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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성인 Sep 03. 2017

신박듀오! 듀오 하모니

2017 피스피아노페스티벌. 참관기



신박듀오의 수원공연
이렇게 훌륭한 음악가들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감사해지는 연주였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을 때의
그 고독감을 이해하는 관객이 몇이나 될까
피아노라는 기계장치 속으로
건반과 해머와 현 속으로
내 몸과 정신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그 거리가 터무니없이 멀고
소리 매커니즘도 무척이나 간접적이라면?
과연 그게 가능할까?

여기에서 피아니스트의
숙명적인 고독이 나온다

가곡에서도 피아노는 고독하다
가장 직접적인 악기인 성악과 보조를 맞추면서
가슴에 품고 연주하는 탄주악기인 수금을
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세기 가곡의 이상은 노래와 악기의 일치였다)
음으로 된 서정시인 가곡에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은
핵심 중에 핵심이다
하지만 가슴에서 먼 피아노로도
이 감정을 표현할수 있을까?
(피아노를 가슴에 끌어안고 연주할 순 없지 않은가)
성악의 직접적인 호흡을
피아노가 정말로 따라갈 수 있을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피아노는 고독한 작곡가의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악기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 공연은 달랐다
아마도 그것이 듀오 공연의 매력일텐데
신박듀오는 정말로 피아노를 즐겼다
이렇게 친밀하고 가슴에서 가까운
공연이 또 있을까
네 손과 두 사람이 얼마나 음악을 즐기는지
그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즐거움과 친밀함이 옮겨오는 것 같았다
친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느꺼지는 흐뭇함



신박듀오는 기술과 음악해석에도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었지만
듀오음악의 본연과 운치를
들려주었다
이런 팀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다니
잠시도 외로울 틈이 없는
복된 연주였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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