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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빈 Nov 29. 2022

소도시에서 브랜드 두렉터로 살아남기

나를 파악한다(1) 안녕 나는 시골쥐야

나에게는 동갑 사촌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둘은 이모 방을 좋아했다. 컴퓨터도 있고, 화장품도 있고, 우리의 상상력을 끌어내는 신기한 물건이 많았다. 컴퓨터 하나를 가지고, 어느 날은 이모방은 회사가 되었다. 어느 날은 의자 세 개를 겹쳐서 이모방을 비행기로 만들었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보다는, 주변의 사물을 가지고 놀았다.(이모는 이 꼬맹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머릿속의 상상을 꺼내놓는 걸 좋아했다.



어릴 때 저런 걸 좋아했다는 건 그냥 즐거웠던 어린 시절 추억이었고, 평범하게 자랐다. 중학교 때는 친구들이랑 모여서 그림을 조금 그렸고 1등도 아니고 꼴등도 아닌 평범한 성적으로 인문계를 들어갔다. 딱히 꿈도 없었고, 딱히 할게 없어서 공부를 했더니 성적이 꽤 우수했다. 당시 작은 도시의 고등학교에서 여자애가 공부를 잘한다고 했을 때, 선택지는 간호학과 또는 교대였다. 하지만 내 피를 보는 것도 무서워했고, 친구들에게 모르는 문제를 알려주는 게 젬병이었던 나는 둘 다 싫었다. 학교에서 시키는 것만 하며 아무 생각 없이 살던 나는 처음으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 나 대학교 어디가??? "





고등학교 때 공부 말고 취미는 만화책이었다. 그날도 만화책을 사러 서점에 갔는데, 처음으로 다른 매대를 둘러봤다. 내가 지금까지 서점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터넷에 무엇이든 검색하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고 하지만, 무엇을 검색할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인터넷은 검색을 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서점은 일단 문 열고 들어가서 둘러보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냥 한 권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그때 고른 책이 '광고천재 이제석'이다. 왜 골랐는지는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우연하게? 서점은 우연한 만남이 가능한 그런 곳이니깐. 그리고 나는 2012년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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