의미까지 모두 들을 수 있다)

셋째, 색사온, 낯빛은 온화함을 생각하라 (얼굴을 붉히거나 화를 내지 마라)

넷째, 모사공, 몸가짐은 공손함을 생각하라 (단정함과 씩씩함을 생각하면 몸가짐이 저절로 바로 잡힌다)

다섯째, 언사충, 말할 때는 충실함을 생각하라(진실한 말만 하라)

여섯째, 사사경, 일을 생각할 때는 공경함을 생각하라 (오직 그 일에 모든 마음을 쏟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

일곱째, 의사문, 의문이 생기면 질문을 생각하라 (마음속에 의심이 일어날 때 질문을 통해 답을 구한다는 생각을 해라)

여덟째, 분사난, 화가 날 때는 환난을 생각하라 (분노를 참지 못해 생기는 환난을 생각하면 성난 마음을 이치로 다스릴 수 있다)

아홉째, 견득사의, 재물을 볼 때는 정의를 생각하라 (이익을 취하기에 앞서 의로움을 생각하면 불의한 재물을 취하지 않게 된다.)


즉 위대해지려고 각오한 사람만이 위인이 될 수 있다.


사색 공부법 02 당신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거경 구리 하라

거경궁리란 사람과 사물을 지극히 공손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는 상태인 경敬에 거居하면서 궁리, 즉 사색하는 것이다. 


동양의 인문학 천재들은 인문고전은 사색을 위해서 읽는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그리고 사색은 나를 변화시키는 황홀한 깨달음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로 이어지는 황홀한 깨달음이 없는 사색은 헛된 것이라고도 했다. 즉, 서양의 인문학 천재들이 Think를 두뇌의 단순한 작용인 Think와 문명을 창조하고 개선하는 의미의 Think로 구분하는 것과 통한다.


나를 완벽하게 변화시키는 황홀한 깨달음을 불러오는 사색법이 거경궁리다. 그리고 거경궁리의 핵심이 정좌다. 정좌의 정靜은 고요하다 / 맑다 / 바르다 / 온화하다 / 수련하다 등의 의미가 있고 좌坐는 앉다는 의미다. 즉 정좌는 고요하고 바르게 앉아 있는 것이다. 


단정하게 앉아 있기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궁리, 즉 사색해야 한다. 궁리의 첫 번째 단계는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인문고전에서 접한 성인의 관점, 즉 경의 관점에서 정밀하고 엄격하게 들여다보면서 다음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이다.


첫째, 옳고 선한 것

둘째, 옳은지 그른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것

셋째, 그르고 악한 것


궁리의 두 번째 단계는 위 세 가지 생각 중 옳고 선한 것은 마음속으로 실천 계획을 상세하게 세우고,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것은 보다 더 깊은 궁리를 통해 옳고 그름을 명확히 하고, 그르고 악한 것은 버리는 일이다. 이렇게 혼자만의 공간에서 고요하고 단정하게 앉아서 내 마음속의 생각들을 살피고, 정리하고, 정화하는 궁리를 계속해나 가다 보면 어떻게 될까.


첫째, 그동안 나로 하여금 빛나지 못하게 했던 내 안의 게으르고, 나태하고, 이기적이고, 선하지 못한 생각들이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둘째, 나로 하여금 끝없이 흔들리게 하고 방황하게 했던 내 안의 불명확하고 불완전했던 생각들이 서서히 명확해지고 완전해진다. 

셋째, 세상에 조금씩 물들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놓아버렸던 내 안의 밝고 맑고 선하고 바르고 아름다운 본성을 서서히 되찾게 된다.


