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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우 Jun 11. 2019

천년고도 교토(京都)

2차 대전 때 폐허가 될 번한 고도(古都)

교토에 2,000개가 넘는 사찰 등 유적이 있다. 동네(町) 조그만 신사(神祠)까지 포함한 숫자일지 모르지만 참으로 많다. 일일이 세어본 것은 아니더라도 교토의 긴 역사를 생각하면 믿어야 될 것 같다.     


천년의 수도(千年首都)


신라에 수도(首都) 서라벌(徐羅伐)이 있었고 중국 당나라에 장안(長安)이 있던 시절  일본에는 교토(京都)가 있었다.  교토는 중세 이후 근세에 이르기까지 1,000년이 넘도록 일본의 수도(首都)로 남았다.         

교토가 일본의 수도로 남아 있던 기간에 한반도의 역사는 신라, 고려왕조를 거처 조선시대 말까지,  중국은 당나라 중반부터 송(宋), 원(元), 명(明)을 거쳐 청나라 말까지 이어진다.  왕조가 바뀌며 천도가 이어지고 수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 기간 교토 만 이토록 오래 수도로 남을 수 있었던 데는 천황의 지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국이나 조선처럼 왕조 혁명이 거의 없는 나라다. 


일본에서 천황은 신과 같은 존재다. 내란도 있었고 막부 권력에 밀려 실권 없는 상징적 존재에 불과한 시절도 있었지만 천황은 신성불가침이었다. 천황이 교토에 있는 한, 교토는 일본의 수도로 계속 남았다. 


794년, 일본의 간무 천황(桓武天皇)은 수도를 나라(奈良)에서 교토로 옮겨온다. 당시 교토를 헤이안쿄(平安京)라고 했다. 일본 역사의 헤이안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간무 천황은 황권 행사에 귀족들이 방해가 되자, 천도를 통해 이들 세력을 약화시키려 한 것이다.  한 차례 시도에 귀족들의 반발로 실패를 하지만 두 번째에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로부터 1,075년 후, 1868년, 명치유신(明治維新)과 함께 수도를 교토에서 도쿄(東京)로 옮겨간다. 


일본은 외세(外勢)의 혼란 속에 메이지 천황(明治天皇)은 도쿠가와막부(德川幕府)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는다. 메이지는 권력 인수인계를 위해 막부가 있는 에도(江戶)로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에도를 도쿄로 이름을 바꾸고, 새 시대를 열기 위하여 교토로 천도를 한 다.  간무 천황(桓武天皇)과 메이지 천황(明治天皇) 스스로 혁명을 자처하고 천도를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본인들은 교토를 자신들의 혼이 담긴 정신적 수도로 생각한다.     


도쿄로 온 후에도 황실의 중요 행사는 교토에서 하였고 특히  메이지 다음 천황인 다이쇼(大正天皇)와 쇼와(昭和天皇)의 취임식도 교토에서 하였다.  메이지 천황(明治天皇)도 사후(1912년 7월 30일)에는 교토로 돌아왔다. 그의 묘역은 교토 후지미(伏見)에 있다. 


오랜 역사와 함께 이곳에는 수많은 유적들이 남겨졌다. 그러나 1467년 내전(오닌의 난)으로 그 이전 유물들은 상당 부분 불에 타 버린다.      


하마터면 원폭으로 폐허가 될 뻔.     


미국은 2차 대전 말, 원자폭탄의 목표로 교토를 생각하였다. 그러나 당시 미국 국방장관 헨리 스팀슨은 유서 깊은 고대 도시를 파괴하는 것에 반대하며 공격 목표를 바꾸었다.      


그 덕에 2000개가 넘는 절, 신사와 더불어 황궁, 정원, 건축물들이 남아 있고, 마치야(町家)로 불리는 전통주택 등, 전쟁 이전 건물들이 여전히 풍부하게 남아있게 되었다.     


이들 중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것만 17개나 된다. 


전통가옥 마치야(町家)

교토의 마치야(町家). 숙박시설로 개조한 료간(旅館)이 인기다. 숙박료가 호텔보다 비싸다.

교토는 전통가옥 마치야(町家)가 잘 보존되어 있다. 우리나라 한옥마을처럼 한 군데 모아서 새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자리에 보존하고 있다. 


주택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료간(旅館)이나 전통식당, 상가건물로 사용하는 전통주택들이 많다.


니넨자카(二寧坂)에 있는 스타벅스(Starbucks)는 전통가옥에 입점해 있다.      

니넨자카(二寧坂) 초입의 스타벅스(Starbucks)

스타벅스는 미국 시애틀에서 탄생했지만 이곳에 와서 일본 전통 커피점이 되었다.  커피를 마시는 자리도 다다미(畳) 방이다.  소문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매장은 언제나 꽉 찬다.  


최근 기온 신바시(祇園新橋) 거리 마치야(町家)에 하드록카페(Hard Rock Cafe)가 문을 열었다. 고 도시 교토에 어울리지 않는 곳 같지만 현대문명을 전통과 조화를 이루어 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기온 신바시(祇園新橋)에 들어선 하드록 카페.

일본은 해외 문물을 들여와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탁월한 것 같다.


당나라 장안성을 닮은 교토    

당나라의 수도 장안(長安)성과 교토(오른쪽)

교토는 인구 약 150만 명에 불과 그리 크지 않은 도시지만, 바둑판처럼 꾸며진 잘 정돈된 도시다. 


천도 당시, 당나라의 수도였던 장안(長安)의 모형을 본 따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북(南北)으로는 황궁(京都御所)에서 시작되는 카라스마((烏丸)대로(大路), 니조 성을 지나는 호리가와(堀川)대로 등이 있고, 동서(東西)로는 황궁(京都御所) 앞길 마루타(丸太)대로를 시작으로 남쪽으로 니조(二条), 산조(三条)로 내려가며 십조(十条)까지 동서로(東西路)가 만들어졌다. 


황궁(京都御所) 서쪽으로는 가모 강(鴨川)이 흐르고,  교토 남쪽에는 우지 강(宇治川)이, 동쪽에는 카츠라 강(桂川)이 있어 3면에 강이 흐르고 있다. 교토가 육로는 물론 수로에 이르기까지 교통이 발달한 이유기도 하다. 


반면 북과 동서로 높이 1000미터가 넘는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분지기 때문에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 


교토를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4월인 것 같다. 벚꽃이 만발하고 날씨가 좋다. 교토의 볼만한 축제가 4월에 몰려 있다. 5월은 날씨는 좋으나 5월 말은 다소 덥고, 4월의 행사가 끝난 뒤 파장의 분위기다. 그리고 여름과 장마가 시작되는 6월과 한 여름 7, 8월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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