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제대로 잘 흘러가고 있다고 느끼면서 사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있을 것이다. 이만하면 좋은 집에서 잘 태어나 순풍에 돛단 듯,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인생의 발달단계를 거치고 그래서 모진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순하디 순한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본 적이 없는 것일 뿐. 떠올려 보면 그런 사람들을 몹시도 부러워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어쩌다가 sns에서 본 어떤 여성을 보며 질투를 느낀 적도 있다. 내가 가져본 적 없는 평화와 안정을 모두 갖고 있는 것만 같아서. 그러다 그 여성이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혼 소식을 전했을 때 어쩌면 신이 공평하다는 건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묘한 안도감을 느낀 적도 있다. 인생이란 마냥 순할 수만은 없기에 내가 늘 경험했다고 생각했던 인생의 매운 맛을 그녀는 어른이 되어서야 경험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누군가 또한 힘들다고 해서 그것이 그렇게 큰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희망이 사라져버린 같은 느낌, 현실속 동화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은 상실감 같은 걸 느꼈다. 내 것이 아닌 상실에도 상실은 서로 닮아 있으니까.
20대까지의 내 삶은 뭐하나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도, 속 시원한 것도 전혀 없었다. 가난해서 셋방살이를 면치 못 하던 어린 시절을 거쳐 꿈에 그리던 서울에 있는 대학을 와서도 나는 늘 서울 아이들에 주눅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는 내 이름으로 빚을 졌고, 고시생이던 때 그 빚을 갚기 위해 그야말로 주경야독의 삶을 살았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기저귀를 갈며 간병하던 시절은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 고시만 합격을 하면 현실의 돌파구가 생길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지만 그때는 불행이기만 했던 고시낙방으로 인해 삶의 방향을 잃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나는 상담사라는 직업을 찾았고 다시 공부를 했고 작가도 되었다. 그렇게 삶은 뜻하게 않게 흘러갔고, 때로는 기쁜 순간도 여전히 힘든 순간들도 있었다. 첫 책을 내고 새로운 공부를 할 때만 해도 10년 후 정도가 되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고, 강연을 하면서 유명해질 수도 있고 그러면서 가난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생활을 할 것이라 꿈 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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