그렇다면 인문학을 하는 사람은 왜 정좌를 통해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아야 하는 걸까? 그것은 마음을 잃어버린 상태, 즉 마음이 어수선하고, 흐트러져 있고, 세속적인 것을 좇아 밖으로 치달리고 있는 상태에서는 인문고전을 제아무리 열심히 읽더라도 눈 따로 마음 따로인 독서, 즉 헛된 독서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문고전 저자의 마음 상태인 구방심이 되면 비록 단 한 쪽을 읽더라도 인문고전 저자의 정신과 하나가 되는 경지를 체험할 수 있고, 이는 곧 황홀한 깨달음으로 연결돼 나를 완벽하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양의 인문학 천재들은 인문고전을 읽기 전에 반드시 정좌를 했고, 인문고전을 읽다가 마음이 세속적인 것에 빠지려고 하면 즉시 책을 덮고 또 정좌를 했으며, 심지어는 산속에 들어가서 1,2년씩 홀로 살면서 정좌를 했다. 


그런데 정좌를 통해 구방심의 상태가 되었다고 해도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여전히 방심放心 상태인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게 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세속문화에 파묻히게 되며, 먹고사는 문제에 온 신경을 쓰게 된다. 한마디로 애써 되찾은 마음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 잃어버리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현실 세계에서 하는 거경궁리인 ‘정제엄숙’ ‘주일무적’ ‘상성성’ ‘기심수렴불용일물’이다


‘정제엄숙’은 외면을 바르고 엄숙하게 함으로써 내면의 경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몸가짐을 엄정하고 정숙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태도로 사람과 사물과 일을 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일무적’은 마음을 하나에 쏟아붓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일 지금 책을 읽고 있다면 모든 마음을 책에 쏟아붓고,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온 마음을 쏟아붓고, 무슨 일을 하고 있다면 역시 모든 정신을 그 일에 쏟아붓는 것이다.


‘상성성’은 마음을 항상 깨어 있게 하는 것이다


‘기심수렴불용일물’은 밖으로 치달으려고 하는 마음을 거두어들여서 경의 상태로 만들고, 그 마음과 다른 것은 무엇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을 의미하는 한자어 사思의 田는 밭을 의미하는 田이 아니라 두뇌를 의미하는 囟이다. 사思의 모양을 보면 마음 위에 두뇌가 있다. 마음이 바로 서야 생각이 바로 서고, 마음이 깨어나야 생각이 깨어나고, 마음이 깊어져야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넓어져야 생각이 넓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져야 생각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위대해져야 생각이 위대해진다는 것이다. 인문학은 사색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진정한 사색은 놓아버린 마음을 되찾은 상태에서 가능하다. 거경궁리는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는 사색 공부법이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디 있는가


사색공부법 03 전쟁 같은 독서와 사색, 격물치지 하라

격물치지는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완전한 앎에 이른다는 의미다. 여기서 ‘사물’은 우주, 생명, 물질, 에너지 등을 의미하고, ‘이치’는 근본 원리를, ‘파고듦’은 이성적 사고와 과학적 탐구를, ‘완전한 앎’은 진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격물치지를 서양의 언어로 번영하면 ‘우주와 만물의 원리를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과학적으로 탐구하여 진리를 발견한다’가 된다. 


격물치지의 핵심은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여기에는 두 가지 믿음과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두 가지 믿음에 대해 알아보자. 두 가지 믿음은 세 가지 방법의 선행 조건이다.


첫째, 내 마음은 본래 신령스러운 것으로 이미 완전한 앎을 가지고 있다.

둘째, 우주 만물은 모두 이치를 가지고 있다.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문고전에 나오는 글자의 이치를 파고든다. {논어}의 예를 들어보자. {논어}의 핵심은 인仁이라는 글자에 있다. 이는 곧 ‘인’의 의미를 완벽하게 알아야 {논리}의 핵심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인’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인문고전들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주일무적主一無敵의 자세로 ‘인이 무엇인가’를 사색하면서, ‘인’이라는 글자의 이치, 즉 ‘인’의 의미를 극한까지 파고들어 {논어}의 핵심인 ‘인’에 완전한 앎에 이르는 격물치지다.


