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도로서 어쩌면 나눌 수 있게 될지도 모르는 것들
"어떻게 심리학을 전공했다는 사람들이 남에 대한 배려심도 없고 어쩜 다들 그 모양들인지 너무 실망해서 공부를 계속 해야할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요"
대학원 공부를 몇 학기 째 하고선 휴학 중인 동생이 어느 날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도 그 때 마침 심리학을 전공했다는 박사 친구들로부터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았을 때라 어느 정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었다.
"심리학 공부한 언니 집에 갔더니 자기 딸이 선 밖으로 튀어나오게 색을 칠하고 있다고 막 혼내고 있더라. 명색이 우리 심리학을 전공했는데 선 좀 튀어나왔다고 그러는 건 아니지 않냐고 웃으면서 말하고 왔어~"
이 이야기는 또 다른 동생이 해 준 이야기였다.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심리학을 박사 과정까지 공부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남에 대한 공감능력이 특출나게 더 생겨나거나 실생활에 자신의 지식을 잘 적용하면서 살지도 못한다는건 아주 분명해 보이는 사실인 것같았다.
그 유명한 화성과 금성의 남녀에 관한 책을 내었던 작가도 이혼을 했고, 그 밖에 유명한 심리학자들의 가정이 파탄이 났고, 내가 알고 있는 심리학 박사 친구는 친구가 상처를 받든 말든 뻐기고 우쭐대기나 했고, 심리학 공부를 해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엄마는 그까짓 선 좀 튀어나오게 색을 칠했다고 애를 쥐잡듯 잡고 있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나 역시 머리로는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아들한테 소리소리 지르면서 급기야 성대결절의 지경에 놓여있고...
누군가의 머릿 속에 있는 지식은 실천되기 어렵고, 실천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부하고 또 좌절하고 또 다짐하고 또 이내 좌절하고의 연속으로 마치 영원히 닿지 않는 선로와 같이 지식과 실천은 그렇게 이어지고야 만다.
결국, 어떤 알량한 지식보다는 누군가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부터 비롯된 공감능력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를 더 알고자 하고 더 관심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긍휼과 따뜻함이 진정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람이 아닌 심리학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무수히 많은 질문과 내가 지금껏 던져왔던 그리고 마음 속으로부터 전해져온 외침과 의문에 대해 스스로 문제의 해답을 찾아나가는 길을 제시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는 심리학을 덜 어렵게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씩 풀리지 않았던 숙제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고 있는 과정을 나누고 싶어졌다.
나의 고민이 너의 고민이 되고, 또 누군가의 고민이 나의 고민이 될 때가 있으니까. 우리는 그렇게 서로 닮아있는 사람들이고 또 닿아있는 사람들이니까.
심리학에 관련한 글은 워낙에 넘쳐나기 때문에 저까지 이런 글을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저 멀리 던져놓고 있었는데,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저에 대한 해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고, 인생의 풀리지 않던 숙제가 풀리고 있는 것 같아 갑자기 나누고 싶어졌어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에서 좀 더 전문가의 향기를 풍기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위로가 될 때가 있었어요. 전문적인 심리학에 관한 정보를 담지는 않을 거예요~ 담지도 못하고, 담기도 싫고요~ 저는 신앙을 통해서 풀리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지만,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내 스스로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저 공부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수업 중 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주변인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해요. 이야기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작은 질문과 해답 하나 정도는 던져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