이에 정약용은 “책을 읽는 중에 그 의미를 깨닫기 어려운 글자를 만나면 그 글자의 근본 뿌리를 알고 그 글자가 쓰인 문장이 완벽하게 이해될 때까지 치열하게 연구하고 사색하라. 그리고 여러 인문고전에서 그 글자가 쓰인 문장을 뽑아서 책으로 엮어라. 이렇게 읽을 때라야만 책의 의리義理를 꿰뚫어 완전한 앎에 이를 수 있고, 단 한 권을 읽고도 수백 권을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둘째, 역사고전 독서를 통해 흥망성쇠의 이치를 파고든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루키디데스의 {펠로론네소스 전쟁사}를 읽으면서 고대 그리스의 흥망성쇠의 원인을 파악하고, 사마천의 {사기}를 읽으면서 유방의 성공 원인과 항우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질서와 혼돈, 안정과 위험, 번영과 쇠퇴의 이치를 파고들되 전체적인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도시 국가인 아테네의 흥망성쇠를 연구할 때는 아테네가 처음 세워진 때부터 마케도니아에게 점령당할 때까지 전체 역사를 살펴야 하고, 유방과 항우의 성공 및 실패 요인을 분석할 때는 이들의 충생부터 사망까지 전체 삶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을 끝으로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적용해 보아 완벽한 답을 얻어야 한다.


셋째, 실제로 우주와 사람과 만물의 이치를 파고드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언어의 이치를 파고들어 한글을 창제하고 자연의 이치를 파고들어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 문명을 일군 것, 아인슈타인이 우주와 시공간의 이치를 파고들어 상대성이론을 탄생시킨 것, 라이프니츠가 수와 논리와 기계의 이치를 파고들어 컴퓨터의 개념과 구조를 창조한 것,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의 이치를 파고들어 새로운 컴퓨터 산업의 시대를 연 것,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인터넷의 이치를 파고들어 구글을 만든 것이 여기에 속한다.


{대학}은 격물치지를 한 사람만이 입지立志를 진실하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는 성의정심誠意正心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고, 성의정심을 이룬 사람만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오늘부터 스스로의 마음을 끝까지 파고드는 시간을 가져라. 내가 왜 태어났는지, 나는 누구인지, 내가 진실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은 어떤 것인지, 나는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지 등에 대해 뜨거운 질문을 던지고, 전쟁 같은 독서와 사색을 하라. 그렇게 나 자신에 관한 앎을 이루었다면 마음을 진실하게 하고 바르게 하는 성의정심으로 나아가라


사색공부법 04 소크라테스처럼, 육체의 한계를 초월해 사색하라


첫째, 사색을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두어라. 일을 하다가 사색할 게 떠오르면 일을 멈추고 사색을 시작하고, 사람들과 만다가 사색할 게 생기면 그들을 피해 혼자만의 공간으로 숨어들어 사색을 시작하고,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사색의 순간이 찾아오면 숟가락을 내려놓고 사색을 시작하고, 잠을 자려는데 불현듯 무언인가가 사색의 문을 두드리면 찬물로 세수하고서 사색을 시작하라.

둘째, 육체의 한계를 초월해 사색하라. 자신의 모든 영혼과 감각을 사색에 쏟아부은 나머지 육체의 존재를 느낄 여지조차 없는 것이었다. 동양 인문학의 표현을 빌리면 거경궁리의 경지에 도달한 완벽한 격물치지였다. 한번 사색을 시작하면 일말의 잡념도 어떤 감각도 허용하지 말라. 잡념이 생길 때마다 마음의 검을 들어 쳐 없애고, 감각이 일 때마다 역시 마음의 검을 들어 쳐 없애라.

셋째,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를 초월하라. 인문학적 사색은 인류의 99.9퍼센트가 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게 사색하는 사람의 존재는 심히 낯설고 이상하게 여겨진다. 하여 군중은 사색하는 사람을 두고서 수군거린다. 타인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을 초월하라. 그들의 눈빛과 의견에 신경 쓰는 순간 사색의 끈은 풀려버리고, 그동안 해온 사색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넷째, 해답을 얻을 때까지 사색하라. 소크라테스도 사색이 쉽지 않았다. 때로는 주위의 모든 사람이 알아챌 정도로 사색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사색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수록 더욱 치열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면 언제 가는 해답이 찾아왔다.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 사색법의 진정한 비밀은 육체의 욕망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서 진리와 만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감히 소크라테스처럼 사색하기에 도전해보아야 가장 깊은 곳에 이를 수 있다


사색공부법 05 천재들의 영혼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언어, 원어로 읽어라.


첫째, 동서양 합 5000년 동안 인문고전 독서는 원전 읽기가 원칙이었다. 이를 위해 동양과 서양 모두 빠르면 서너 살 늦어도 열두세 살 무렵이면 원어 즉 한자, 라틴어, 그리스어를 배웠다. 

둘째, 인문고전 저자 중에 번역서를 읽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 사람은 없다. 모두 원서 독서를 하던 중에 황홀한 깨달음을 얻었다.

셋째, 제아무리 훌륭한 번역자라 할지라도 원전에 담긴 인문고전의 저자의 영혼까지 번역할 수는 없다.

넷째, 우리나라에는 중역본과 축약본이 아주 많다. 중약본은 그리스어 원전의 영어 번역서를 한글로 옮긴 것 또는 그리스어 원전의 영어 번역서의 일어 번역서를 한글로 옮긴 것이고, 축약본이라 함은 중역본을 임의대로 줄인 것이다.

다섯째, 우리나라 번역서에는 잘못된 번역이 무척 많다. {성경}에서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했던 것은 지혜가 아니라 ‘호크마’ 즉 ‘듣는 마음’을 구했다. 

여섯째, 우리나라의 ‘정 靜’처럼 번역 불가능한 단어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그리스 고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인 ‘아레테’를 보자. 이는 보통 ‘탁월함’ 또는 ‘덕’으로 번역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그렇게 번역될 수 없다. 이런 단어는 깊은 원전 독서를 통해서 그 의미를 가슴으로 깨달아야 한다.


원어로 사색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인문고전 저자의 관심에서 사색하는 일이다. 인문고전을 원전으로 읽고, 원어로 사색하는 것은 결국 나 스스로 생각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문고전 저자의 관점에서 사색하는 행위는 내가 생각을 가장 잘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즉 저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결국엔 자신의 사색을 할 수 있게 하는 훈련과정이다.  그래서 인문고전을 읽고 나의 상황에 대입하는 것을 해봐야 하는 이유다.


사색공부법 06 인문고전의 반열에 오른 해설서로 사색하라

인문고전의 반열에 오른 해설서들은 천재들이 인문고전을 읽고 남긴 사색노트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사색노트는 사색의 바다라는 망망대해를 떠도는 우리에게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선집}을 읽고 사색을 해보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과 니체의 {플라톤 이전의 철학자들}을 읽고 여기에 나오는 두 천재의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에 관한 사색과 내가 사색한 바를 비교해보라.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고 ‘이데아’에 관해 사색을 해보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과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읽고 천재들의 사색과 내가 사색한 바를 비교해 보라.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를 읽고 데카르트의 생각 시스템을 파고들어보라. 스피노자의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를 읽고 천재가 파악한 데카르트의 생각 시스템과 내가 파고든 데카르트의 생각 시스템을 비교해 보라.


이런 식으로 인문고전과 인문고전의 반열에 오른 해설서를 읽고 사색해보라. 그러면 언젠가 당신의 두뇌 속에 천재들이 사색의 바다를 항해할 때 사용한 바로 그 나침반이 생길 것이다. 당신이 평범한 한 사람에서 시대를 깨우는 현인賢人으로 변화하는 순간이다.


사색공부법 07 순정을 바치듯 한 권의 인문고전에 평생 몰두하라

괴델은 우리나라로 피면 중학교 2학년인 열다섯 살 때 처음으로 수학에 관심을 가졌다. 당연히 그의 수학 실력은 보잘것없었다. 한데 열일곱 살 때 그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만났다. 그리고 칸트의 세계에 폭풍처럼 빠져들었다. 그 후 괴델은 1년 남짓 기간에 중고등학교 과정은 물론이고 대학 과정까지 마쳤다. 그리고 7년 뒤인 스물네 살 때는 수학계의 상대성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불완전성 정리’를 발표했다. 이런 괴델의 모습은 아인슈타인을 떠올리게 한다. 아인슈타인도 괴델처럼 10대에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만났고, 괴델처럼 칸트에 빠져들었고, 괴델처럼 20대 중반에 ‘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두 천재는 ‘칸트처럼 사색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래서 칸트가 제자들에게 누누이 강조했던 “나에게 철학 이론을 배우지 말고 철학하는 방법을 배워라. 스스로 사색하고 연구하라. 그리고 스스로 서라”를 치열하게 실천했고, 그 결과 두뇌의 혁명을 일으켰으며, 20대 중반에 물리학과 수학의 역사를 새롭게 쓰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두 천재는 인류 최고 수준의 사색 능력을 갖춘 칸트라는 용광로에 두뇌를 담그는 훈련을 평생 계속함으로써 20대에 이룬 업적을 뛰어넘고 싶었던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예부터 인문고전은 1만 번 이상 읽어야 비로소 그 의미를 완전하게 깨달을 수 있다고 했다. 1주일에 {논어}를 독파한다면 192년 뒤에야 {논어}를 1만 번 읽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1만 번을 평생으로 이해하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앞으로 평생 읽고 사색할 한 권의 인문고전을 정하라.


사색공부법 08 인문고전의 목차로 사색지도를 그려라

저자가 생각하기에 천재들의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문고전의 목차로 사색하는 것이라고 한다. 

1.     내가 닮고 싶은 생각 시스템을 가진 인문고전 저자의 책을 한 권 선정한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이어야 한다.

2.     책의 목차를 그대로 종이에 옮겨 쓴다.

3.     종이에 적힌 목차대로 사색을 시작한다. 만일 세부 목차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도 좋다. 단, 책을 읽지 않는다.

4.     내가 사색한 내용을 글로 정리한다. 이때 참고 도서 등을 활용해도 좋다,.

5.     선정한 책을 통독한 뒤 다시 2-3회 정독한다. 필사까지 하면 더욱 좋다.

6.     책의 내용을 각 목차별로 요약정리한다.

7.     내가 사색한 내용을 정리한 글과 책의 내용을 정리한 글을 함께 읽으면서, 내가 사색한 내용과 천재가 사색한 내용을 비교해본 뒤 이를 글로 정리한다.

8.     내가 천재처럼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지하게 사색한다.


예를 들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들면 제1장 머리말 , 제2장 사상과 언론의 자유에 대하여 제3장, 행복한 삶을 위한 한 요소로서의 개성에 대하여……. 와 같은 목차가 있고


사색한 내용을 글로 정리한다.

제1장 머리말.

나는 왜 ‘자유’를 주제로 사색하고 이를 글로 기록하게 되었나?

자유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이 있는가?

나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우리 가족은? 우리 사회는? 우리나라는?


제2장 사상과 언론의 자유에 대하여

사상이란 무엇이고 언론이란 무엇인가?

사상의 자유란 무엇이고 언론의 자유란 무엇인가? 그리고 이 둘은 왜 필요한가?

사상과 언론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호되어야 하는가?

어떤 정부가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통제하는가?


사색공부법 09 연표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을 길러라

1. 마음속에 언제나 모든 백성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만들겠다는 뜻을 가져라.

2. 연표를 만들고, 연표를 중심으로 역사 고전을 읽어라.

3. 역사 고전을 읽다가 전쟁, 반란, 혁명 같은 사건을 만나면 중간까지만 읽고 책을 덮어라. 그리고 그 사건의 성공과 실패를 예측해보라. 그리고 다시 책을 펼쳐라. 만일 예측이 맞았다면 계속 책을 읽어라. 그러나 틀렸다면 그 이유를 정밀하게 사색해보라. 한편으로 나 자신이 그 역사적 사건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리고 그 사건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파악하고, 이 두 가지 면이 그 시대와 후세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사색하라. 또 내가 만일 그 시대에 태어나서 그 사건에 휘말렸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지에 대해 사색해보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국민은 없다. 
작가의 이전글 너... 돈을 위해 일하고 있구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